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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의 방황을 전직 아이돌의 고민으로 빗댄 '힘을 낼 시간' [D:현장]


입력 2024.12.03 17:26 수정 2024.12.03 17:27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18일 개봉

실패한 인생 같지만 여전히 반짝반짝 빛나는 청춘들이 지친 관객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건넨다.


3일 오후 서울 용산구 아이파크몰CGV에서는 남궁선 감독, 배우 최성은, 현우석, 하서윤이 참석한 가운데 영화 '힘을 낼 시간'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힘을 낼 시간'은 전 재산 98만 원의 전직 아이돌 수민, 태희, 사랑이 26살에 처음 떠난 수학여행을 그린 이야기다.


남궁선 감독은 아이돌 소재의 영화를 만들게 된 이유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제작하는 인권영화 20주년 프로젝트로 의뢰받아서 참여하게 됐다"라며 "평소 성장기 인물들에 관심이 많다 보니 이번 인권 프로젝트도 우리나라 젊은이들을 다룰 수 있는 영화가 돼야겠다 생각하면서 취재하던 차에 요즘 젊은이들이 너무 힘들고 지쳐있다고 느꼈다. 그 모습이 아이돌 연습생처럼 산다는 느낌을 받았다"라고 밝혔다.


이어 "실제로 아이돌 연습생 출신 인물들도 너무 많고 젊은이들이 향유하는 문화에 가장 큰 축을 이루고 있는 게 케이팝이라 아이돌 산업 안에서 자라나는 감정이 보편적인 젊은이들이 겪는 감정과도 닮아있지 않을까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남 감독은 "아이돌에 대해 외부에서는 알 수 있는 것이 없었기 때문에 사적인 면을 찾아 취재해야 했다. 외부에서 요청해서 잘 내어줄 취재가 아니라 경험이 있었던 업계 사람들을 만나 인생 이야기를 듣는 방식으로 취재했다"라고 취재 과정도 전했다.


극 중 러브앤리즈의 리더이자 메인보컬이었던 수민 역을 맡은 최성은은 "지금까지 시나리오 읽으면서 제 마음에 동화된 된 적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아이돌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이 친구들이 겪고 있는 고민, 생각은 우리 모두가 다 한 번쯤은 지금도 여러 번 겪고 있을 고민들과 시간이었다"라고 출연한 이유를 밝혔다.


현우석은 전 파이브 갓 차일드의 서브 래퍼였던 태희 역을 맡았다. 그는 "시나리오가 너무 아름다운 글이라고 느꼈다. 태희라는 친구의 내면적 깊이를 느끼며 궁금하고 호감이 갔다. 저 또한 시나리오를 읽으며 용기를 얻어 이 작품에 꼭 출연하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현우석은 "현장에서 감독님께서 '그냥 힘 빼, 가장 좋은 모습만 영화에 담아 낼 수 있어'라고 해준 말씀이 기억에 남는다. 감독님의 말씀 덕분에 촬영장에서 자유롭고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다. 태희가 가진 무해한 웃음이 영화에 잘 녹아났으면 했는데 감독님이 잘 담아준 것 같아 감사하다"라고 염두에 두고 연기한 점을 밝혔다.


러브앤리즈의 메인댄서 및 서브래퍼 사랑으로 스크린에 데뷔한 하서윤은 "아이돌이라는 직업을 갖고 있는 세 친구가 현재 배우라는 직업을 가진 나와도 닮은 부분이 있다고 생각했다"라며 "성공을 위해 앞으로 나아가지만 모두가 성공할 수 없다. 그 안에서 고여있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는 희망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모습이 닮아있는 것 같다. 이 작품에 함께 할 수 있어 행복했다"라고 말했다.


하서윤은 "감독님께서 사랑이는 자기만의 세상이 있는 인물이라고 방향성을 잡아주셨다. 그걸 바탕으로 사랑이 내면에 아픔이 있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한다는 점과 그로 인해 생기는 인물의 아픔과 슬픔으로 사랑이만의 세상을 구축하려고 했다"라고 연기하면서 신경 쓴 점을 설명했다.


남궁선 감독은 '힘을 낼 시간'으로 '십개월의 미래' 이후 최성은과 두 번째 호흡을 맞췄다. 남 감독은 "최성은이 이 역할에 관심이 있을 거라고 생각을 못했다. 부산국제영화제 때 만나 내가 이런 영화를 만들 것이라 했더니 시나리오를 보여달라고 했다. 그래서 보여줬더니 수민 역할을 하고 싶다고 했다"라고 전했다.


이어 "내가 아는 최성은의 모습, 성숙한 완벽주의 책임감 넘치고 겉으로 감정 표현 잘 안 하는 스타일의 성은 배우와 수민 캐릭터가 접점들이 있다는 생각에 들어 함께하게 됐다. 지금까지 최성은이 보여주지 못한 모습을 보여줘야 하지 출연 시킬 수 있지 않을까 고민했지만 다 쓸모 없는 고민이었다. 정말 내게도 의지가 되는 친구였다"라고 말했다.


현우석과 하서윤의 캐스팅과 관련해서는 "태희 역할에 조건이 딱 하나 있었다. 뭐든지 웃어 넘기는 인물이라 정말 해맑은 웃음을 가지고 있어야 했다. 그 조건을 두고 물색 중에 현우석이 환하게 웃고 있는 사진 한 장을 봤다. 호기심이 생겼고 태희가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시나리오를 보냈다"라고 말했다.


이어 "하서윤은 주변에서 강력하게 추천 받아 오디션을 봤다. 리딩을 하는데 몰입감이 엄청났다. 차가우면서도 감정 표현을 잘 하는 배우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기가 춤도 못 추고 노래도 못한다고 연습을 엄청 해 왔다. 그런 성실함을 보여줬다"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세 배우는 극 중의 자신의 캐릭터를 향해 전하고 싶은 말도 건넸다. 최성은은 "수민이 지금 어떤 감정과 기분이 드는지 잘 들여다 봤으면 좋겠다"라고 전했고 현우석은 "태희가 현재도 앞으로도 힘을 조금 빼고 살라고 싶다, 힘을 빼고 다시 가볼까라는 말을 하고 싶다"라고 전했다.


하서윤은 "'다행이야'라고 말해주고 싶다. 아직은 막막한 현실 속에 있지만 그전에 느껴보지 못했던, 주변의 사랑이의 편들이 있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지금 당장 괜찮아졌다가 아닌 앞으로 괜찮아질 거란 의지를 가졌으면 한다"라고 바랐다.


끝으로 최성은은 "힘든 시기가 닥치면 나 혼자 있는 것 같고 주변이 잘 안 보이지 않나. 이 영화가 일깨워 주는 건 주변에 사람들이 있다는 것, 내 안에 아직 힘이 남아있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영화를 보며 많은 부분에서 위로를 받았던 대목이다"라며 "이 영화가 앞으로도 내 삶에서 계속 꺼내보면서 힘을 얻게 될 것 같다. 관객에게도 그렇게 닿았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현우석은 "어떤 일이든 모두가 열심히 하고 잘해가는 과정 중에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힘든 순간들이 있을 텐데 그 때 위로, 용기를 얻고 싶을 때 우리 영화를 보셨으면 좋겠다. 좋은 메시지와 기운을 얻고 돌아가셨으면 좋겠다"라고 바랐다. 18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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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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