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민 대상 조식‧중식 제공 비즈니스 각광
‘특수 상권’ 지위 누릴 수 있는 강점
‘반짝’ 인기에 그칠 것이라는 의견도
최근 식자재 업계가 아파트 단지 전용 외식 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대규모 아파트 단지 입주민들을 대상으로 조식과 중식, 카페 등 식음료를 제공하는 비즈니스가 각광받기 시작하면서 불황을 탈피하기 위한 블루오션으로 조명받는 분위기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CJ프레시웨이, 아워홈, 삼성웰스토리, 신세계푸드 등 식자재 업체 ‘빅(Big) 4사’ 모두 아파트 식음사업에 주목하고 있다. 그간 업계는 오피스와 산업체 부문의 수주뿐 아니라 대형병원, 골프장, 고속도로, 공항, 쇼핑몰 등 다양한 컨세션 사업으로 범위를 넓히며 승승장구 했다.
컨세션 시장은 해당 장소에서 다른 먹거리를 찾아볼 수 없는 ‘특수 상권’의 지위를 누린다는 강점이 크다. 예컨대 공항이나 고속도로 휴게소에서는 해당 식당가 외에는 음식점을 찾아볼 수 없어 자연스럽게 손님이 몰리기 때문에 사람이 많을수록 매출이 자연스럽게 오른다.
이 때문에 컨세션 사업은 가파른 성장률과 높은 매출을 자랑하는 이른바 ‘노른자’로 인기가 좋다. 국내 컨세션 시장은 연평균 8%가량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정도라는 게 관계자의 전언이다. 기업들이 이 시장에 주목하고, 컨세션 사업 확장에 지속 힘을 주는 이유이기도 하다.
최근 새롭게 떠오른 시장은 ‘아파트 컨세션 사업’이다. 신규 아파트의 경우 커뮤니티에 식당 설비를 넣어달라는 요구가 점차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아파트 커뮤니티를 얼마나 잘 갖췄는지가 ‘고급 아파트’의 중요한 잣대로 떠오르면서 절호의 기회로 바라보고 있다.
현재 아파트 단지에서 아침·점심·저녁을 즐길 수 있는 고가 신축 아파트는 총 10곳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초·강남·송파 등 강남 3구에서는 서울 강남구 개포동의 신축 아파트 단지 5곳과 서초구의 신축 아파트 단지 2곳에서 식사를 제공하고 있다.
식자재 업계는 새 먹거리 공략에 나서고 있다. 가장 적극적인 곳은 신세계푸드다. 식당 설비가 커뮤니티에 구비된 아파트 9곳 중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 성동구, 용산구 아파트의 식당 서비스를 한 곳씩 맡고 있었다. 전체 시장의 약 44%를 신세계푸드가 맡은 것으로 전해진다.
인구 구조와 라이프 스타일이 크게 변화한 데다, 노년층을 중심으로 1~2인가구와 맞벌이 가정이 늘면서 집에서 조리해 식사를 해결하는 빈도가 줄었다는 점에 주목했다. 코로나19 확산 전후로 재택근무 등이 보편화되면서 사내식당 이용빈도가 줄었다는 점이 영향을 미쳤다.
이에 기업들은 오랜 기간 단체급식사업과 컨세션 사업을 전개하며 쌓아온 노하우를 앞세우고 있다. 사업 운영 노하우와 제조물류 인프라, 수 만가지 메뉴 레시피 등을 바탕으로 손익관리역량을 강화해 낮은 메뉴 단가 대비 고품질 식사 제공이 가능하다는 게 특장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주거시설 식음 사업 운영의 배경은 아파트 커뮤니티 시설 확대 트렌드를 고려해 신규 사업 경로를 모색하는 차원”이라며 “소비자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따라 기존 사내식당 등 단체급식 식수가 꾸준히 감소세이기 때문에 해외, 아파트 등 신시장을 공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이러한 추세가 ‘반짝 인기’에 그칠 것이란 시각도 있다. 시공사가 식당을 짓는 방식으로 준공을 한다고 하더라도 식당 운영이 녹록치 않다는 점에서 오래가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다. 고급 아파트 수요가 크지 않다는 점도 힘을 실어주는 근거로 작용하고 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일반 급식 점포와 아파트 식음료 서비스의 가장 큰 차이점은 ‘식수 확보’”라며 “직장, 학교 등은 식수 예측이 가능해 수익, 식재료 발주 등이 용이한 반면, 아파트는 식수 예측이 쉽지 않다. 가정마다 구성원 수, 라이프스타일 등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아파트 식음료 서비스 시장이 태동 단계이기 때문에 아직 식수 예측 데이터가 축적되지 않았다. 향후 데이터가 쌓이면 예측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아파트 식음료 시장이 초기이기 때문에, 다양한 점포를 운영하며 사업성을 테스트하는 단계로 보면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