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투 트랙? 이번엔 성공한다”…롯데칠성 ‘처음처럼 새로’ 분위기 달구는 중


입력 2022.11.16 07:12 수정 2022.11.16 07:12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과거 맥주 ‘클라우드-피츠’ 실패 전략 반면교사 삼아

‘제로’ 콘셉 강점…차별화된 맛·디자인·마케팅 입소문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고객이 소주를 고르고 있다.ⓒ뉴시스

롯데칠성음료가 16년 만에 소주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며 재도약을 위한 날개짓을 시작했다. 과거 클라우드-피츠로 이어지는 맥주 투트랙 전략 실패를 반면교사 삼아 젊은 소비층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4분기에는 실적 상승에 본격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이 784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2% 늘었다. 영업이익의 경우 750억원으로 원부자재 인상 등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 감소했다.


주류 부문의 3분기 매출액은 192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4%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3.2% 감소한 67억원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한 이유는 신제품 ‘새로’ 출시, ‘처음처럼’ 리뉴얼 등으로 인한 마케팅 비용이 반영된 영향이다


다만, 소주 매출을 새롭게 썼다. 맥주 매출은 2% 줄었지만 매출 비중이 가장 큰 소주 매출은 ‘처음처럼 새로’의 출시로 22%나 뛰었다. 위스키 등을 포함한 스피리츠도 매출도 64% 늘었다. 청주, 와인 등은 각각 31%, 26% 급증했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회복세가 가파른건 아니지만 당사 추정 올해의 소주 시장이 전년 대비 약 14% 성장한 가운데, 당사 역시 그에 상회하는 22% 성장을 거둔 것은 거리두기 완화에 따른 시장 성장과 3분기 말에 출시한 신제품 효과에 기인한다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처음처럼 새로 이미지 ⓒ롯데칠성음료
◇ 3분기, 소주 매출 22% ‘껑충’…신제품에서 ‘희망’ 엿봤다


이번 처음처럼 새로의 활약이 눈부시게 느껴지는 이유는 롯데칠성음료가 소주 부문에서의 고전이 길었기 때문이다. 한때 하이트진로의 ‘참이슬’과 국내 소주 시장에서 선두 경쟁을 벌여왔으나 격차의 간극을 좁히지 못하고 오랫동안 소주 시장에서 소외를 받아왔다.


설상가상, 2019년 일본제품 불매운동인 ‘노 재팬’이 시작되면서 실적 하락과 함께 ‘만년 2등’ 신세를 면치 못했다. 당시 롯데주류는 일본 아사히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었지만 “일본 아사히가 롯데주류 지분을 갖고 있다”는 소문이 확산되면서 불매운동의 대상이 됐다.


하지만 올해 9월을 기점으로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 롯데칠성이 처음처럼 새로를 선보이면서다. 처음처럼 새로는 롯데칠성음료의 야심작으로 꼽힌다. MZ세대와 지방 지역을 공략하기 위해 내놓은 전략 신제품이다. 알코올 도수는 기존 처음처럼보다 0.5도 낮은 16도다.


기존 소주와 달리 과당을 쓰지 않고 감미료를 넣은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패키지 병에도 변화를 줬다. 한국의 멋과 아름다움을 담은 도자기의 곡선미와 물방울이 아래로 흐르는 듯한 세로형 홈을 적용해 한국적이면서도 현대적인 감성을 담았다.


관계자에 따르면 기존 처음처럼과 타깃층은 유사하다. 하지만 한국 전래동화와 드라마 등에 다양하게 등장하는 구미호에서 따 온 ‘새로구미(새로+구미호)’를 브랜드 캐릭터로 선정해 조금 더 젊은층을 공략하다는 점에서 차이를 갖는다.


새로 구미 이미지ⓒ롯데칠성음료
◇ 투트랙 전략 이번에도 ‘우려’시선…롯데칠성 “이번엔 다르다”


일각에서는 롯데칠성음료의 투트랙 전략을 우려하고 있다. 과거 클라우드-피츠 실패 전력이 있는 데다, 식당이나 술집의 특성상 한정된 매대에 술을 넣고 빼는 싸움이라는 이유에서다. 점유율 확보를 위해서는 타사 제품을 빼거나 자사 제품을 빼고 넣어야 한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소주, 맥주와 같은 유흥 시장은 생각보다 보수적이다. 지방으로 갈수록 신제품에 대한 저항력이 커 ‘먹던 술’을 바꾸는 게 쉽지 않다”며 “업계에서는 “MS(시장점유율) 1% 올리려면 100억원이 든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고 말했다.


그러나 롯데칠성음료는 이번엔 다르다고 자신하고 있다. 처음처럼 새로는 출시 한 달 만에 680만병 판매를 돌파한 데 이어 출시 두 달을 목전에 둔 현재까지 약 1200만병의 판매고를 올렸다. 수도권을 시작으로 식당, 술집 등 입점률도 빠르게 높여가고 있다.


출시 흐름을 잘 탔다는 평도 나오고 있다. 내년부터 소주·맥주 등 주류 제품의 열량 자율표시 방안이 시행돼 2025년까지 모든 제품에 열량 표시가 적용된다. 열량에 민감한 소비층에 새로운 대안이 될 가능성이 높다. 처음처럼 새로는 제품의 영양성분 표시를 선제적으로 적용했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과거 맥주의 경우, 기존 제품인 ‘클라우드’가 당사 추정 점유율 5%로 탄탄한 기반을 잡지 못한 상황에서 ‘피츠’라는 신제품이 출시됐고, 마케팅 비용뿐 아니라 영업력 역시 분산되면서 피츠뿐 아니라 클라우드의 성장세가 막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프리미엄 시장을 겨냥한 클라우드와 달리, 레귤러 시장을 겨냥한 피츠는 기존의 시장 지배자인 카스, 하이트와의 차별점이 없는 가운데 경쟁사와의 시장경쟁에서 밀린 것으로 분석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이번 소주는 다르다. 새로 출시 전 당사의 추정 소주 MS는 전국 기준 15%정도 된다. 당사의 영업이 집중된 서울, 수도권의 경우 그보다 훨씬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며 “희석식 소주 시장에 대한 경쟁력 역시 확보된 상황”이라고 자신했다.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