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2차 세계대전 발발 직전 프랭클린 루스벨트 미국 대통령에게 나치 핵무기 개발 위험성을 경고한 편지가 경매에 나온다.
25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아인슈타인이 루스벨트 대통령에게 쓴 두 장 분량의 편지가 오는 9월 미국 크리스티 경매에 출품된다. 예상 낙찰가는 최소 400만달러(약 55억원)다.
편지는 과학자 레오 실라르드의 도움을 받아 작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인슈타인은 편지에서 나치가 원자력 에너지를 이용해 "매우 위험한 폭탄"을 만들기 전에 미국이 먼저 원자력 연구에 투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첫 줄에선 "핵 물리학에서 최근의 연구로 우라늄이 새로운 중요한 에너지원으로 바뀔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량의 우라늄에서 핵 연쇄 반응을 일으키는 것이 가능해질 수도 있다…그리고 이러한 새로운 현상은 폭탄의 제조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후 편지를 받은 루스벨트 대통령은 원자력 연구를 위한 위원회를 만들었다. 이는 미국의 핵무기 개발을 이끈 '맨해튼 프로젝트'의 전신이 됐다. 맨해튼 프로젝트에는 로버트 오펜하이머 등 당대 최고 과학자들이 참여했다. 현재 편지의 원본은 뉴욕의 '루스벨트 도서관 및 박물관'에 보관돼 있다.
실라르드는 아인슈타인의 편지를 평생 보관했다. 편지는 그가 사망한 후에야 유가족들로부터 매물로 나왔다. 이후 2002년에 출판업자이자 수집가인 말콤 포브스가 편지를 경매에 내놨다. 당시 낙찰가는 210만달러(약 29억원)이었다.
그 때 편지를 낙찰받은 사람은 마이크로소프트(MS)의 공동 창업자인 폴 앨런이었다. 2018년 앨런은 사망했다. 그의 유품들이 경매에 나오면서 '아인슈타인의 편지'도 포함됐다.
마크 포터 크리스티 아메리카스 회장은 앨런이 이 편지를 평생 비공개로 유지했다면서 "그는 의심할 여지 없이 이 문서가 20세기 역사상 가장 중요한 문서 중 하나라는 것을 알고 있었으며, 사무실에 그냥 걸어둘 수 있는 종류의 문서가 아니었다"고 WSJ에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