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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이슈] 막 내린 쩐의 전쟁…SM 품고 해외 공략하는 카카오


입력 2023.04.06 08:28 수정 2023.04.06 08:29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지난달 31일,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 주주총회가 종료되면서 지난 두 달 여에 걸쳐 엔터 업계를 시끄럽게 했던 ‘쩐의 전쟁’도 막을 내리게 됐다. 카카오는 SM 지분 39.87%를 확보하면서 기존 1대 주주 하이브를 제치고 최대주주 자리에 올랐다. 이젠 카카오와 SM, 두 회사가 어떤 시너지를 낼 지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뉴시스스

예상했던 대로 카카오는 자신들이 보유한 정보기술(IT)과 IP 비즈니스, SM의 글로벌 지식재산권(IP)과 제작 시스템을 활용해 시너지를 낼 계획을 밝혔다. NCT, 엑소, 레드벨벳, 에스파 등 세계적인 팬덤을 가진 케이팝(K-POP) 가수라는 SM의 IP와 여러 플랫폼을 보유한 카카오의 IT을 결합해 시너지를 내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카카오 엔터테인먼트 케이팝 매출이 1조원에 육박하며 전체 실적의 절반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4세대 걸그룹 아이브 성공과 엔데믹으로 케이팝 아티스트의 해외 활동이 재개된 덕인데, 올해는 SM까지 합세하면서 케이팝 관련 매출만 2조원에 육박할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무엇보다 이들은 ‘해외 시장’ 공략에 초점을 맞출 거란 분석이다. 이미 카카오 엔터는 SM 음원유통을 맡아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또 북미 현지법인 카카오 엔터테인먼트 아메리카를 SM과의 합작사로 전환해 SM 소속 가수의 매니지먼트를 총괄하고 글로벌 아티스트 발굴에 나선다. 북미 법인은 최근 소니뮤직 산하의 컬럼비아 레코드와 파트너십을 체결했는데,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음원유통 네트워크를 확장한다는 목표다.


물론 SM 인수 전에도 카카오는 아이유, 아이브, 몬스타엑스 등이 계열사 가수로 소속되어 있지만, 경쟁사에 비해 글로벌 시장에선 뒤처진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에 반해 SM에는 동방신기를 비롯해 소녀시대, 샤이니, 엑소, 레드벨벳, NCT, 에스파 등을 성공시켰고, 해외 시장을 개척하면서 성과를 거둔 기획사이기도 하다. 결국 카카오의 약점으로 지적되던 글로벌 케이팝 라인업을 보강시키는 데 성공한 셈이다.


해외 매출을 증대시킬 요소는 또 있다. 웹툰과 웹소설은 카카오의 중점 사업이자, SM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대표적 분야다. 앞서 네이버가 하이브와 손잡고 소속 가수인 방탄소년단(BTS) 등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웹툰을 유통한 바 있다. 카카오도 SM 소속 가수라는 IP를 활용한 웹툰과 웹소설을 유통, 전세계 팬덤을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SM의 경우 이미 세계관이 확실히 정립되어 있는 터라 웹 콘텐츠로 스토리텔링하기에 훨씬 우월한 면이 있다.


뿐만 아니라 공연 MD 등 2차 IP 사업에서도 협업이 가능하다. 이미 SM은 팬플랫폼 ‘버블’을 활용하고 있지만, 플랫폼이 강점인 카카오가 팬 커뮤니티, 콘텐츠, 상품 유통, 온라인 콘서트 시청 등의 기능을 한 데 모은 통합 플랫폼을 만들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


다만 이 같은 결과물을 얻는 과정에서 자칫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이번 인수전을 통해서도 드러난 것처럼, SM은 이미 그들 나름의 문화를 갖추고 있다. 임직원들은 물론 아티스트, 그리고 팬덤에 이르기까지 타 기획사와는 다른 SM만의 기업문화를 가지고 있다는 말이다. 한 가요 관계자는 “앞선 인수전에서 가장 중요하게 언급되었던 부분이 ‘SM의 정체성 유지’였다. 카카오가 승기를 잡았지만 추후에라도 SM의 문화를 배제하거나, 무시한 협업이 이어질 경우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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