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안보회의 서기, 中 외교부장 모스크바서 회담
"대만·신장·티베트 문제 중국 지지" 입장 표명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대통령이 내달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할 예정이다. 푸틴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한 직후이고 시 주석이 오는 11월 샌프란시스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할 가능성이 거론되는 민감한 시기에 두 정상이 만나는 것이다.
러시아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의 측근인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는 19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왕이 중국 공산당중앙 정치국위원 겸 외교부장과 만나 “푸틴 대통령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새 육상·해상 실크로드) 포럼 참석을 계기로 오는 10월 베이징에서 시 주석과의 세밀한 양자 회담이 열리길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파트루셰프 서기와 왕 부장은 지난 7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린 브릭스(BRICS) 정상회의에서 만나 아시아·태평양 상황과 중·러 안보 강화 문제에 대해 논의한 후 두 달여 만에 재회했다.
앞서 18일 러시아 모스크바에 도착한 왕 부장은 오는 21일까지 머물며 제18차 러시아-중국 전략안보협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 기간 푸틴 대통령과 시 주석의 정상회담 일정을 조율할 것으로 예상된다.
두 정상이 중국에서 만나면 지난 3월 시 주석의 러시아 국빈 방문 이후 7개월 만에 성사되는 양국 정상회담이다. 시 주석은 당시 푸틴 대통령에게 중국을 방문해 달라고 요청했고, 푸틴 대통령도 다음달 일대일로 구상 발표 10주년을 맞아 베이징에서 열리는 정상포럼에 참석하기로 약속한 바 있다.
특히 푸틴 대통령은 지난 3월 국제형사재판소(ICC)가 체포영장을 발부한 이후 첫 해외 방문지로 중국을 택했다. 파트루셰프 서기는 “중국과 포괄적 파트너십과 전략적 협력 관계를 꾸준히 발전시켜나갈 것”이라며 “우리의 관계는 그 자체로 가치 있으며, 외부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중·러 두 나라는 이날 반(反)서방 기치 아래 더욱 밀착하는 행보를 보였다. 왕 부장은 중·러관계가 현재 매우 높은 수준에 있다고 평가하면서 “중·러관계는 성숙하고 바위처럼 강하며, 변화하는 국제상황의 시험을 견뎌낼 것”이라고 밝혔다. 파트루셰프 서기도 “러시아와 중국을 이중으로 방해하는 서방집단의 캠페인 맥락에서 국제적 사안에 대한 러시아와 중국의 협력 강화는 더욱 중요해졌다”며 “서방이 중국의 신뢰를 떨어트리려고 이용하고 있는 대만, 신장, 티베트, 홍콩 관련 문제에 있어 중국을 지지하는 입장을 재차 확인하고 싶다”고 화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