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수 카카오엔터 대표, 드라마제작사 '웃돈 인수' 공모 혐의
온미디어 대표 시절 회장 비자금 조성 혐의로 수사받아
김범수 직접 영입…네이버 재직시 인연으로 '헤쳐모여'
카카오를 둘러싼 의혹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의혹으로 카카오 주요 경영진들이 구속 기소되거나 검찰 수사를 받는 가운데 김정호 카카오 경영지원총괄의 내부 경영실태 폭로를 계기로 건설 프로젝트 비리 의혹이 수면 위로 떠올랐고, 이준호 카카오 투자전략부문장은 배임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특히 이 부문장의 배임 혐의에는 김성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도 엮여 있어 주목된다. 고려대 불어불문학과 출신인 김 대표는 오리온시네마 대표·온미디어 부사장 등을 거쳐 CJ E&M(현 CJ ENM) 대표로 활약하며 엔터테인먼트 비즈니스의 귀재로 불렸다.
문제는 그가 과거 온미디어 대표로 재직 당시에도 수상한 인수합병(M&A) 의혹을 받았다는 점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검찰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드라마제작사 '바람픽쳐스'를 시세를 훨씬 웃도는 200억원에 사들여 카카오엠(현재 카카오엔터에 인수합병)에 손해를 끼쳤다고 보고 이준호 부문장과 김성수 대표를 상대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상 배임 혐의를 적용해 수사하고 있다.
바람픽쳐스는 2018년부터 영업손실 1억원부터 시작해 2019년 7억원 카카오가 인수할 때쯤인 2020년에는 22억원을 기록하며 적자가 점점 확대돼왔다.
바람픽쳐스는 이 부문장 아내인 배우 윤정희가 투자한 회사이기도 하다. 이에 검찰은 이 부문장이 김 대표와 공모해 바람픽쳐스에 시세차익을 몰아줄 목적으로 고가에 인수한 점도 의심하고 있다.
실제 2002~2011년 온미디어 대표를 지낸 김 대표는 2011년 모회사인 오리온 담철곤 회장 비자금 의혹 사건에 연루돼 수사를 받은 바 있다. 담 회장은 당시 온미디어를 매각하면서 수십억 원의 시세 차익을 거둔 의혹을 받았다.
검찰의 칼끝이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으로 향하는 이유다. 특히 김 대표는 김 센터장이 직접 영입한 인사로 알려져 있다. 이후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 대한 카카오그룹 차원의 전폭적 지지가 있었다는 점에서 김 의장이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사업에 깊숙이 개입했을 개연성이 높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반면 인수 규모가 크지 않아 이같은 의혹은 무리수라는 의견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김 센터장이 관여하기에는 딜의 규모가 작다"고 말했다. 또 카카오엔터가 피인수기업의 잠재력이 충분하다는 판단 하에 '고가 인수'를 진행했을 가능성도 있다. 배임 혐의 이상의 판단은 아직 섣부르다는 지적이다.
한편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는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린 혐의로 지난달 13일 구속 기소됐다. 김범수 창업자와 홍은택 대표, 이진수·김성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 등 6명은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일부 경영진은 안산 데이터센터와 서울아레나 등 두 곳의 공사를 한 대기업 건설사에 몰아줬다는 비리 의혹을 받고 있다. 이에 회사 측은 준법경영실과 법무법인을 통해 각각 조사단을 꾸려 감사에 착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