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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의 나라살림, ‘30조 펑크’…흔들리는 재정건전성 [기로에 선 세수재추계①]


입력 2024.09.03 06:00 수정 2024.09.03 06:00        세종=데일리안 맹찬호 기자 (maengho@dailian.co.kr)

법인세 부진에 올해 세수펑크 30조 웃돌 듯

이르면 추석 연휴 직후에 재추계 결과 공개

오차율 3년 연속 ‘두자릿수’…불명예 떠안나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2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5년 예산안 및 2024~2028년 국가재정운용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데일리안 DB

정부가 올해 세수 예측 실패를 인정하고 추석 연휴 직후에 세수 재추계 결과를 공개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세부 일정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8월 법인세 중간예납’ 실적까지 살펴본 뒤 정확성을 높이겠다는 취지인데, 연간 세수 부족액에 최대 30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여 불가피한 결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3일 정부 등에 따르면 기재부는 내부 검토 등을 통해 최대 ‘30조원 결손’까지 염두에 두고 재원 대책을 숙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재부 관계자는 “예상보다 세수 진도율이 낮아졌고, 세수 결손이 30조원 넘을 가능성도 살펴보고 있다”며 “세수 재추계 결과 공개 여부를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세는 지난 1~7월까지 208조8000억원 걷혀 작년 같은 기간보다 8조8000억원(4.0%) 감소했다.


정부가 올해 국세수입 연간 예산을 367조4000억원으로 예상한 가운데 지난해보다 23조2000억원 많다.


다만 올해 들어 누적으로는 작년 동기 대비 9조원가량 적은 수준이다.


지난달 이후 실적이 지난해보다 나아지지 않을 경우 단순 계산으로 세수 부족분이 30조원을 웃돌 가능성이 작지 않은 것이란 계산이 나온다.


앞서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은 하반기에도 세수 결손이 불가피해 올해 세수 결손 규모를 23조2000억원으로 덜 걷일 것이라고 봤다. 국회예산정책처는 30조원이 넘을 수 있다고 예측한 바 있다.


올해 국세 급감의 주요인은 법인세에 있다. 지난 7월까지 33조원 걷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5조5000억원(31.9%) 감소했다.


부가가치세 수입은 올해 1∼7월 62조9000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6조2000억원(10.8%) 증가했으나 전체 법인세 탓에 전체 세수가 급감했다.


통상적으로 법인세는 전년도 사업 실적을 토대로 납부한다. 지난해 전반적으로 기업실적이 부진했고,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주요 반도체 대기업은 지난해 영업적자로 올해 3월 법인세를 내지 못했던 영향이 컸다.


국세 ⓒ연합뉴스

세수 추계는 사실상 다방면의 경제 요인을 예측해야 하기에 정확할 수는 없다. 그러나 대규모 세수 오차는 기본적으로 정부 정책에 대한 국민 신뢰를 떨어뜨린다. 이 때문에 정확도를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해 국세 수입은 본예산에서 예상한 400조5000억원보다 56조4000억원 부족했다. 오차율은 –14.1%였다. 본예산 대비 세수 오차율은 2021년 21.7%, 2022년 15.3%에 이어 작년까지 3년째 두 자릿수대를 기록한 바 있다.


올해에도 15% 안팎의 세수 오차율이 현실화한다면, 정부로서는 4년 연속 두 자릿수대 오차율이라는 불명예를 또다시 떠안게 된다.


특히 이러한 불일치 정도가 점차 심화한다면 재정건전성 기조가 흔들릴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실무자 차원의 재추계는 실시하고 있지만, 아직 올해 세수 재추계를 내놓지 않았다”며 “재정을 안정적으로 운용하기 위해 분기별로든 추계를 통해 정확한 세수 정보를 최신화할 필요도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매번 틀린 예측…추경 빌미까지 제공한 ‘건전재정’[기로에 선 세수재추계②]에서 계속됩니다.

맹찬호 기자 (maengh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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