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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언론노조, 이진숙 방통위원說에 '파르르' [문호철의 MBC생각 ⑫]


입력 2023.08.26 14:15 수정 2023.08.26 19:05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문호철 전 MBC 보도국장 26일 기고

문호철 전 MBC보도국장.ⓒ

언론노조 MBC본부가 "이 진숙? 방통위가 방송장악 적폐들의 집합소인가"라는 성명을 냈다. 죽창가 같은 '마녀사냥' 성명서를 보고 제일 먼저 든 생각이 참으로 뻔뻔스럽다는 것이다. 성명서 말미에 적혀있듯 이 진숙 前 대전MBC사장(이하 '이 진숙 전 사장')은 2021년 윤석열 대통령 후보 캠프 언론특보로 임명되었다가 해촉된 바 있다.


이 전 사장이 몸으로 부딪치며 경험했던 'MBC 민노총 언론노조 폭거'에 대한 비판 글이 해촉사유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민노총 언론노조 기관지와 다름없는 미디어오늘의 기사를 근거로 캠프일각에서 우려를 표하는 한심한 일이 있었던 것이다. 당시만 해도 윤캠프는 언론노조가 장악한 MBC나 KBS, YTN이 이 정도로 정권적대적인 편파·불공정·가짜뉴스로 국민전파를 채우리라고는 예상 못 했던 것 같다. 그로부터 2년여가 지나 무슨 일이 있었기에 다시 이 전 사장을 찾게 된 것일까?


언론노조가 장악한 노영방송 MBC의 행적을 보면 답이 나온다. 지난번 칼럼에서 지적했던 <김종배의 시선집중> 중 진행자가 직접 논평하는 코너인 <JB Times>를 다시 한번 살펴보자. 지난 칼럼에서 이미 다뤘던 2021년 8월까지만이 아니라 그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JB Times>의 제목들은 편파를 넘어 정상적 공영방송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선정적이고 저급한 형태의 토크 라디오 모습, 바로 그것이었다. 몇 가지만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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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도로 불공정한 현재 MBC 방송은 이 전 사장에게 가하고 있는 언론노조의 비난 성명 논조·표현과 기본적으로 별반 차이가 없다. 언론노조 문법이 방송에 그대로 투영됐다고 볼 수밖에 없다.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 수준과 클래스의 문제다. 더불어 이 동관 방통위원장이 청문회에서 언급했듯 '왼쪽으로 기울어진 방송지형을 평평한 곳에 공정하게 바로 세우는 것'이 무엇보다 화급하다.


TV를 보자. 2대 공영방송 MBC에서 벌어질 거라고는 상상할 수 없는 비상식의 사건들이 이어졌다. <MBC 스트레이트>는 유튜브채널 <서울의 소리>에서 입수한 '김건희 후보자부인 통화 녹음 파일'을 그대로 지상파에 실어 보내는 청부중계방송을 했다. <서울의 소리>는 '응징언론'을 슬로건으로, 폭력도 불사하는 극좌파 성향 대표가 운영하는 유튜브방송이다. 일개 유튜브채널의 하청방송을 MBC가 한 것이다. 이유는 단 한 가지, 김건희 여사 흠집 내기였다.


그러나 MBC의 악의적 의도가 먹히지 않았다는 것이 당시 평가였다. 오히려 김건희 후보자 부인의 털털한 인간적(?) 매력을 세상 사람들에게 알리고 돋보이게 하는 역효과(?)가 더 커, 가처분신청에도 불구 방송을 강행했던 MBC경영진이 당황했다는 후문이다.


지난 4월 26일 국회 앞에서 더불어민주당의 방송법 개정 반대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는 문호철 전 MBC 보도국장.ⓒ

윤 대통령 취임 이후에는 윤석열 대통령 뉴욕 발언 중 확인 불가 음성을 '바이든'이라고 단정(22년9월22일, MBC 뉴스데스크)한 그 악명 높은 "바이든/날리믄" 가짜뉴스가 있었다. 그리고 이어진 이른바 '쓰레빠 기자'의 난동. 바이든/날리믄 가짜뉴스는 2023년 5월 시민단체 '바른언론시민행동'과 공영방송 보도를 감시해 온 '공정언론국민연대'가 발표한 지난 1년 우리 사회에 악영향을 끼친 30대 가짜뉴스 중 가장 심각했던 5대 가짜뉴스의 하나로 꼽히기까지 했다. 이후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노영방송 MBC의 행태들이 이 전 사장의 재소환을 스스로 자초한 것이라 봐야 할 것이다.


