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자 깊고 좁은 관계 형성 지향
3200만명 데이터 복원 작업 중
테스트 거쳐 내년 하반기 정식 론칭
"싸이월드의 국민적 브랜드 파워는 여전하다. '사이좋은 사람들'의 세련된 부활을 이뤄내겠다."
함영철 싸이커뮤니케이션즈(이하 싸이컴즈) 대표는 11일 오전 중구 페럼타워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하며 "IT 분야에서 경험이 풍부한 인력들과 함께 완성도 높은 서비스를 개발해 내년에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싸이컴즈는 함 대표가 운영 중인 소니드와 함께 기존 싸이월드 소유 법인으로부터 싸이월드 사업권과 자산 인수를 마무리했다. 기존 법인으로부터 3200만명의 회원과 170억 건의 사진 데이터를 인수받았다. 지난 9월 양수도 작업을 마친 후 자료 복원 작업을 진행 중이다.
회사는 인스타, 유튜브, 틱톡 등 글로벌 소셜 미디어들이 비슷한 양상으로 진화하는 가운데 싸이월드가 국내의 니치한 시장을 공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넓고 얕은 관계를 추구하는 이용자들이 아닌 깊고 좁은 형태의 교류를 선호하는 이용자를 타겟으로 잡은 것이다.
박유진 CPO(최고제품책임자)는 "이미 여러 SNS가 존재하고 이와 동일한 방향성을 가진 서비스가 나온다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며 "싸이월드가 가진 본연적 가치를 되살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인스타나 페이스북과 달리 개인적인 공간에 집중해 내 주변 지인들과 유의미한 교류를 만들어가는 서비스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싸이컴즈는 개인의 기록과 유의미한 교류에 중점을 두고 서비스를 설계하고 있다. 이번 간담회에서 공개된 주요 기능은 개인의 기록과 유의미한 교류를 중심으로 만들어진 '마이홈'과 '클럽'이다.
마이홈은 애플리케이션(앱) 첫 화면이자 사용자 개인 공간이다. 사진이나 글을 작성 및 관리할 수 있다. 클럽은 커뮤니티로 게시글이 아닌 채팅 위주로 운영되는 방이다. 싸이월드의 정체성이자 상징인 '미니미'는 기존 도트 디자인에서 3D 비주얼로 제작된다. 미니미를 사용자 취향과 개성에 따라 꾸밀 수 있는 기능도 더할 계획이다.
함 대표는 "마이홈과 클럽의 유기적인 연결을 최종 목표로 하고 있다"며 "과거보다 기술력이 많이 좋아졌기 때문에 미니미를 고도화해 10~50대 취향을 모두 아우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많은 사람이 접속해도 안정적인 운영이 이뤄질 수 있도록 동시접속자 100만명까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서비스를 구축하고 있다. 한국보다 엄격한 유럽 GDPR(일반정보보호 규정)을 기준으로 개인정보 절차를 적용할 예정이다. 현재 AI(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행해 탄탄한 서비스 운영을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궁극적으로 함 대표는 싸이월드를 게임 사업까지 확장할 방침이다. 함 대표가 펄어비스, 카카오게임즈 등을 거치며 쌓은 글로벌 게임 서비스 경험을 싸이월드와 접목해 시너지를 낸다는 방침이다. 앱 내 미니게임을 더해 콘텐츠를 풍부하게 하고, 수익모델 다양화와 이용자 체류 시간을 늘린다는 구상이다.
함 대표는 "해외 사례를 보면 텔레그램, 링크드인, 페이스북, 넷플릭스 등도 미니게임을 붙여서 이용자를 모객하고 있다"며 "현재 여러 대기업들과 협업을 논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새 서비스는 내년 상반기 비공개 알파 테스트 후 하반기 중으로 정식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론칭까지 투자비용 예상액은 50억원으로 내다봤다. 출시 후 MAU(월간활성 이용자수)는 보수적으로 200만명을 예상하고 있다. 주요 수익모델(BM)은 미니미와 마이룸 데코, 사진 업스케일링 등이 될 전망이다.
함 대표는 "싸이월드 하면 추억 속 '전설의 유니콘'이란 생각이 들겠지만, 글로벌 소셜 서비스가 미디어 중심으로 흘러가는 흐름 속에 싸이만의 감성으로 다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