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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올림픽 특수’도 옛말…‘떨어진 관심’만 문제일까 [D:방송 뷰]


입력 2024.08.02 11:01 수정 2024.08.02 12:23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지난달 26일 지상파 3사가 중계한 2024 파리올림픽 개막식 시청률이 3.0%를 기록해 충격을 안겼다.


개막식이 오전 2~6시에 걸쳐 진행됐으며 인기 종목인 축구를 비롯한 대부분의 구기 종목이 일찌감치 탈락하면서 관심이 떨어진 탓이라는 등의 분석이 이어진다.


그러나 불과 직전 열린 2020 도쿄올림픽의 개막식은 17.2%를 기록했으며, 2016년 브라질 리우에서 열린 올림픽은 12시간의 시차가 있었음에도 합계 시청률 20%를 기록했었다. 직전 개막식의 5분의 1 이하 수준으로 대폭 하락하면서 올림픽을 향한 시청자들의 멀어진 관심을 체감케 했다.


ⓒSBS 영상 캡처

그나마 기대 종목이었던 양궁을 비롯해 사격, 유도 등에서 메달을 획득하면서는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다만 관심이 집중됐던 여자 양궁 단체전 결승이 MBC 8.3%, SBS 7.3%를 기록하는 등 인기 종목도 10%의 벽을 넘지 못하는 상황에서 올림픽 중계를 하지 않는 타 방송사의 프로그램들만 ‘기회’를 얻고 있다는 씁쓸한 반응까지 나온다.


물론 시차 등을 이유로 관심이 저조했던 2016년 리우올림픽 당시에도 ‘올림픽 특수는 옛말’이라는 어두운 전망은 이어졌었다. 당시 여자 양궁 개인 16강전, 남자 축구 8강전 두 경기만이 각각 시청률 합계 36%, 30.5%를 기록하며 유일하게 시청률 합계 30%를 넘겨 ‘충격적’이라는 반응이 나왔었다.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웨이브도 2024 파리올림픽 중계권을 확보했으며, 유튜브 하이라이트 또는 편집 영상 등으로 시선이 분산되는 흐름도 무시할 수는 없다. 웨이브에 따르면 여자 양궁 단체 결승전이 열린 지난달 29일 새벽 KBS1, KBS2, MBC, SBS 등 라이브 채널 동시접속자가 지난 6월 대비 약 5.2배 증가했으며, 유튜브에서도 하이라이트 또는 올림픽 관련 콘텐츠들이 수십만에서 100만을 훌쩍 넘기는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올림픽에 대한 관심 자체는 아직 유효하다고 말하기도 하지만, 지상파가 이제는 올림픽과 같은 대형 이벤트의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기는 것이 점점 힘들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인기 예능, 드라마까지 모두 결방하며 올림픽에 ‘올인’하는 상황이 점점 부담스러워질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이 이어진다.


환경 탓만 할 수 없다는 싸늘한 시선도 이어진다. 앞서 지난달 28일 열린 배드민턴 세계 여자 랭킹 1위인 안세영의 조별 라운드 첫 경기는 지상파 3사가 모두 생중계하지 않았으며, 이어 지난달 30일 열린 세계 랭킹 2위 펜싱 여자 에페 단체팀 8강전 역시 접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자 ‘지상파가 시청률에만 목을 매고 있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시청률 파이가 전처럼 크지 않은 상황에서 인기 해설위원, 캐스터 섭외만으로 시청률 ‘나눠먹기’를 하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가에 대한 의문도 이어진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는 지상파 3사가 최초로 순차중계라는 신사협정을 맺고, 여러 종목들을 골고루 중계해 호평을 받기도 했었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인기 종목 쏠림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지만, 결국 이것이 출혈 경쟁이 되고 있다는 지적도 이어진다.


SBS는 인기 유튜버 침착맨을 섭외해 유튜브 플랫폼에도 힘을 주고, KBS는 모델 겸 방송인 이현이와 송해나를 통해 진입장벽을 낮추는 등 각 방송사들도 달라진 환경에 발을 맞추기 위해 노력하는 부분도 없지 않다. 다만 행사의 성격에 맞게, 시청자들의 니즈를 섬세하게 파악해 변화를 주는 것도 필요해진 시점이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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