성명서는 이 전 사장을 비난하면서 "그의 입은 거짓을 선동하고 국민을 기만했으며 언론을 흉기로 만들었다. '기자'의 기본조차 상실한 행보..."라고 했는데 이 문구는 지난 6년 동안 MBC의 보도와 논평에 더 잘 어울리는 표현이라는 것이 익히 입증되었다.


또 성명서에서 언론노조는 2012년 이 진숙 전 사장과 정수장학회와의 회동 목적은 MB 정부 당시 국정원이 작성한 MBC 장악의 마지막 단계인 '민영화'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면서 MBC를 민간자본의 품으로 넘겨 영속적으로 길들이겠다는 음모라고 단정하고 있다. 얼마나 시대착오적 발상인가? 권력이 찍어 누르면 벌벌떨 정도의 우리 사회라면 지금 MBC처럼 정권 적대적 방송을 대놓고 할 수 있겠나? 권력에 대한 비판과 감시가 그렇게 중요하다면서 지난 문재인 정권 때는 어땠나? 박성제 전 사장은 조국집회를 '딱 봐도 100만'이라며 정권과의 찰떡궁합을 보였다.


MBC를 둘러싸고 왜 끊임없이 민영화얘기가 나오고 있는가? 총선과 대선 양대 선거가 있었던 2012년, 언론노조의 170일 파업이 있었다. 회사를 망가뜨리는극단적 파업을 겪으면서 당시 경영진은 노영방송에 대한 구조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했다. 또 당시 최필립 정수장학회이사장과 이 전 사장과의 대화를 몰래 녹음해 보도한 한겨레 보도를 보더라도 방송문화진흥회가 여전히 대주주로 남아 있는 형태의 기업공개를 논의했던 것이다.


정수장학회 지분매각 이외에도 신주발행을 통해 회사발전 자금으로 쓰일 재원을 보강하고, 또 공적 지배구조의 근간을 유지하면서 시장에 의한 경영감시를 보완함으로써 경쟁력과 효율을 제고하려했던 것이다. 이런 논의는 그 이전에도 MBC 내부에서 검토된 바 있다. 그런데 사실 MBC 지배구조 개선에 관해서는 이 정도로 바꿔서 과연 노영방송이 근본적으로 해소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엄연히 존재한다. 회사의 발전을 위해 이제 다른 방안들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검토할 때가 되기도 했다. 물론 언론노조는 옛날에도 지금도 민영화에 대해서는 완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현 공영방송체제를 자신들 진영이 더 공고하게 장악할 수 있는 민주당 방송개악법을 계속 지지하고 있다.


사회주의적 좌파는 모든 사회적 구조를 공영화하는 것이 기본 이념이다. 최근 민노총이 주장하고 있는 버스완전공영제도 그런 흐름이다. 민간 손에 맡겨두는 것보다는 공영화할 때 노조 등을 통해 더 쉽게 장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언론노조 MBC본부는 더 늦기 전에 각성해야한다. 노동자의 정치세력화를 강령으로 삼고 있는 정치집단 민노총으로부터 탈퇴해야한다.


MBC문화방송 사옥 전경.ⓒ데일리안DB

MBC는 창조적 파괴와 뼈를 깎는 변혁 없이는 더 이상 생존이 불가능하다. 눈감고 귀 닫고 있으면 “MBC를 민간 자본의 품으로 넘기는” 민영화 찬성 시각과 목소리는 점증할 것이다. 여론도 이미 임계점을 넘어가고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한다.


MBC 구성원들은 굳이 KBS 수신료 분리징수를 상기하지 않더라도 정치집단 언론노조에 회사운명을 맡겨놓아서는 안 된다는 것을 이제 인식해야 한다. (이미 많은 구성원들이 인식하기 시작했을 것이라 믿는다) 지난 6년 동안 온전히 언론노조에 맡겨보지 않았는가?


임직원 하나하나가 전문가 의식을 가지고 방송의 공정성을 자기 주도적으로 지켜나가야 한다. 언론노조 논리가 방송 공정성에 관한 MBC 내 모든 담론들을 결정하고 형성하는 집단 무의식으로까지 자리 잡아 버린 것은 아닌지 돌이켜봐야 한다. 그리고 수용할 수 없는 언론노조의 주장에는 '그건 아니'라고 당당히 얘기할 수 있어야 한다. 나름대로 사회 엘리트층이라고 인식되는 MBC구성원들이 언제까지 언론노조의 '집단이지메'를 두려워하는 비굴한 갱스터 에이지의 삶을 살아갈 것인가?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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