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사 내 사조직 '호법단' 구성…말사 상대 협박·위협
조계종 조직관리 부실로 말사 스님들 폭행 피해
조계종 사찰 내 일부 스님들이 사조직을 구성해 말사 스님들을 집단 폭행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종단의 허술한 조직관리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로 사회적 물의가 된 신흥사 말사인 낙산사, 심원사 뿐만 아니라 해당 사건이 있기 전 경기 포천시에 있는 말사인 자인사에서 최초 집단 폭행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돼 그동안 종단이 묵인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온다.
8일 데일리안 취재를 종합하면, 사건의 발단은 조계종 종헌종법상에도 없는 '호법단'이라는 사조직이 들어서면서부터다.
포천시 자인사에 따르면 2022년 스님 두 명이 은사 스님인 영도 스님을 추모하는 자리에서 아무런 저항도 못하고 '호법단'으로부터 무차별 폭행을 당했다. 호법단은 수말사 전임 주지들의 횡령 등 비리를 파헤친다는 명목을 앞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피해자였던 자인사 전 주지 정현 스님은 "한 두명도 아니고 떼로 몰려와서 저의 목을 조르며 욕설과 폭행을 한 기억이 생생하다. 당시 병원 치료를 받았다"고 했다.
폭행을 한 스님들 중 호법단장 A스님은 신흥사 사건이 수면 위로 오르기 전까지 신흥사 본사 서열 3위 '총 도감'이라는 중책을 맡았었는데, 신흥사 측은 논란이 확산되자, '신흥사에 근무한 사실이 없다'고 일축했다.
하지만 취재 결과 A스님은 지난해 1월 강원도 지자체 2곳이 진행한 행사에 수차례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에 호법단장 A스님과 불교계 언론사 전 사장 B스님이 사제 관계로 확인되면서, 불교계 언론사가 배후에 있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됐다.
B스님의 경우 불교계 언론사 소속 기자들에게 욕설을 한 음성이 최근 공중파 방송에 보도되면서 논란이 된 인물이다.
해당 스님의 이 같은 욕설과 괴롭힘은 2022년 강원 낙산사에서도 이뤄졌다. 목격자인 신흥사 신도 한동식(강원 속초)씨는 "늦은 밤에 전화, 문자로 욕설은 물론, 신도들 앞에서 절을 떠나라는 모욕적인 언사까지 해 결국 마근 스님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며 당시 상황을 전하기도 했다.
종단은 뒤늦게 사태 파악에 나섰지만, 처분에 대해서는 명확한 입장을 정리하지 못했다.
조계종 관계자는 "회의를 열어 A스님은 총도감에서 해임 처분했다. B스님 등 관련 조사가 진행 중이지만 자세한 내용을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A스님과 B스님에게는 지난 1개월 간 수차례 연락과 접촉을 시도했지만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