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 붓더니 주저 없이…" 당진 지하주차장 신체 방화 목격자가 설명한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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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당진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벌어진 신체 방화 사건을 목격했다는 주민이 당시 상황을 전했다.

지난 13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당진에서 일어난 여성신체방화사건에 관하여'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글 작성자 A씨는 자신이 11일 지하 주차장 방화 사건 당시 여성 몸에 붙은 불을 소화기로 꺼 구조한 아파트 주민이라고 운을 뗐다.

A씨는 "당시 가족 여행을 떠나기 위해 지하 주차장으로 갔는데 '살려주세요'라고 외치며 제게 다가오는 한 여성의 다급한 목소리를 들었다"라며 "여성 뒤로는 흉기를 든 남성이 따라 나왔고 여성은 힘없이 붙잡혔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두 사람과) 내 거리는 불과 2~3m 정도였고 흉기로 무장한 남성이 여성을 위협하는 위험한 상황이었다"라면서 "무슨 생각으로 그랬는지 '칼 버려'라고 소리치며 대치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남성의 위협은 멈추지 않았다고 A씨는 설명했다. 그는 남성이 주머니에서 기름이 담긴 봉지를 꺼내 여성의 머리에 붓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A씨는 "남성은 주저 없이 라이터를 켰고, 여성 몸에 불이 나며 아비규환의 상황이 벌어졌다"라면서 "누구도 눈앞에서 사람이 불에 타는 모습을 본다면 정말 미치지 않고서는 볼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모든 상황이 벌어지는 데는 불과 10분이 걸리지 않았다고. A씨는 불을 꺼야 한다는 생각에 지하 주차장 입구에서 소화기를 가져와 두 사람에게 뿌렸다.

불이 꺼지자 남성은 도망쳤고, A씨는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그는 "내 평범한 하루에서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이야기가 벌어졌다"라며 "다른 누구라도 그 상황을 목격하고 접하게 된다면 그냥 지나치지 않겠지만 그게 저여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건은 이날 오전 9시 30분쯤 당진시 읍내동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발생했다.

40대 남성 B씨는 지인인 40대 여성 C씨를 흉기로 위협하다 몸에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지른 뒤 차를 타고 도주했다.

C씨는 등과 목 주변에 화상을 입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반면 B씨는 도주 다음 날인 12일 오전 10시 20분쯤 충남 당진시 대호지면 낚시터 근처 자신의 차량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