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기술포럼 발족, 창립총회 개최
염홍열 의장 “한국 개인정보보호 최고 수준 목표”
전문가 60여명 구성… 정책·기술·표준화 분과로 운영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이하 개인정보위)가 ‘개인정보 기술포럼(이하 기술포럼)’을 발족했다. 디지털 대전환에 따라 개인정보보호 중요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법·제도를 넘어 ‘기술 발전’에 대한 보다 더 많은 논의를 위해 각계 전문가들을 모아 ‘소통의 장’을 마련한 것이다.
개인정보위는 28일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개인정보 기술포럼(이하 기술포럼)’을 발족하고 창립총회를 개최했다. 개인정보위는 “기술포럼은 개인정보 보호와 안전한 활용을 뒷받침할 인적·기술적 기반을 마련하고 기술개발 활성화와 산업 생태계 발전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설립됐다”고 밝혔다.
기술포럼 의장으로 위촉된 염홍열 순천향대 교수는 개회사를 통해 “최근 메타버스, 자율주행, NFT 등 신기술을 이용한 다양한 서비스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신기술 초기 단계부터 프라이버시 가이드라인이 철저하게 적용돼야 하며, 기술포럼은 데이터 활용이라는 시대적 소명과 개인정보의 안전한 처리를 동시에 추구해 우리나라가 개인정보보호 최고 수준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종인 개인정보보호위원장은 “출범 후 2년을 되돌아보면 정부 역할만으로는 한계가 있음을 체감하며 각계 대표가 논의할 수 있는 소통의 장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기술포럼은 그 시작점이 될 것이며 기술포럼에서 논의된 건 정책에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기술포럼은 염홍열 의장을 포함한 학계·산업계·연구기관 등 각계 전문가 60여명으로 구성되며, 효율적인 운영과 전문성 있는 논의를 위해 정책분과, 기술분과, 표준화분과 등 3개 분과별로 운영된다.
각 분과장들은 분과별 활동 계획을 소개했다. 정책분과는 국내외 개인정보보호 기술·산업 생태계 현황을 분석하고 국내 개인정보 산업 생태계 육성 정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기술분과는 2023~2027년 개인정보 보호·활용 R&D 중장기 로드맵을 개정하고, 관련 신규사업을 기획한다. 표준화분과는 개인정보 보호·활용 기술 분야 핵심 표준화 항목을 선정하고 추진체계를 수립한다.
이후 ‘개인정보보호 산업 생태계 현황과 전망’을 주제로 첫 번째 발제에 나선 여상수 교수는 개인정보보호 산업의 전망이 밝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 등 해외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개인정보보호 관련 글로벌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은 30% 이상으로 굉장히 크다”며 “코로나가 생활양식을 급격히 변화시켜 개인정보에 대한 국민적 인식이 높아졌고, 데이터 기반 사회로 들어가며 한국을 포함한 여러 국가에서 개인정보 법령과 정책이 발전하고 있으며, 기업들은 정책 변화에 맞춰 활용 기술들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맞춤형 광고 시장의 성장세도 산업 발전을 이끌 것이라고 봤다. 여 교수는 “구글과 메타가 몇 년간 국내 이용자들의 행태정보를 동의없이 수집했는데, 맞춤형 광고시장이 크기 때문”이라며 “맞춤형 광고 글로벌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은 10~20%대로 높기 때문에 앞으로 개인정보 수집은 더 많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음 발제에 나선 김순석 한라대학교 교수는 ‘개인정보 보호·활용 기술 동향을 소개했다. 그는 “개인정보의 안전한 활용을 위한 기술 수요가 증가했다”며 “정보주체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제도·정책에 걸맞는 프라이버시 향상 기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근덕 서울외국어대학교 교수는 ‘개인정보 국제 표준화 현황 및 과제’에 대해 발표했다.
이어 각계 분야별 토론자들이 참석한 패널토론이 진행됐다. 김경하 제이앤시큐리티 대표는 ‘정보보호’와 ‘개인정보보호’ 차이가 있어 구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정보보호와 개인정보보호는 기술적 차이가 있다. 개인정보보호 기술은 ‘보호’와 개인정보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한 ‘활용’이라는 두 가지 미션이 존재한다”며 “개인정보보호 기술이 정보보호 분야에서 분리돼 독자적으로 자리매김해야 연구소들이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했다.
정윤정 김앤장 전문위원은 “개인정보보호 기술을 실제로 적용할 때 법을 준수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기술에 맞게 법령이 개정되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건 현장 목소리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규 네이버 개인정보보호책임자는 개인정보보호 법이나 제도를 넘어 기술에 대한 관심도 높아져야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는 “개인정보보호 포털에는 현재 40개 정도 문서가 등록돼있는데 그 중 37개가 법, 절차 등에 대한 것이고 기술과 관련된 건 겨우 3개”라며 “거대 개인정보처리자만 바라볼 게 아니라 영세 사업자들이 바로 사용할 수 있는 기술에 초점을 맞춰 포럼이 운영돼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개인정보 기술포럼은 앞으로 관계 부처 및 한국CPO포럼,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 등 유관기관과 협력해 외연을 확대하고 소통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