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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이어질 '우리의 낮과 밤' [D:쇼트 시네마(89)]


입력 2024.08.26 09:02 수정 2024.08.26 09:02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김소형 감독 연출

OTT를 통해 상업영화 뿐 아니라 독립, 단편작들을 과거보다 수월하게 만날 수 있는 무대가 생겼습니다. 그 중 재기 발랄한 아이디어부터 사회를 관통하는 날카로운 메시지까지 짧고 굵게 존재감을 발휘하는 50분 이하의 영화들을 찾아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연인 우철(김우겸 분)과 지영(김소형 분)은 한 집에서 생활하지만, 두 사람이 공유할 수 있는 시간은 아침 7시에서 8시 1시간 뿐이다. 우철은 제빵사로 야간에 일을 하고, 피부관리사인 지영은 우철이 퇴근한 후 1시간 후에는 출근을 해야 한다.


1시간 동안 두 사람은 모자란 잠을 자거나, 식사를 하거나 사랑을 한다.


시간이 맞지 않아 집 외의 장소에서 데이트하는 것도 쉽지 않은 두 사람은, 우철의 생일을 맞아 오랜 만에 놀러 갈 계획을 세운다. 그러나 우철의 직장 동료가 다치면서 출근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연인에게 자신의 사정을 이야기하며 미안해 하는 우철과 속상해하며 화를 지영. 이럴 때면 함께 행복하기 위해 사랑하고 있는 것일 텐데 외로워지는 마음을 감출 수가 없다.


그럼에도 이 커플은 '내일'을 꿈을 꾼다. 근사한 곳이 아닌 집에서 케이크 하나 두고 초를 불고 있으나 계속 사랑하는 것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생일 주인공인 우철이 초를 불지 않고 지영이 소원을 불고 초를 부는 행위는, 지영의 소원이 곧 우철의 바람이기 때문 아닐까.


엔딩 크레딧이 이 커플의 희망적인 미래를 암시한다. 탁 트인 바다를 배경으로 두 사람은 춤을 추며 즐거워하고 이들의 얼굴 위로 오석준, 장필순, 박정운의 노래 '내일이 찾아오면' 흐른다.


이 영화는 짧은 시간 안에 우철과 지영의 상황과 감정을 현실적으로 담아내며 현대 사회의 젊은이들의 고민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우철과 지영의 일상은 팍팍하고, 그들의 시간은 제한적이지만, 그 속에서도 서로를 향한 애정을 놓지 않으려는 두 사람의 모습이 김소형 감독이 궁극적으로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다.


'내일이 찾아오면'이라는 노래와 함께 펼쳐지는 엔딩은 단순한 희망을 넘어,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함께하는 내일을 꿈꾸는 연인들의 긍정적인 에너지와 여운을 전달한다.


지영 역은 영화를 연출한 김소형 감독이 직접 연기했는데, 주위에 있을 법한 청춘의 얼굴을 여과 없이 보여주며 연기에도 재능을 보인다. 김우겸 역시 우철이 가진 고민들과 감정들을 담백하고 사실적으로 표현했다. 러닝타임 26분.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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