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수장들 "복합위기 상당 지속…물가 안정 중점 대응"(종합)

"국고채 매입 등 시장 불안 관리"

"금융사 유동성·건전성 집중 점검"

16일 오전 서울 은행회관 14층 중회의실에 열린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 추경호 부총리를 비롯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이복현 금감원장, 최상목 경제수석, 추경호 부총리, 이창용 한은총재, 김소영 금위위부위원장.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급등하는 물가를 잡기 위해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p 인상)'을 단행한 가운데, 경제·금융당국 수장들이 현 상황을 "상당 기간 지속될 복합 위기"라고 진단하고 공동으로 리스크 관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6일 오전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린 비상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미국 연준의 큰 폭 기준금리 인상과 함께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공급망 차질 등이 중첩되면서 현 경제 상황이 복합적 위기이며 상당 기간 어려움이 지속될 것이라는 점에 인식을 함께 했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는 추 장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최상목 경제수석 등이 참석했다.

앞서 미국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0.75%p 인상했다. 연준이 0.75%p 금리 인상이라는 '자이언트 스텝'을 밟은 것은 지난 1994년 이후 28년 만에 처음이다.

추 장관은 "미국 금융시장은 그동안 0.75%p 인상을 예상하고 움직였던 점 등을 반영해 오늘의 조치가 당초 예상에 부합하는 수준이라는 평가에 따라 오히려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면서도 "앞으로 긴축 가속화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가 부각되면서 국제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우려가 상존한다"고 말했다.

정부와 중앙은행은 복합 위기 타개 방안으로 ▲물가 안정에 중점 둔 통화정책 운영 ▲외환·채권 불안심리 관리 ▲금융사 유동성과 건전성 관리를 꼽았다.

추 장관은 "물가 안정이 가장 시급한 현안"이라며 "물가에 보다 중점을 둔 통화정책 운영 함께 공급 측면의 원가 부담 경감, 기대 인플레이션 확산 방지 등 다각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외환시장의 경우 원화의 과도한 변동성에 대해 각별한 경계감을 유지하면서 심리적 과잉 반응 등으로 쏠림 현상이 심화되지 않게 하겠다"며 "채권시장도 시장이 과도하게 반응할 경우 한은이 국고채 매입 등을 적절 시점에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금융기관의 건전성 등 경제, 금융 여건 악화 시 불거질 수 있는 잠재적 위험 요인을 관리하겠다"며 "금융사의 유동성과 건전성, 금융업권 간 취약한 연결고리 등을 집중 점검해 리스크를 사전 예방하겠다"고 덧붙였다.

16일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가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린 가운데 추경호 경제부총리와 참석자들이 착석해 있다.(왼쪽부터) 최상목 경제수석, 추 부총리, 김소영 금융위부위원장,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추 장관은 금리 인상에 따라 가계부채 이자 부담에 대한 대책이 있냐는 질문에 대해 "최근 여러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나타나고 있어 관계기관끼리 계속 논의하며 적절한 대응책을 강구하겠다"고 답했다.

이 총재는 한은의 빅스텝(0.5%p 인상) 가능성에 대해 "내달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까지는 3~4주남아서 그사이 많은 변화가 있을 수 있다"며 "나타난 시장 반응 보고 결정할 문제"라고 말했다. 6월 임시 금통위 가능성에 대해서도 "아직 고려한 바 없다"고 답했다.

이 총재는 한미 간 금리 역전 우려과 관련해서도 "제롬 파월 미국 연준 의장이 연말까지 금리 3.4% 인상을 말하고 있어서 우리보다 금리 인상이 빠른게 사실"이라며 "시장이 어떤 영향있는지 정확히 판단해서 시장 임팩트를 살피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