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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탄소중립은 기업의 책임…혁신 속도 높여야"


입력 2024.09.04 11:34 수정 2024.09.04 11:35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4일 부산서 민관공동으로 '기후산업국제박람회' 개최

CFE 리더 라운드테이블서 '글로벌 기후위기와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해법' 모색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7월 17일 제주 신라호텔에서 열린 '대한상의 제주포럼' 개막식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지구온난화 등 기후 문제에 대한 기업들의 책임을 언급하며, 탄소중립을 위한 변화와 혁신의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4일 부산에서 개막한 2024 기후산업국제박람회’ 부속 행사 ‘CFE(무탄소에너지) 리더 라운드테이블’에서 개회사를 통해 “올 여름 대한민국은 유래 없는 폭염에 힘들었지만, 한편으로는 올 여름이 앞으로 다가올 모든 여름에 비해 가장 시원한 여름이었다고 볼 수 있다”며 기후변화 위기의 심각성을 상기시켰다.


그는 이어 “기업가로서, 기업은 기후 위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수많은 혁신을 통해 인류의 삶을 바꾸어 놓은 게 우리의 자랑거리라 할 수 있지만, 기후 문제에 책임이 있음은 부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탄소중립을 달성한 최초의 대기업(Major company)’을 목표로 했던 구글이 인공지능(AI) 사업 확장으로 인한 전력수요 폭증으로 지난 7월 이 타이틀을 포기한 것을 거론하며 “탄소중립이 얼마나 도전적인 과제인지 실감하는 사례”라고 언급했다.


그는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골든타임이 앞으로 10년 남았고, 우리에게 탄소중립 외에 다른 선택지는 없다는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의 경고는 이제 현실이 되고 있지만, 우리가 예측하지 못한 사실은 변화의 속도”라며 “혁신의 속도를 끌어 올려야 한다. 속도를 더 내기를 위해서는 기업의 노력 뿐 아니라, 각국 정부와 글로벌 기구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 회장은 우리나라의 에너지 제도와 인프라가 40~50년 전 경제개발시대의 화석연료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AI시대 급증하는 전력 수요에 대응하고, 무탄소 에너지 시대를 뒷받침하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라며 “분산형 전원 확대 등을 고려한 유연한 전력망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후기술 개발에 더 많은 기업(스타트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규제 중심의 시스템에서 인센티브 시스템으로 개편해야 한다”면서 “이를 통해 에너지산업을 다른 산업을 지원하는 국가기간산업 역할에서 돈 벌고 일자리를 창출하고, 수출도 하는 주력산업으로 성장시켜야 한다”고 제언했다.


최 회장은 기술공유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그는 “기후 위기는 어느 기업, 어느 한 국가만이 해결할 수 없다”면서 “모두가 함께 고민하고, 가진 기술과 혁신을 나눠야만 더 큰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공유와 소통을 통해 선도적인 탄소중립 표준 모델을 만들고, 이러한 표준이 경제적 가치와 연결될 때, 우리는 기후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개막한 2024 기후산업국제박람회는 대한상의와 정부, 국제에너지기구의 공동 주최로, 기후위기 대응과 탄소 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세계 각국의 기후·에너지 분야 전문가와 기업들이 모여 최신 기술과 정책을 논의하는 자리다.


이번 박람회는 무탄소에너지 글로벌 확산을 위해‘기후 기술로 열어가는 무탄소 에너지(CFE) 시대’라는 주제로 오는 6일까지 3일간 개최된다. 기후에너지 분야 국내외 기업, 주요국 주한대사 및 정부 고위급 인사·국제기구 인사 등이 참여한 가운데 ▲컨퍼런스 ▲전시회 ▲CFE 리더 라운드 테이블 등으로 구성됐다.


특히, 전시회에는 기후·에너지 분야 국내외 540여개 기업들이 ▲AI를 통한 에너지 절감 기술(삼성전자) ▲증강현실(AR) 활용 주거솔루션(엘지전자) ▲수소자동차 급속충전기(SK E&S) ▲수소환원제철 등 탄소중립 철강생산기술(포스코홀딩스) ▲AI·인공위성 활용한 발전량 예측 및 수요관리 기술(해줌) ▲소형원자력(SMR)·수소터빈(두산) ▲탄소배출 없는 친환경 고압차단기(HD현대일렉트릭) ▲수소 누출을 즉시 확인할 수 있는 감지테이프(유니드) ▲산림탄소상쇄 및 수페 화장품(SK임업) 등 탄소배출 저감을 위한 세계 최신기술과 제품들을 선보였다.


