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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10명 중 6명 "정치 성향 다르면 연애·결혼 못해"


입력 2024.08.05 11:03 수정 2024.08.05 11:03        김인희 기자 (ihkim@dailian.co.kr)

사회 통합도 10점 만점에 4.2점…코로나19 이후 하락

진보-보수 정치 성향에 따른 배타적 감정 강해져

지난 2022년 10월 29일 오후 서울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 자유통일당 주최 집회(오른쪽)와 서울시의회 앞 양대노총 공공부문 노동조합 공동대책위원회 주최 '공공노동자 총력 결의대회'가 각각 열리는 모습ⓒ연합뉴스

국민 10명 중 절반 이상이 정치 성향이 다르면 연애나 결혼을 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우리 사회의 통합 수준이 최근 2년간 대폭 낮아진 결과다. 코로나19 유행이 극심했던 시기 합심해서 감염병과 싸우면서 높아졌던 사회통합도가 코로나 종식 이후 대폭 하락한 것이다.


4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의 '사회통합 실태진단 및 대응방안(Ⅹ)-공정성과 갈등 인식' 보고서에 따르면, 보사연이 작년 6~8월 19~75세 남녀 39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3년 사회갈등과 사회통합 실태조사'에서 응답자들은 사회 통합도(0점 전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10점 매우 잘 이뤄지고 있다)에 대해 평균 4.2점을 매겼다.


보사연은 2014년 이후 매년 이 조사를 실시하고 있는데, 이런 사회 통합도는 2018년과 2019년 각각 4.17점이었다가 코로나19 팬데믹이 발발하면서 2021년 4.59점까지 높아진 뒤 2022년 4.31점으로 하락했고 작년 다시 떨어졌다.


ⓒ보건사회연구원 제공


보고서는 "감염병이라는 공동의 적과 싸우는 과정에서 응집력 있는 사회로 변모했지만, 유행 확산기가 지나간 뒤 통합도가 다시 낮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국민 개개인의 삶의 만족도와 행복감은 코로나19가 지나가면서 높아졌고, 우울감은 하락했다. 10점 척도로 측정한 행복도는 작년 평균 6.76점으로 2021년 6.33점에서 상승했고, 삶의 만족도 역시 그사이 5.9점에서 6.46점으로 올라왔다. 우울감은 2.92점이었던 것이 2.57으로 하락했다.


사회 통합도가 낮아진 것은 사회 갈등도(사회 갈등이 얼마나 심각한지 4점 만점 평가)가 높아진 것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사회 갈등도는 2018년 2.88점에서 작년 2.93점으로 소폭 상승했다.


응답자들은 여러 갈등 사안 중 진보와 보수 사이의 갈등이 가장 심각하다고 봤다. 92.3%가 진보-보수 갈등이 심각하다고 답했는데, 이는 2018년 조사 때의 87.0%보다 5.3%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보건사회연구원 제공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의 갈등(82.2%), 노사갈등(79.1%), 빈부 갈등(78.0%),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 갈등(71.8%), 지역 갈등(71.5%)이 심각하다는 답변도 많았다.


진보-보수 사이 갈등의 심각성은 정치 성향에 따른 교제 의향에 대한 답변에서도 드러났다. 응답자의 절반 이상인 58.2%가 정치 성향이 다른 사람과 연애·결혼을 할 수 없다고 했다. 이런 응답은 남성(53.90%)보다 여성(60.9%)에서, 청년(51.8%)보다 중장년(56.6%), 노년(68.6%)에서 많았다.


정치 성향이 다르면 친구·지인과의 술자리를 할 수 없다고 답한 사람은 33.0%였다. 71.4%는 정치 성향이 다르면 시민·사회단체 활동을 함께 하지 않겠다고 했다.


보고서는 "대화와 소통이 단절되면 갈등이 해결되기는커녕 심화할 수밖에 없다"며 "사회 구성원 간의 갈등과 대립, 긴장과 반목을 풀어내기 위해서는 생각과 입장이 다른 사람과 조우하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론장을 온·오프라인에서 조성해 활성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편, 국민들은 기관·단체 중에서는 의료계(81.9%), 금융기관(74.5%), 대기업(69.9%). 교육계(67.7%)에 대해 높은 신뢰도를 보였지만, 종교계(44.8%), 검찰·경찰(44.8%), 시민운동단체(42.2%), 행정부(39.4%), 법원(38.8%), 언론계(35.4%), 노조(33.1%)와 관련해서는 낮은 평가를 내렸다. 특히 국회에 대해서는 21.1%만 신뢰한다고 답했고 74.1%가 불신했다.

김인희 기자 (ihki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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