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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행동 첫 주말…의료현장 혼란에 갈 곳 잃은 환자들


입력 2024.02.24 17:50 수정 2024.02.24 17:53        김남하 기자 (skagk1234@dailian.co.kr)

상급종합병원, 전공의 부재로 중증환자만 받아…수술 연기도 늘어

종합병원 못 가자 2차 병원으로 발길…환자 늘자 업무량도 증가

인턴들 임용 포기도 속출…곳곳 대학병원 인턴들 임용포기서 제출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방침에 반발한 전공의 집단행동 나흘째인 지난 23일 오후 2차 병원인 경남 창원시 의창구 한양대학교 한마음병원에서 환자가 진료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연합뉴스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방침에 반발해 전공의들이 집단행동을 시작한 지 닷새째이자 첫 주말을 맞은 24일 의료 현장은 여전히 불편과 혼란으로 이어졌다. 전공의 부재로 상급종합병원에 가지 못한 환자들이 몰린 2차 병원과 응급실은 과부하에 걸렸고 수련의(인턴)들도 임용을 포기하면서 더 큰 진료 차질이 예상된다.


24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의료 대란 이후 첫 주말을 맞은 상급종합병원은 이날도 전공의들 부재 속에 오전부터 분주했다.


특히 응급실은 환자를 실어 옮기는 119구급대원들과 직접 병원을 찾은 환자들까지 겹쳐 혼란이 가중됐다.


이날 대전 중구 충남대병원 응급의료센터는 환자를 실은 119구급차와 129 사설 구급차가 쉴 새 없이 들락거렸다.


응급실 한 직원은 "현재 의료진 10여명이 전담하고 있다"며 "중증 환자만 받고 있어 다행히 장시간 대기인원은 거의 없다"고 전했다. 이날 오전 9시32분께 이 병원 인공신장실, 신투석실 앞 전광판은 오후까지 예정된 투석예약자 30여명의 이름이 빼곡히 차 있었다.


의료 공백으로 각 병원은 중증·응급 환자를 우선으로 수술하는 등 시급하지 않은 일부 수술 일정을 연기하는 중이다.


2차 병원들은 평소 받는 환자에 전국 각지에서 온 환자들까지 처리하느라 더욱 분주한 모습이다.


경남 창원시 창원한마음병원도 도내 4개 상급종합병원(창원경상대병원, 진주경상대병원, 양산부산대병원, 삼성창원병원)을 비롯해 부산대병원과 서울아산병원 등 전국에서 내원한 환자들을 받아내느라 업무가 가중되고 있다.


의료 대란으로 경증 환자부터 상급종합병원 대기가 길어 찾아오는 중증 환자까지 전체적으로 환자 유형과 인원이 늘었다.


정부가 보건의료재난 위기경보를 최상위 단계인 '심각'으로 상향한 지난 23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어깨를 주무르고 있다.ⓒ연합뉴스

반대로 이곳에서 시술 등을 받은 후 더 고도의 치료가 필요한 상급종합병원으로는 제때 전원시키지 못해 이래저래 업무만 증가하는 실정이다.


창원한마음병원 관계자는 "응급실은 며칠째 과부하 상태"라며 "지역 보건소나 119 소방대원은 물론 부산과 서울 등의 병원에서도 환자를 받아달라는 문의가 쏟아진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의료 대란이 있기 전에는 보름 정도만 돼도 환자를 인근 상급종합병원에 보낼 수 있었지만 지금은 4월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곳도 있다"고 덧붙였다.


전공의들의 사직 행렬에 근무를 앞둔 인턴들도 힘을 보태기로 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진다.


제주에서는 제주대병원에서 다음 달 1일부터 근무할 예정이던 인턴 22명 중 19명이 임용 포기각서를 제출했다.


임용 포기 각서 제출자는 전공의 파업이 시작된 지난 20일 7명에서 크게 늘었다.


이 병원은 전공의 95명 중 전공의 73명이 사직서를 제출하고 무단으로 결근하고 있다.


나머지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고 근무하는 전공의 대부분은 이달 말 병원과의 계약이 종료되는 레지던트 4년차로, 전임의에 지원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천안 순천향대천안병원과 단국대병원에서는 3월 임용 예정인 신규 인턴 32명 전원과 36명 중 32명이 각각 임용을 포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전 충남대병원과 전북대병원도 각각 60명과 57명의 신입 인턴이 임용 포기서를 제출했다.


건양대병원 30명도 임용을 포기, 당초 계획됐던 임용식과 오리엔테이션이 취소됐다.


병원 관계자는 "다음 주까지 병원에 와서 수련계약서에 사인하지 않으면 임용을 포기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경남 지역 한 의료인은 "전문의나 전임의(펠로)들은 이미 업무가 가중돼 장기전으로 가면 몸이 지칠 수밖에 없고, 아직 사직하지 않은 전공의들도 동료들 뜻에 동참해 추가 이탈할 수 있어 앞으로 의료 공백이 더 심화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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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하 기자 (skagk123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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