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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美딜러, 아마존서 '직접' 차 판다… 판매 新모델 될까


입력 2024.03.06 06:00 수정 2024.03.06 06:00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현대차, 아마존서 하반기부터 차량 판매 시작

상반기 LA·시애틀·뉴욕 등 18개 딜러점서 테스트

현지 딜러가 직접 판매 차량 등록

아마존 내 마련된 현대차 쇼룸 페이지에 올해 차량 판매를 시작한다는 내용이 공지됐다. ⓒ아마존 캡처

현대자동차가 올 하반기부터 글로벌 자동차 업계 최초로 미국 전자상거래 플랫폼 아마존에서 차량을 판매하는 실험에 나선다. 전통적인 오프라인 판매 또는 100% 온라인 직영으로 양분화된 구조에서 벗어나 딜러가 온라인 플랫폼에 매물을 등록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전해지면서 온라인 전환의 성공적인 본보기가 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 하반기부터 미국 시장에서 아마존을 통해 차량을 판매할 예정이다. 현재는 로스앤젤레스, 애틀랜타, 시애틀, 덴버, 뉴욕 등 일부 시장의 18개 딜러를 통해 테스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반기 차량판매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북미 고객들은 아마존에서 생필품 구매하듯 현대차의 차량을 구매할 수 있게 된다. 차량 수령은 택배처럼 집으로 탁송받거나, 가까운 현대차 대리점에서 직접 가져올 수도 있다.


아마존 현대차 쇼룸 페이지에는 "2024년에는 처음으로 현대차 딜러가 아마존의 미국 매장에서 차량을 판매할 수 있게 된다"며 "새로운 디지털 쇼핑 경험을 통해 고객은 자금 조달을 신청하고, 리베이트를 확인하고, 주문을 검토한 후 신뢰할 수 있는 현지 대리점으로 이동해 구매를 완료하고, 원하는 시간에 수령할 수 있다"고 명시됐다.


특히 주목되는 점은 지난해 11월 파트너십 발표 이후 구체화된 현대차의 아마존 판매구조다. 앞서 업계에서는 현대차가 테슬라가 시작한 온라인 직접 판매를 아마존에서 시작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현대차는 직영 판매에 나서지 않고, 현지 대리점의 딜러들을 전면에 세울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 딜러가 직접 아마존 프로그램에 차량 및 재고 상황을 등록하고, 가격과 할인율을 설정하는 방식이다. 사실상 딜러들은 오프라인에서 하던 영업을 온라인에서도 자유롭게 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앤디 라이트 현대차 신임 딜러 자문 의장은 현지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처음에 아마존과의 파트너십은 딜러들 사이에서 상당한 우려를 불러일으켰고, 그들 중 많은 사람들은 프랜차이즈 시스템을 잠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고 했다.


이어 "그러나 이 파트너십은 딜러점이 거래 프로세스의 중심이 되도록 구성돼있어 직접 판매 모델에 대한 우려를 완화했다"며 "아마존은 자동차를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지 않고 최종 거래를 완료하는 플랫폼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왼쪽부터) 아마존 글로벌 기업 비즈니스 개발 담당 마티 말릭 부사장과 현대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 호세 무뇨스 사장이 파트너십을 발표하고 있다.ⓒ현대자동차

현대차가 딜러의 역할을 축소하지 않은 것은 아마존을 통한 판매구조 전환보다는 온라인 접근성 강화에 협력의 의의를 둔 것으로 풀이된다. 그간 아마존을 통해 차량을 판매했던 완성차업체가 없었던 만큼,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아마존 이용자들에게 노출을 극대화해 소비자 접근성을 높이는 것이 우선된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오프라인 판매에 익숙한 딜러들에게 온라인 판매의 기회를 열어줌으로서 오히려 딜러들 사이에서 긍정적 반응을 노렸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테슬라로 촉발된 글로벌 완성차 업계의 온라인 전환 움직임에 딜러들의 우려가 커지면서 이와 관련한 부정적 시각을 완화시킬 필요가 있었을 것이라는 평가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아마존에서만 판매하고 대리점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오프라인과 아마존 판매를 병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딜러들에게는 오히려 새로운 영업 창구를 하나 더 열어주는 것과 같다"며 "온라인 판매에 대한 불안감이 짙어졌지만 현 시대에 온라인이라는 채널을 배제할 수는 없다. 현대차도 딜러들에게 온라인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줄 필요가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의 아마존 판매 실험은 현지 소비자들의 반응이 매우 중요한 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마존을 통한 판매량이 늘고, 고객 반응이 긍정적일 경우 오프라인을 고집하던 현지 딜러들의 반응 역시 자연스레 해소될 수 있어서다. 현대차와 아마존은 차량 판매 필수 서비스 중 하나인 '트레이드 인(새 차량을 인수하면서 기존 차량을 중고로 판매하는 것)' 프로세스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통적인 오프라인 대리점 구조를 영위해왔던 레거시 업체들에게도 새로운 판매 모델을 시도할 기회가 될 수 있을 전망이다. 전통업체들의 경우 테슬라가 채택한 온라인 100% 판매로의 전환이 딜러들의 저항으로 쉽지 않은 상황인 만큼, 현대차의 아마존 판매 방식이 소비자들과의 온라인 접점을 늘릴 기회가 될 수 있단 평가다.


김 교수는 "테슬라 이후 글로벌 브랜드들이 온라인 전환을 하기 위해 눈치를 보고 있는 상황인데, 현대차와 아마존의 협력이 좋은 시작점이 돼줄 수 있다"며 "성공의 요점은 딜러의 권한을 어느정도로 유지해줄 수 있느냐가 될 것이며, 아마존 판매가 긍정적 반응을 얻을 경우 대리점 축소가 쉽지 않은 전통 자동차 업체들에게는 충분히 고려해볼 만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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