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고, 사랑하고, 사랑하라. 영원히."
브라질의 '축구 황제' 펠레가 대장암 투병 생활 끝에 향년 82세의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그가 마지막으로 세상에 남긴 메시지는 '사랑'이었다.
그가 남긴 메시지는 전 세계 사람들의 가슴을 울렸다. 30일(한국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축구 스타부터 유명인, 일반인까지 다양한 이들의 추모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국적, 인종을 떠난 전세계인들의 추모 행렬에 '축구 황제'의 위대한 업적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현 브라질 축구 대표팀의 에이스인 네이마르는 펠레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SNS에 고인과 함게 찍은 사진을 올리며 그에 대한 경의를 표했다.
그는 "펠레 이전에 10은 하나의 숫자에 불과했다. 가난한 사람과 흑인을 위해 목소리를 냈다"며 "그는 떠났지만, 그의 마법은 남아 있다. 펠레는 영원하다"고 고인을 기렸다.
펠레의 상징이었던 등번호 10번은 현재 축구계에서 팀의 '에이스'를 칭하는 숫자가 됐다. 네이마르 역시 펠레의 등번호를 물려받아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10번을 달고 활약했다.
펠레·마라도나 이후 '축구의 신'으로 불리는 사나이, 리오넬 메시 역시 펠레를 추모했다. 그는 펠레와 함게 찍은 사진을 공유하며 "편히 잠드소서"라고 적었다.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영원한 왕 펠레에게 단순히 '안녕'이라고 하는 건 지금 축구계 전체를 감싼 고통을 표현하기엔 부족할 것"이라며 "그는 수많은 사람에게 영감을 주고, 어제도, 오늘도, 언제나 기준이 되는 존재"라고 추모했다.
이 밖에도 킬리안 음바페,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 에링 홀란드, 호나우두, 카를로스 푸욜 등 축구 스타들이 펠레를 향한 경의를 표했다.
국제축구연맹(FIFA)도 고인을 기렸다. FIFA는 홈페이지 메인 화면을 월드컵을 든 펠레의 흑백 사진으로 바꾸고 그의 업적을 전했다.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은 "펠레는 월드컵에서 3회 우승한 유일한 선수였고, 그의 기술과 상상력은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었다. 그는 다른 어떤 선수도 꿈꾸지 못할 일들을 해냈다"며 "그의 삶은 축구 그 이상이었다. 그의 유산은 말로 다 설명할 수 없다. 그는 우리와 영원히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다.
축구계 밖에서도 추모 행렬은 이어졌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트위터에 노란색 ·초록색 ·파란색이 뒤섞인 나선은하 사진을 올리며 "많은 이들에게 '뷰티풀 게임'의 왕으로 알려진 전설적인 펠레의 죽음을 기념한다 . 조각가 자리에 있는 이 나선 은하 사진은 브라질의 색깔들을 보여준다"고 애도를 전했다.
또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등 세계 정상들도 애도의 목소리를 내며 슬픔을 표했다.
브라질 정부는 펠레의 별세에 사흘간 국가 애도 기간을 선포했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펠레는) 가는 곳마다 브라질을 드높였다"며 고인을 추모했다.
단순히 축구 선수가 아니라 브라질을 정의하는 한 시대의 상징이었던 만큼 그를 향한 국가 차원의 애도를 표한 것이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당선인 또한 추모글을 남겼다. 그는 "세계에서 그보다 더 잘 알려진 브라질 국민은 거의 없을 것"이라며 "그는 그냥 플레이한 게 아니라,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았다"고 경의를 표했다.
1940년생인 펠레는 15살 나이로 산투스에 입단해 18시즌 동안 665경기에서 647골을 기록했다. 11번의 리그 득점왕과 10개의 리그 트로피를 따내며 명실상부 '축구 황제'로 등극했다.
국제 경기에서도 그의 활약은 빛났다. 그는 1958년, 1962년, 1970년 브라질의 월드컵 우승을 이끌었다. A매치득점 기록은 통산 77골. 이는 브라질 역대 A매치 최다 골 기록이다. 한 선수가 월드컵 우승컵을 세 차례나 든 건 펠레가 유일하다.
펠레는 현역 생활 동안 1363경기에 나와 1281골을 기록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2000년에 그를 지난 세기 최고의 선수로 선정했다.
은퇴 후에는 브라질 체육부 장관을 맡아 브라질 축구 선진화에 힘썼다는 평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