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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기하는 걸 포기하게 만들어"…엑스디너리 히어로즈가 새긴 문장 [D:PICK]


입력 2024.07.16 14:38 수정 2024.07.16 14:38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밴드 엑스디너리 히어로즈가 자신들만의 DNA를 가요계에 새겨 넣고 있다. 위태롭지만 성장하는 청춘, 억압하는 세상과의 대립, 이 틈바구니 속에서 피어난 잔해는 엑스디너리 히어로즈의 멜로디와 내러티브가 된다. 사랑과 이별, 청춘과 실패 모두 엑스디너리 히어로즈는 세계관 안에서 스스로 빛을 만들어 낸다. 그래서 이들의 음악은 찬란하고 사랑스럽다.


누군가는 JYP엔터테인먼트 레이블 스튜디오J 출신으로 '데이식스 동생'이라는 수식어로 이들에게 관심을 가졌을 수도 있겠다. 그렇다고 데이식스의 색채를 고스란히 이어 받았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음악적으로 더 과감한 실험과 도전으로 예상을 전복시킨다.


2021년 데뷔한 엑스디너리 히어로즈는 플랫폼이라는 온라인 공간을 종횡무진하던 이들이 히어로와 빌런 사이에서 정체성의 갈등을 겪는다는 세계관을 구축해 출발했다. 밴드의 고전적인 사운드와 근본인 하드 록, 펑크 색채를 내세워 데뷔곡 '해피 데스데이'(Happy Death Day)을 비롯해'헤어컷'(Hair Cut), '프리킹 배드'(Freakin' Bad), '녹다운'(Knock down), , '바이시클'(Bicycle) 등으로 팀의 정체성을 꾸준히 말해왔다. 어딘가 삐딱해 보이면서도 내면의 투쟁과 혼란 속에서 자기 확신을 가지고 직선적으로 나아가는 화자는 엑스디너리 히어로즈를 상징할 뿐만 아니라 리스너들과의 교감 지점이었다.


이 여정 속에서 느끼는 불안은 내면 탐색의 결과물이다. 이는 청춘 밴드의 청춘 서사에 빼놓을 수 없는 불가결한 요소다. 그 동안 발표했던 음악들을 통해 자신들의 음악적 색깔을 끊임없이 찾았고, 이들의 반복한 고민은 확신으로 돌아왔다. 지난 4월 발매한 정규 앨범 '트러블 슈팅'과 게임 개발의 프로토타입(베타) 테스트를 콘셉트 삼은 '2024 엑스페리먼트 프로젝트' 디지털 싱글 시리즈 '오픈 베타', 콘서트 시리즈 '클로즈드 베타'(Closed ♭eta)로 자신감을 보여줬다.


첫 정규 앨범 '트러블 슈팅'은 가상에서 벗어나 현실로 발 디딘 멤버들의 새로운 페이지다. 히어로로서 자기 확신을 드러낸 이후의 앨범의 서사는 리스너에게 더 가깝게 다가가 기쁨과 위로를 건네고 싶은 바람이 들어가 대중성이 겸비됐다.


4월부터 9월까지 진행 중인 '클로즈드 베타'는 엑스디너리 히어로즈가 한 달 에 한 번씩 콘서트를 개최하고, 이 곳에서 신곡을 발표한다. 뛰어난 연주와 라이브 실력을 소유한 엑스디너리 히어로즈에게 안성맞춤인 프로젝트인 셈이다. 이들은 매 노래마다 전력 질주하며 '적당히 하는 법'이 없다. 현재 '클로즈드 베타' 시리즈는 3회까지 진행됐으며 전석 매진됐다. 북미 쇼케이스 투어도 예정돼 있다. 당초 18일 로스앤젤레스와 21일 뉴욕 총 2회 개최 예정이었으나 전석 매진을 달성하며 로스앤젤레스 공연 1회차가 추가됐다.


정규 1집 앨범 타이틀곡 '어리고 부끄럽고 바보같은'으로 음악적 색깔에 서정성을 더하며 변주를 줬다면 '오픈 베타' 시리즈 신곡 '소년만화'는 멤버들이 그야말로 소년만화가 가지고 있는 거칠고 단단한 청춘 그 자체가 돼 파괴력에 청량감을 더했다. 지난 8일 발표한 '러브 앤드 피어'(LOVE and FEAR)는 시니컬하면서도 저항적인 분위기의 노랫말과 에너지로 치명적인 무드에 도전해 영역을 확장했다.


꾸준한 활동으로 실력을 증명하는 동시에 충실하게 새 콘셉트를 프로젝트로 선보이는 이 행보는 스튜디오J의 기획력, 이 모든 걸 소화할 수 있는 멤버들의 실력이 시너지를 이뤘기 가능하다. 이에 다음 행보와 가능성을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엑스디너리 히어로즈는 모든 감정이 멜로디와 가사가 되는 시절의 한가운데에 서있다. 이를 통해 청춘이기에 낼 수 있는 전율 같은 선율을 선사한다. 이들이 어디에나 있지만 어디에도 없는 새로운 유형의 첫 K 팝 밴드인 이유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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