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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색’이 관건 ‘웹툰 원작 드라마’…원작자들 직접 나선다 [D:방송 뷰]


입력 2023.09.06 09:26 수정 2023.09.06 09:26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웹툰 원작이 아닌, 순수 창작 드라마를 찾는 것이 더 힘들 만큼 다양한 작품들이 드라마로 재탄생 중이다.


과거의 작품이 소환되기도 하고, 시즌제를 통해 원작에 없던 내용으로 세계관을 확장하는 등 여러 사례들이 이어지면서 ‘각색’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에 김보통, 강풀 작가 등 원작자들이 직접 등판해 완성도를 높이는 색다른 시도도 이뤄지고 있다.


ⓒ디즈니 플러스, 넷플릭스

초능력을 숨긴 채 현재를 살아가는 아이들과 과거의 아픈 비밀을 숨긴 채 살아온 부모들이 시대와 세대를 넘어 위험에 함께 맞서는 이야기를 담은 디즈니 플러스 ‘무빙’은 강풀 작가가 지난 2015년 연재한 동명의 웹툰이 원작이다.


당시 평범한 소시민들의 이야기로 시작해 북한과 국정원의 대결에 이르기까지. 차근차근 서사를 확장해 나가면서 한 편의 탄탄한 액션 히어로물을 탄생시켰던 강 작가가 드라마 ‘무빙’을 직접 집필하면서 원작의 완성도를 다시금 재현해 냈다.


특히 20부작의 긴 호흡으로 원작의 핵심을 놓치지 않고, 프랭크와 전계도 등 새로운 캐릭터를 등장시키면서도 메시지를 안정적으로 이어나가는 등 강 작가의 직접 집필이 드라마 ‘무빙’의 호평을 이끄는 결정적 요인이 되고 있다. 강 작가는 “드라마가 원작보다 낫다는 평을 볼 때마다 기분이 이상하다”라고 너스레를 떨 만큼, 그의 직접 집필에 대한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무빙’처럼 판타지 장르의 웹툰 외에도, ‘D.P.’, ‘마스크걸’ 등 현실 문제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며 메시지를 강하게 드러내는 작품들까지 드라마로 더 많은 대중들을 만나고 있다. 엄마와 딸의 일상을 다룬 ‘남남’까지. 장르 불문 수많은 웹툰들이 드라마, 영화 등으로 활발하게 제작되고 있다.


이렇듯 다양한 시도 속, ‘마스크걸’처럼 방대한 서사를 7부작의 짧은 이야기로 각색을 하는가 하면, ‘D.P.2’처럼 시리즈물로 원작에는 없던 이야기를 이어나가는 작품들도 생겨나고 있다.


혹은 ‘무빙’처럼 수년 전의 인기작이 지금의 시청자들을 만나면서 필요한 유연한 변주까지. 원작의 활용 사례가 많고, 또 다양해지면서 각색의 중요도 또한 강조되고 있다. 물론 웹툰을 영상화하는 과정에서 이에 맞는 적절한 각색은 늘 필요한 일이었지만, 원작을 더욱 다양하게 활용하면서 각색의 난이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원작자가 직접 집필에 참여하는 새로운 흐름도 생겨나고 있다. ‘무빙’은 물론, 앞서 넷플릭스 시리즈 ‘D.P.’에도 원작자인 김보통 작가가 한준희 감독과 함께 집필 작업에 참여한 바 있다. 웹툰은 아니지만, 박상영, 이슬아 작가가 각각 ‘대도시의 사랑법’, ‘가녀장의 시대’가 드라마화되는 과정에서 직접 각본 작업에 참여한다고 알린 바 있었다. 적절한 각색을 통해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에 초점을 맞추면서, 영역을 넘나드는 사례까지 자연스럽게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물론 원작에 대해, 그리고 그 작품이 사랑을 받은 이유에 대해 가장 잘 아는 원작자가 영상화 과정에도 직접 참여하는 것은 장점이 뚜렷하다. 디테일을 놓치지 않으면서, 이를 통해 관통하는 메시지를 더욱 뚜렷하게 전달한 ‘무빙’이 이 장점을 가장 잘 보여준 사례가 되고 있다. 드라마화 과정에서 이뤄지는 변주 역시, 그 작품에 대해 가장 정확하고, 깊이 있게 파악하는 원작자가 중심을 잡았기에 조화롭게 이뤄질 수 있었다는 것.


다만 원작이 담은 메시지는 지켰지만, 새로운 이야기를 선보이는 과정에서 완급 조절이 아쉬웠다는 평가를 받은 반대의 사례도 없지 않다. ‘D.P.’의 시즌2가 새 시즌에서 메시지를 확장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현실감이 떨어지고 에피소드별로 분위기가 급변해 전 시즌보다 아쉽다는 평을 받았었다. 한준희 감독이 “에피소드마다 각기 다른 장르들로 차별성을 둬 정주행의 재미를 더했다”고 설명했으나, 결국 영화, 웹툰 작가들이 드라마 문법에 어울리는 전개는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만 부각됐다.


‘무빙’의 강 작가는 자신의 시나리오 집필을 확정하기 전, 제작사 측에 자신이 쓴 일부 대본을 확인한 후 결정을 내려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결국에는 대사보다 지문을 강조하는 등 자신의 방식대로 대본을 써 내려가기는 했지만 자신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영화들의 각본을 보고, OTT를 여러 개 구독하며 연구하는 등 각본 작업에 대한 공부도 동반했다.


각색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여러 고민들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각 시도들의 장점을 부각하기 위한 특별한 접근도 중요한 셈이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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