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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 안보보좌관 폭로…"트럼프, 北열병식 때 軍 '전부 제거해버릴까' 제안"


입력 2024.08.26 20:19 수정 2024.08.26 20:19        김상도 기자 (sara0873@dailian.co.kr)

도널드 트럼프(가운데) 미국 대통령이 2017년 2월20일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리조트 마라라고에서 새 국가안보 보좌관으로 발탁한 허버트 맥마스터(왼쪽) 육군 중장), 키스 켈로그 국가안보보좌관 대행과 나란히 앉아 있다. ⓒ AP/뉴시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집권(2017~2021년) 당시 백악관 회의에서 북한군을 열병식 중에 공격해 제거하는 방안을 거론했다고 전 국가안보보좌관이 폭로했다.


25일(현지시간) 미국 CNN 등에 따르면 허버트 맥매스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곧 발간될 회고록 ‘우리 자신과의 전쟁: 트럼프 백악관에서의 내 임무 수행’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북한군이 열병식을 할 때 군 전체를 제거(take out)하는 건 어떠냐”는 질문을 했다고 회고했다.


특히 맥매스터 전 보좌관은 다른 전직 고위 참모들이 잇따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좌충우돌식 위험한 발언과 정책결정 등을 폭로하고 나섰지만 그동안 침묵으로 일관해왔다. 그랬던 그가 대선을 불과 2개월여 앞두고 트럼프를 정면 비판하는 회고록을 내면서 미 정가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그는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비상식적인 제안을 해도 백악관 참모들이 이를 지적하기는커녕 경쟁적으로 아부했던 일을 언급하며 이 발언을 소개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마약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멕시코에 있는 마약을 폭격하면 어떨까?"라는 식의 발언을 해도 참모들이 "각하의 본능은 언제나 옳습니다" 또는 "누구도 각하 만큼 언론으로부터 부당하게 대우받은 사람은 없습니다"라고 말하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비위를 맞추려 했다. 당시 백악관 회의는 ‘경쟁적인 아첨의 장’이었다고 비판한 것이다.


맥매스터 전 보좌관은 또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두고 “김정은의 목표는 핵을 협박용으로 쓴 다음 한반도를 (북한에) 흡수통일하고 미국과 동맹국을 몰아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자신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세계 최고의 거짓말쟁이"이며 미국과 관계개선을 약속하더라도 이는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한 것일뿐 트럼프 전 대통령을 조종하려고 할 것”이라고 경고한 사실도 공개했다. 그러면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강경한 대중국 정책은 옳았다고 평가했다.


그가 재직할 때는 북·미가 무력시위를 벌이는 가운데 트럼프 전 대통령은 “화염과 분노” 발언을 하며 위기가 고조됐다.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2018년 6월 싱가포르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3차례 만나며 외교를 통한 문제 해결을 모색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대선 선거운동 과정에서 “나는 김정은과 잘 지냈다”거나 “김정은은 나를 보고 싶어 할 것”이라며 유화적인 메시지를 잇따라 던지고 있다.


맥매스터 전 보좌관은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렉스 틸러슨 전 국무장관, 제임스 매티스 전 국방장관, 존 켈리 전 백악관 비서실장 등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돌발 행동 및 발언을 저지하는 세력, 즉 ‘어른들의 축’(axis of adults)으로 불렸다. 그는 2018년 2월 독일 뮌헨에서 열린 뮌헨안보회의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한 2016년 미국 대선에 러시아 정보 요원들이 대선에 개입한 것은 명백한 사실”이라고 언급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눈 밖에 났다. 한 달 뒤 경질됐다.


CNN은 이번 회고록을 두고 11월 대선을 앞두고 미국인들이 두 후보 중 누가 더 나은 ‘군 최고 사령관’일 지진지하게 고민하는 시점에서 나왔다고 진단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한다면 미국의 동맹국을 안심하기 어려울 것이라고도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선 캠프의 스티븐 청 대변인은 “책을 팔기 위해 꾸며낸 가짜 뉴스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김상도 기자 (sara0873@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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