대한상의는 개막식에 이어 ‘CFE(무탄소에너지) 리더 라운드테이블’을 개최했다. ‘탄소중립으로 만들어가는 지속가능한 미래’를 주제로 국내외 기업과 정부 관계자, 석학, 국제기구 관계자 등이 글로벌 기후위기와 지속가능한 비즈니스의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이 행사에는 최태원 회장을 비롯해 파티 비롤 IEA 사무총장, 박형준 부산시장, 이회성 CF연합 회장, 김상협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공동위원장, 최남호 산업부 차관, 제임스 바커스 센트럴 플로리다대학교 석좌교수 등이 참여했으며, 32개 주한대사관, 24개 국가 대표단, 10개 국제기구 관계자들이 대거 참가했다.


주제발표를 맡은 데이비드 강 블룸버그 뉴 에너지 파이넨스(BNEF) 한일리서치 총괄은 “글로벌 에너지 전환 투자는 계속 증가해 2023년에 1조7000억 달러를 초과했다”며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2030년까지 2023년 대비 200% 이상 에너지 전환 투자가 확대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탄소중립을 위한 9가지 핵심기술로 ▲재생에너지 ▲원자력 ▲수소 ▲탄소포집 및 저장(CCS) ▲전기차 ▲에너지저장장치(ESS) ▲지속가능항공유(SAF) ▲열펌프 ▲전력 네트워크를 꼽았다.


패널토론에 참여한 국내외 기업들은 먼저 탄소중립에 기여하기 위한 각 회사의 노력에 대해 설명했다.


김용태 현대자동차 상무는 “현대차는 모빌리티 회사로서 탄소중립에 기여할 수 있는 많은 잠재력을 갖고 있고, 수소는 에너지 매개체로써 수송 분야의 온실가스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수단”이라며 “최근에는 계열사, 파트너 기업과 함께할 수 있는 수소 전략을 마련 중에 있고, 내년에는 신형 넥쏘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넥쏘는 수소승용차로 2018년부터 대량 생산을 시작한 이래로 4만 대가 팔린 베스트 셀링카다.


홍성민 LG전자 실장은 “LG전자는 2030년까지 Scope 1, 2, 3 전 분야에서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수립했다”며 “미국 내 모든 사업장은 이미 100% 재생에너지로 운영되고 있고 있다”고 말했다.


Scope 1은 기업이 화석 원·연료를 직접 사용해 배출되는 직접탄소배출량을 뜻하며 Scope 2는 전력 사용과정에서 배출되는 간접배출량을 의미한다. 가장 포괄적인 의미인 Scope 3 배출량은 공급망 등 기업의 사업 활동 전 분야에서 배출되는 탄소배출량을 말한다.


이어 탄소중립을 위한 애로사항을 공유하고, 해법에 대해 논의했다. 황호송 삼성전자 상무는 “반도체 산업은 본질적으로 엄청난 양의 전기를 소비하며 사용량은 지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재생에너지만으로 탄소중립을 달성하는데 한계가 있다”며 “탄소중립 달성 여부는 기업 경쟁력으로 직결되기 때문에 무탄소 에너지 이니셔티브를 지지하며 글로벌로 확대시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우 두산에너빌리티 상무는 “세계적으로 증가하는 전력 수요에 대응하고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재생에너지와 함께 무탄소 발전원인 원자력 활용이 증대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탄소중립을 위해 지속적인 대형 원전 적기 건설과 도전적인 SMR 도입이 적극 추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옌스 오르펠트 RWE 아시아태평양 대표는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현재 한국에서 가장 먼저 선행되어야 할 것은 해상풍력특별법을 제정하는 것”이라며 “특별법이 통과되면 중앙 정부가 보다 주도적으로 해상풍력 사업을 추진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계통, 인프라, 이해관계자 수용성 문제 해결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일준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탄소중립 시대에 기업의 역할은 단순히 제품을 만들 때 탄소를 줄이는데 머물지 않고, 여러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혁신 역량을 발휘해 다양한 탄소감축 제품과 기술,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 생각한다”며 “이번 박람회를 통해 한국이 글로벌 기후산업을 선도하고 탄소중립을 통해 경제가 성장하는 새로운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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