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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업 압박 커진 증권사, 공시 참여 시동…분위기 변화 조짐


입력 2024.09.03 07:00 수정 2024.09.03 07:00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키움·미래에셋 이어 NH투자·DB금투 대열 합류

그간 ‘소극적’ 지적…당국 역할 주문에 기류 변화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밀집한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 ⓒ연합뉴스

최근까지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가 저조하다는 지적을 받아온 증권사들의 분위기가 조금씩 바뀌고 있다. 지난달 말 NH투자증권과 DB금융투자가 공시 대열에 합류한 가운데 금융당국의 역할 강조·비금융사 동참이 더해지면서 기류가 변화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5월 27일부터 본격적으로 가동된 밸류업 프로그램과 관련해 지금까지 밸류업 자율 공시·안내 공시를 낸 증권사는 총 4곳으로 늘어났다.


키움증권·미래에셋증권이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담은 자율 공시를 낸 데 이어 최근 NH투자증권·DB금융투자가 자율 공시를 하겠다고 전격 예고(안내 공시)에 나섰다.


DB금융투자는 지난달 30일 공시를 통해 8월 이사회에서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해당 계획을 다음 달 중 공시할 예정이다.


같은 날 NH투자증권도 이사회에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 방향안을 보고했고 이를 토대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구체화하는 과정 중이라고 알렸다. 밸류업 계획은 오는 12월까지 공시하기로 했다.


앞서 한국거래소는 정부와 함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추진하면서 지난 5월 26일 기업가치 제고 계획 가이드라인을 확정하고 이튿날부터 상장사들의 밸류업 계획을 자율 공시하도록 했다. 이후 밸류업 프로그램이 본격적으로 가동한 지 3개월이 지났지만 막상 증권사들의 참여가 저조하다는 문제점이 제기돼왔다.


지난달 말 이전까지 주요 금융지주들이 모두 공시한 것과 비교해 증권사 중 공시에 나선 곳은 키움증권과 미래에셋증권 2곳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키움증권이 지난 5월 28일 국내 상장사 최초로(안내공시 제외) 밸류업 계획을 공시했고 이어 2개월여 만인 지난달 22일 미래에셋증권이 증권업계 두 번째로 공시를 냈다.


이외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인 KB증권·우리투자증권·메리츠증권·신한투자증권·BNK투자증권·하나증권은 금융지주 차원에서 밸류업 자율·안내공시에 동참하면서 따로 공시를 내지 않았다. 나머지 증권사들도 공시 참여에 부담감을 나타내면서 증권업계의 공시는 아예 전무한 상황이 이어졌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지난달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증권업권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데일리안

이에 전체 상장사의 참여 자체도 부진한 상황에서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을 주도해야 할 증권사들이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달 말 NH투자증권과 DB금융투자의 안내 공시를 시작으로 4분기 들어 기류 변화의 움직임이 감지되기 시작한 것이다.


금융당국도 밸류업 정책에서 증권사들의 역할을 강조하며 압박에 나섰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29일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KB증권·삼성증권 등 10개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과 간담회를 열고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성공을 위해선 증권사들의 적극적인 역할이 중요하다”며 증권사들의 참여를 당부했다.


여기에 금융사들에 이어 최근 비금융사들까지 밸류업 프로그램에 동참하고 있다는 점은 증권가의 압박감을 키우는 요인이다. 현대차·LG·포스코 등 국내 주요 대기업 그룹사들이 밸류업 참여를 공식화하면서 이날까지 밸류업 자율·안내 공시에 나선 상장사는 총 29곳으로 증가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지난달 29일 간담회에 참석한 대형 증권사들 중 아직 밸류업 공시를 하지 않은 증권사들은 조만간 공시를 내거나 공시 준비에 속도를 낼 것”이라며 “이달 밸류업 지수 도입 등 관련 정책이 더 활성화할 예정으로 더 늦기 전에 책임감 있는 역할을 보여줘야 한다는 인식이 강해졌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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