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정례 브리핑
"딥시크 韓 서비스 재개 시점 미정…시정 진행 중"
"오픈소스 활용 장려해야…불안요소 제거가 중요"
중국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업 딥시크가 사용자 정보를 모회사에 제공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보안 관련 소비자 불안이 커진 가운데,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개인정보위)가 관련 부처와 정책적인 방향성을 조율하며 우려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고학수 개인정보위 위원장은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개최된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에 대해 흔히 가진 불안요소 중 하나가 국가 안보 목적으로 기업들에게 정보를 받아갈 가능성이고, 이에 대해 개별 소비자 차원에서 통제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라며 "그 가능성에 대한 소비자의 우려를 어떻게 정부와 위원회 차원에서 대응할지 고민이고, 위원회가 독자적으로 정책적 판단을 할 수 있는 건 아니라 관련 부처와 고민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계속해서 정책적인 방향성을 조율해 가야 할 것으로 본다"면서도 "저희도 조사 사건이 있으면 해당 기업에게 물어보는데 (아직까지) 중국 당국에 데이터가 간 바는 없다고 했다"고 부연했다.
앞서 딥시크는 개인정보를 과다하게 수집하고, 국내 이용자 데이터를 모회사인 바이트댄스에 전송한 사실이 파악돼 논란이 일었다. 개인정보위는 데이터 유출 정황을 이유로 지난달 15일 딥시크의 국내 신규 서비스를 잠정 중단했다.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스토어 등 국내에서 서비스되는 앱 마켓에서 딥시크를 다운로드할 수 없도록 한 것이다.
고 위원장은 "딥시크가 한국을 중요한 시장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스스로 한국 맥락에 맞춰 (개인정보보호 기준을) 정비하고 준비 중이고, 위원회도 우리 법의 맥락과 한국 소비자 시각에서 필요한 것들을 요구하는 과정이 진행 중"이라며 "아직 조사 중이기 때문에 차단 상태를 언제까지 유지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바이트댄스가 의도적으로 딥시크의 데이터를 확보한 것인지는 추가적인 확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고 위원장은 "바이트댄스가 관할하는 서버로 데이터 트래픽이 있었다고 파악해 구체적인 것을 확인하는 중"이라며 "제3의 클라우드 서비스로 간 것과 관련해 세부 사항을 파악해야 하지만 지금 불안 요소가 보이진 않는다"고 덧붙였다.
다만, 고 위원장은 딥시크 뿐만 아니라 메타의 라마, 미스트랄 등 다양한 해외 오픈소스 모델이 국내에 유입되는 것은 긍정적이며, 국내 기업들이 이를 사용하는 과정에서 불안 요소가 생기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의견을 표했다.
그는 "한국에서 뤼튼 같은 AI 스타트업이 (오픈소스를 사용해도) 한국에 서버를 두고 한국에서 서비스를 하면 국내 시장과 소비자를 고려한 서비스를 하는 것이니 장려해야 할 것"이라며 "오픈소스 모델을 쓸 때 그 안에 일반 이용자가 파악하기 어려운 형태로 코드가 심어져 있거나 외부 공격이 들어오는 부분은 추가적으로 연구하며 불안 요소가 안 생기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픈소스 모델을 가져가다가 쓰는 건 좋은 일이고 장려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브리핑에서는 로봇청소기의 개인정보 수집 관련 실태 점검 현황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이달 초 이개인정보위는 로봇청소기의 카메라·마이크 등을 통한 개인정보 유출 가능성에 대한 점검에 나섰다.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 1위 사업자인 로보락이 중국에 본사를 둔 사물인터넷(IoT)기업과 사용자 데이터를 공유한다는 논란이 발생한 데 따른 것이다.
고 위원장은 "로봇청소기 업체 5개 정도를 선정해 사전 실태 점검을 진행 중이며, 몇 달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데이터와 하드웨어적 요소를 동시에 갖춘 것들은 소비자가 안심하고 사용하게끔 하려면 인증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범용 인증제도를 도입하는 것은 고려사항이 많아 내부적으로 고민하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이날 브리핑에서는 개인정보위가 중국 온라인 쇼핑몰 테무를 대상으로 진행 중인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여부에 대한 조사 결과 발표가 지연되는 이유도 언급됐다. 테무는 국내 사용자 개인정보의 국외 이전 및 처리 과정에서 법적 절차를 준수하지 않았다는 의혹을 받는다.
고 위원장은 "테무와 소통하고 있는데 회사가 제출한 자료가 좀 아쉬워서 주고 받는 걸 몇 차례 하는 중"이라며 "조만간 조사 결과를 발표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실무자들의 의견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