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성장률, 25년만에 韓 추월... GDP 독일에 밀려 4위로 추락

한국, IMF 사태 이후 처음 성장률 밀려…日 "한국의 구조적 문제가 드러나"

독일 베를린 알렉산더 광장 근처를 사람들이 지나가고 있다. ⓒEPA/연합뉴스

지난해 일본 경제성장률이 25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을 앞질렀다. 그러나 엔화 약세 등의 영향으로 경제 규모는 55년 만에 독일에 밀려 4위로 추락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15일 지난해 일본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9%라고 밝혔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발표한 지난해 우리나라 성장률은 1.4%다. 일본보다 0.5%포인트 낮아 1998년 외환위기 이후 25년 만에 처음으로 일본에 추월당했다.

닛케이는 최근 “반도체 불황 같은 일회성 위기가 아닌 한국 경제의 구조적인 문제가 드러나기 시작했다”며 “한국은 저출산 및 고령화와 생산성 저하 등의 이유로 잠재 성장률이 몇 년째 오르지 않고 있다. 이는 한국이 저성장기에 들어갔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일본의 성장률은 3년 연속 플러스를 기록했지만, 경제 규모는 독일에 밀리게 됐다. 이날 함께 발표된 일본의 명목 GDP는 독일의 4조 5000억 달러보다 약 3000억 달러 적은 591조4820억 엔(약 4조 2106억 달러)로 집계됐다.

일본의 경제 규모는 1968년부터 2009년까지 미국에 이어 2위를 유지했으나, 2010년 중국에 추월당했고, 지난해 독일에 추월당하며 4위로 내려갔다. 올해엔 인도에 추월당해 5위로 주저앉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일본의 경제 규모가 4위로 추락한 것은 엔화 약세와 달러화 강세가 2년째 유지되면서 환산액이 줄어든 탓도 있지만, 일본 기업들이 적극적인 혁신을 하지 않은 탓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미쓰비시 컨설팅의 고바야시 신이치로 수석연구원은 “일본 기업들을 오랫동안 비용 절감에만 치중했다. 경제 규모를 늘리기 위해선 기업들의 적극적인 경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이이치생명연구소의 요시키 신케 수석이코노미스트 또한 “내수 소비 감소와 자본 지출의 부진이 이어지며 경제가 성장 동력을 잃었다”며 “정부의 알맞은 대책이 나오지 않으면 이런 현상은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