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영 진술, 과학수사 결과 상반 모순점 많아…전 여자친구 살해 동기·경위 집중 조사
이기영, 돈 노린 의도적 범행 가능성…범행 사용 증거 아직 발견 안 돼
신상 공개 후 경찰 조사 소극적 태도로 임해…진술도 오락가락
이기영, 이혼한 전 아내·범행 후 만난 여자친구 존재…무사한 상태
동거하던 전 여자친구와 택시 기사를 살해한 이기영에 대한 경찰 조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경찰은 조사 과정에서 이기영에게 이혼한 전 아내와 A씨 살해 후 만난 여자친구 등이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이들의 안위를 확인했다.
이와 함께 경찰은 이기영이 전 여자친구를 살해한 동기와 경위 등을 밝히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앞서 확보한 이기영의 진술에는 과학수사 결과와 상반되는 모순점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경기 일산동부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전날 오후까지 전 여자친구 A씨 살해 경위 등에 대한 진술 조사를 진행했다.
이기영은 지난해 8월, 생활비 문제로 다투던 중 집 안에 있던 둔기로 A씨를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집 내부에 남은 흔적 등을 과학수사 기법으로 분석한 결과, 이기영의 진술에는 모순점이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범행 동기에 대해서도 A씨 돈을 편취해 사용한 점 등을 고려, 돈을 노린 의도적 범행이 아닌지 추궁하고 있다.
이기영은 A씨를 살해한 뒤 시신을 파주 공릉천에 유기했다고 진술했다. 이때 흉기와 시신을 담은 가방, 차로 시신을 옮길 때 사용한 깔개 등도 함께 버렸다고 했다. 이러한 증거는 아직 발견되지 않은 상태다.
그는 두 건의 범행 모두 우발적이었다고 주장하는 상태다. 특히 신상이 공개된 이후에는 경찰 조사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며 진술도 오락가락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기영과 최근 1년간 통화·메시지 등 연락을 주고받은 380여 명에 대한 조사는 통신사 문제가 있는 소수를 제외하면 대부분 완료됐다.
경찰은 주변 조사에서 이기영에게 이혼한 전 아내와 A씨 살해 후 만난 여자친구 등이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이들은 모두 무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집 내부에서 발견된 혈흔 DNA와 사이코패스 여부 검사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사이코패스 검사는 과거 범죄 이력이나 유년기 경험 등을 종합적으로 봐야 해서 검찰 송치 이후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경찰은 수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오는 4일 이기영을 검찰에 넘길 예정이다. 이기영이 검찰로 이송되는 과정에서 포토라인 등을 통해 취재진 앞에 얼굴을 드러낼지도 큰 관심사다.
앞서 신상 공개를 통해 확산한 이기영의 사진은 지난해 발급받은 운전면허증 사진이다. 이기영의 실물이 이 사진과 전혀 다르다는 목격담이 나오며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경찰은 이기영이 송치되며 일산 동부경찰서를 나설 때 자연스럽게 얼굴이 노출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이기영이 스스로 손이나 옷, 모자, 마스크 등으로 얼굴을 가릴 경우 이를 제재할 법적 근거는 없다.
이기영은 자신의 범죄 행각을 가족이 알게 되는 것을 꺼렸다. 이 때문에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으러 법원에 출석할 때도 취재진 카메라에 노출되는 것에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