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민간 우주기업인 스페이스X의 달·화성 탐사용 초대형 우주선 '스타십'이 네차례에 걸친 시험비행 끝에 지구궤도 비행 뒤 안전하게 바다 착수(着水)에 성공했다. 특히 최대 100명의 승객이 탑승 가능한 스타십의 시험비행이 완벽히 성공함에 따라 인류가 화성을 밟는 데 한걸음 더 진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6일 오전 7시50분(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보카치카 해변에 위치한 자체 우주 발사시설 '스타베이스'에서 스타십을 발사했다. 스타십은 발사 2분 41초 후 고도 77㎞에서 전체 2단 발사체의 하부 로켓이 순조롭게 분리됐고, 15분 만에 대기권 밖 우주로 솟구쳤다.
이후 210㎞ 고도에서 시속 2만 6000㎞ 안팎으로 지구 궤도를 65분 간 비행하는 데 성공했다. 스타십 우주선은 인도양의 목표 지점 낙하에 성공했고, 먼저 분리돼 떨어진 슈퍼헤비는 멕시코 만에 착륙 연소와 부드러운 착수를 실행해 핵심 목표를 달성했다.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는 X에 "스타십이 바다에 연착륙하는 과정을 성공했다"며 "역사적 성취를 이룬 스페이스X팀을 축하한다"라고 밝혔다. 빌 넬슨 미 항공우주국(NASA) 국장도 X에 "스타십의 성공적인 시험 비행을 축하한다"며 "아르테미스를 통해 인류를 달로 돌려보낸 후 화성으로 나아가는 데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스타십은 머스크 CEO가 달과 화성에 인류와 화물을 보낸다는 목표 아래 수년간 개발해온 차세대 우주발사체다. 스페이스X가 20억 달러(약 2조 7000억원)를 투자해 개발 중이다. 스타십은 ‘슈퍼헤비’라고 이름 붙은 지름 9m에 길이 71m인 1단, 2단이자 우주선인 ‘스타십’으로 구성된다. 1단과 2단을 합친 총길이는 121m다. 1960년대 달 착륙에 사용했던 새턴5 로켓 111m보다 10m가 더 길며 미국 뉴욕시 자유의 여신상(93.5m)보다 크다.
큰 크기답게 역대 발사체 중 추력도 가장 세다. 추력은 발사체를 밀어 올리는 힘을 뜻한다. 1단에 스페이스X 차세대 엔진 ‘랩터 엔진’ 33개가 장착된 스타십은 1700만 파운드(약 7700t)의 힘을 낸다. 보잉747 항공기 63대가 내는 추력과 같다. 더욱이 5명 내외의 우주인만 탑승할 수 있는 기존 로켓과 달리 한 번에 100명을 태우고 날 수 있다.
스타십의 이번 시험비행은 3월 중순 3차 시도 이후 약 3개월 만에 이뤄졌다. 당시 스타십은 48분간 비행하며 예정된 지구궤도에는 도달했으나, 대기권 재진입 과정에서 교신이 완전히 끊기는 등 공중분해된 탓에 ‘절반의 성공’이라는 평가가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