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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유통 주요 업종 10개 회사 중 8곳 ‘재고’↑…전년 대비 7천억 증가


입력 2023.02.08 06:51 수정 2023.02.08 08:09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백화점‧마트‧패션, 최대 매출에도 재고 증가세

인테리어‧가구‧가전, 부동산 시장 침체 직격탄

서울 시내 한 백화점 등산복 코너가 고객들로 붐비고 있다.ⓒ뉴시스

금리·물가·환율 등 이른바 ‘3고’ 한파에 유통업계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소비심리 영향을 가장 직접적으로 받는 업종인 만큼 매출 감소와 직결될 수 있어서다.


특히 3고 현상이 두드러지기 시작한 작년 한 해 동안 주요 유통기업들의 재고자산이 증가세를 보이면서 올해도 쉽지 않은 한해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8일 데일리안이 백화점, 마트, 면세점, 패션, 뷰티, 가전, 가구 등 주요 업종 10개 기업의 재고자산을 조사한 결과 1년 전과 비교해 약 7000억원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3분기 말 기준 10개 기업의 총 재고자산은 6조9406억원으로 1년 전인 2021년 3분기 말 6조2542억원 대비 11.0% 늘었다.


10개 기업 중 1년 전과 비교해 재고자산이 줄어든 곳은 롯데면세점과 아모레 두 곳 뿐이었다. LF의 경우 재고가 32.9% 늘어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유통업계 주요 업종별 재고자산 현황.ⓒ각사 분기보고서

화장품 맞수인 아모레와 LG생활건강의 경우 매출 비중이 높은 중국 시장의 부진으로 실적은 저조했지만 아모레가 작년 비효율 매장 철수와 유통 재고 축소에 집중하면서 재고자산 부분에서는 격차가 벌어진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로 해외여행 수요가 줄면서 직격탄을 맞은 롯데면세점도 재고 면세품 내수통관 허용 등의 지원에 힘입어 재고자산이 줄었다. 한 때 재고자산이 1조원을 넘기도 했지만 재고 면세품 내수통관 전용 몰인 럭스몰 등 인기에 힘입어 1500억원 이상 재고자산이 줄었다.


하지만 두 곳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업종에서 재고자산이 증가세를 보였다.


부동산 침체와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부담 등으로 이사 수요가 급감하면서 한샘, 롯데하이마트 등 인테리어, 가전 업종의 재고자산이 늘었다.


패션의 경우 엔데믹 전환으로 외출과 모임이 늘면서 매출 역시 성장세를 보였지만 늘어난 생산량만큼 재고 또한 증가했다.


삼성물산 패션의 경우 작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연 매출 2조원을 돌파하고 영업이익도 80% 급증하는 등 호실적을 기록했다.


아직 연간 실적 발표를 하지 않은 LF도 작년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일 만큼 실적이 좋았다. 다만 LF의 경우 패션뿐만 아니라 외식, 식자재 유통 등 사업을 함께 운영하는 만큼 재고자산 증가율이 더 가파르게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패션업종은 재고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한 업종으로 꼽힌다. 트렌드 변화 속도가 빠른 데다 재고 보관에도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만큼 재고관리 여부에 따라 수익성이 갈리기도 한다.


백화점, 대형마트도 재고자산 증가율이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특히 대형마트의 경우 온라인 플랫폼에 대응해 고객을 매장으로 끌어오기 위해 연중 할인행사를 하며 매출은 늘었지만 최저가 경쟁에 대량매입을 반복하면서 팔리지 않은 재고가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농산물을 비롯한 신선식품의 경우 유통기한이 짧아 재고관리가 쉽지 않다.


한편 조사 대상 10개 기업 외 작년 원재료 가격 인상으로 몸살을 앓았던 식품기업들도 재고가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CJ제일제당의 작년 3분기 말 재고자산은 3조5057억원으로 1년 전 2조3822억원 대비 47.2% 늘었고, 동원F&B도 같은 기간 3731억원에서 4725억원으로 26.6% 증가했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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