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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력 오를 수록 여성연구자↓…"육아병행 근로제 도입 절실"


입력 2024.09.09 12:05 수정 2024.09.09 12:05        김소희 기자 (hee@dailian.co.kr)

WISET, 여성과학기술인 정책포럼 개최

육아기 여성 연구자들 지원 방안 논의

시기별 일, 육아 병행할 수 있는 정책 필요

정책포럼 참석자들이 단체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우측에서 세 번째부터 김명자 KAIST 이사장, 이광복 한국연구재단 이사장, 문애리 WISET 이사장, 한화진 前. 환경부 장관) ⓒ한국여성과학기술인육성재단

경력이 오를수록 여성연구자가 줄어드는 만큼, 연구와 육아병행 근로제 도입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근로제도, 돌봄 책임자를 위한 과제 연장, 돌봄서비스 긴급성 보장 등 다차원적인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한국여성과학기술인육성재단(WISET)은 지난 6일 과학기술회관에서 ‘훌륭한 연구자와 좋은 부모, 둘 다 이룰 수 있을까요?’라는 주제로 2024 WISET 여성과학기술인 정책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포럼은 육아기 여성 연구자들이 경력 이탈 없이 연구를 지속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지원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포럼에는 김명자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이사장, 한화진 전 환경부 장관, 남녀 과학기술인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이광복 한국연구재단 이사장의 환영사와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 황정아 민주당 의원 축사가 이어졌다.


발제는 권지혜 WISET 정책연구센터장, 남호성 한국연구재단 기획조정실장이 맡았다.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권지혜 WISET 정책연구센터장은 전 세계 STEMM(과학, 기술, 수학, 의학) 분야의 어머니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경력이 발전할수록 여성과 남성의 비율 격차가 벌어지는 '가위효과'가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권 센터장은 “설문에 응답한 STEMM 분야 여성 과학기술인의 43%가 자녀 출산 후 연구를 중단했으며, 그중 71%는 가족 관련 이유로 다른 분야로 전향했다”며 “우리나라에서도 경력 단계가 올라갈수록 여성 연구자의 비율이 감소하는 인력누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제사회에서 시행 중인 연구자를 위한 각종 육아 지원제도처럼 국내에서도 연구와 육아를 병행할 수 있도록 근로제도, 돌봄 책임자를 위한 과제 연장, 돌봄서비스의 긴급성 보장 등의 다차원적인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두 번째 발제를 맡은 남호성 한국연구재단 기획조정실장은 연구개발(R&D) 연구 환경에서 다양성 가치 정착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남 실장은 “학술 연구개발 및 인력양성 생태계에서 여성 과학기술인 등 과소대표되는 그룹에 활발한 참여를 지원함으로써 연구 성과 향상과 조직 내 소속감 증대 등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유럽연합의 '호라이즌 유럽' 연구비 지원 조건인 GEP 제도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며 “연구 참여 기관이 과제를 수행하는 동안 성평등을 구현하는 활동을 수립하고 이행해야하기 때문에, 여성 육아기 연구자들의 이탈을 방지하고 우리나라 연구진의 인적 다양성 확보의 중요성이 커질 것”이라고 했다.


이어지는 토론에는 김숙경 센터장(한국표준과학연구원)이 좌장을 맡았으며, 강남영 연구교수(포항공대), 김미혜 교수(충북대), 김보열 과장(과기정통부), 김용규 박사후연구원(기초과학연), 안현실 상임대표(과실연), 오수미 주임(한국농식품분석연구소), 조효준 연구소장(엔가든)이 패널로 참여했다


강남영 포항공대 연구교수는 연구 활동 중 예기치 않은 상황이 많아 긴급 돌봄 제도 등의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용현 IBS 박사후 연구원은 연구 경력 단계에 따라 처한 상황이 다르므로, 시기별로 일과 육아를 병행할 수 있는 다양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하였다.


조효준 엔가든 연구소장은 남성 육아휴직자의 인식 변화와 개인과 기업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대체 인력 제도 활성화를 강조했다.


또 패널들은 육아를 위해 여전히 조부모 등 외부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현실을 개선해야 하며, 정책과 제도 사각지대에 놓인 학생 연구자들이 연구를 중단하지 않고 지속할 수 있도록 세심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문애리 WISET 이사장은 "우리나라 여성 대형 연구책임자 비율이 10%에도 미치지 못하는데, 이는 주로 출산, 육아 등으로 인한 경력 이탈 후 재진입을 하지 못한 결과”라며 "과학기술 패권 시대에 과학기술 인재의 중요성이 커지고, 호라이즌 유럽 가입으로 여성 과학기술인의 육성과 활용이 더욱 중요해진 만큼, WISET은 여성 연구자가 경력 성장을 지속할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보열 과기정통부 과학기술문화과장은 “기존에는 경력 복귀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제는 과학기술 인재 수급 차원에서 경력 누수가 발생하지 않고 과학기술인들이 지속해서 연구를 이어 나갈 수 있도록 경력단절 예방과 일·생활 균형 정책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소희 기자 (h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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