檢 “유동규, 초과이익 환수 의견 낸 성남도개공 목소리 묵살”
“유동규, 당시 성남시장과 가까워 영향력 컸나”…“그런 소문 있었다”
대장동 개발사업 실무 담당 직원이 민간 사업자의 초과이익을 환수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의견을 냈다가 질책받았다고 법정에서 증언했다.
2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 주모 팀장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이준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유동규 전 성남도개공 기획본부장 등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밝혔다.
주씨는 2015년 2월 대장동 개발사업의 공모지침서를 받아본 뒤 검토 의견을 작성해 당시 공사 전략사업실 팀장으로 근무하던 정민용 변호사에게 보냈다.
주씨는 의견서를 통해 “사업 수익이 기대치를 훨씬 상회하면 공사 수익도 개선될 수 있는 여지를 만들 필요가 있다”며 민간사업자의 초과이익을 환수할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다음날 오전 유 전 본부장이 자신을 불러 ‘업체와 결탁한 것 아니냐’고 의심하며 강하게 질책했다는 것이 주씨의 설명이다.
주씨의 동료도 지난 3월 법정에 증인으로 나와 “주씨가 개발사업 1팀과 2팀이 공모지침서를 검토한 내용을 취합해서 가지고 나갔고, 그 이후에 엄청 깨진 것으로 안다”고 증언했다.
검찰은 유 전 본부장이 민간 사업자에게 이익을 몰아주기 위해 초과이익 환수를 주장하는 공사 내부 목소리를 묵살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주씨가 질책을 들은 것으로 기억하는 날짜에 유 전 본부장은 해외에 체류 중이었다. 검찰의 이 같은 지적에 주씨는 “정확한 날짜와 시간을 어떻게 기억하겠냐. 상황을 기억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당시 주씨는 성남도개공 내에서 유 전 본부장의 말을 거부할 수 없는 분위기가 있었다고도 말했다.
검찰이 “유 전 본부장이 성남도개공 내에서 막강한 영향력이 있었던 건 당시 성남시장과 가까운 관계로 알려졌기 때문인가”라고 묻자, 주씨는 “그런 소문이 있었다”고 답했다.
유 전 본부장은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 등 민간 사업자들에게 막대한 개발이익을 몰아주고, 그 대가로 3억5200만원의 뇌물을 수수하고 대장동 개발사업 이익 중 700억원 가량을 받기로 약속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