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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야광봉 들고 입장한 이재명·김경수·김동연…모두가 "노무현" 외쳤다


입력 2025.04.21 00:05 수정 2025.04.21 00:05        데일리안 울산 = 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20일 민주당 영남권 대선 경선 합동연설회

이재명 90.81% 김경수 5.93% 김동연 3.26%

충청·영남표 싹쓸이한 李…"큰 책임감 느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경선 후보가 20일 울산시 울주군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1대 대선 후보자 선출을 위한 영남권 합동연설회'에 이은 투표 결과 발표 후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와아아아! 이재명! 이재명! 어대명! 이재명!"


20일 오후 경북 울산 전시컨벤션센터.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선거관리위원장이 영남권 합동연설회에서 권리당원 및 대의원 대상 투표 결과를 발표하자, 이재명 민주당 대선 예비후보 지지자들의 함성이 크게 울렸다. 민주당 추산으로 이날 연설회에는 5000여명의 인파가 몰렸다.


이 후보는 이날 민주당 두 번째 순회경선인 영남권에서 90.81% 득표율을 얻었다. 전날 충청권 88.15%보다 더 높은 득표율을 얻자, 이 후보 지지자들은 의자에 올라가 야광봉을 높이 흔들고, 얼싸안고 만세를 부르기도 했다.


다만 '이재명 대세론'에 불쾌감을 표하는 사람들도 보였다. 뽀글머리 가발을 쓴 눈에 띄는 복장의 한 민주당 지지자는 "영남권 대의원들 정신 차려라! 정신 차려라!"라고 외치며 행사장 문을 박차고 나가기도 했다.


2위는 영남과 깊은 인연이 있는 김경수 예비후보로 5.93%를 얻었으며, 3위는 김동연 후보로 3.26%를 기록했다.


충청권과 이날 영남권을 합한 득표율은 이 후보 89.65%, 김동연 후보 5.27%, 김경수 후보 5.17%로 집계됐다.


20일 더불어민주당 영남권 순회경선이 진행된 울산 전시컨벤션센터에서 이재명 예비 후보 지지자들이, 행사를 마치고 떠나는 이 후보를 배웅하고 있다. ⓒ데일리안 김희정 기자

이날 오후 3시 합동연설회 시작과 함께 세 후보는 모두 파란색 야광봉을 들고 나란히 입장했다. 후보들의 개성을 보여줄 수 있는 등장곡은 모두 달랐다. 이재명 후보는 'Turpak'의 ''Ascending'을, 김경수 후보는 전날에 이어 영화 '록키' OST의 'Can You Feel It'을, 김동연 후보는 N.E.X.T의 'Lazenca, Save Us'를 선곡했다.


특히 김 후보는 전날 충청권에서 프로야구팀 한화 이글스 점퍼를 입고 등장한 데 이어, 이날에도 롯데 자이언츠 점퍼를 착용하고, NC 다이노스 로고가 담긴 버튼을 가슴에 달고 나타났다.


세 후보는 연설에서 공통적으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정신을 강조하기도 했다. 영남은 노무현·문재인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만큼 민주당에서의 정치적 상징성도 상당하다. 이날 친문계이자 경남지사를 지낸 김경수 후보가 득표율 2위를 기록한 것도 영남과의 인연이 작용했다는 해석이 많다.


가장 먼저 정견발표에 나선 김동연 후보는 "김동연은 노무현의 계승자가 되고 싶었다.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의 영광과 유산은 민주당과 여기 계신 후보님들께 돌리고, 김동연은 노무현 대통령 부채의 계승자가 되겠다"며 "노무현 대통령이 못다 이룬 꿈, 복지국가의 꿈, 국가균형발전의 꿈, 이룰 자신이 있다"고 외쳤다.


이 후보는 "민주당에는 이미 승리의 길라잡이, 변화 발전의 설계도가 있다. 노무현·문재인 대통령의 꿈인 균형발전을 토대로 김경수 후보님의 부울경 메가시티 비전을 실행하겠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김경수 후보는 "민주당 승리의 기호, 김대중 대통령의 기호, 노무현 대통령의 기호, 기호 2번 영남의 아들 김경수, 당원 동지 여러분께 힘차게 인사 드린다"며, "경남에서 두 번 낙선했지만 언젠가는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 하나로 버텼다. 그것이 노무현의 마음이고, 김경수의 마음이고, 여기 계신 영남권 당원 동지 여러분의 마음"이라고 했다.


20일 더불어민주당 영남권 순회경선이 진행된 울산 전시컨벤션센터에서 이재명·김경수·김동연 예비후보 지지자들이 각 후보들을 응원하고 있다. ⓒ데일리안 김희정 기자

정견 발표를 마치고 영남권 득표율이 집계되는 시간. 지지자들이 각 후보들과 인사하고 사진을 찍느라 행사장은 북새통이었다. 울산에서 평생을 나고 자랐다는 A씨(60대·남)는 데일리안과 만나 "김경수 지사만이 노무현의 정신을 계승할 수 있다"며 "김경수는 분열의 정치가 아닌 통합의 정치를 할 수 있는 지도자"라고 말했다.


역시 영남 출신으로 부인과 두 딸과 함께 방문했다는 B씨(40대·남)은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지만, 세 명의 후보 모두에게 박수를 보낸다"며 "민주당의 축제를 즐기러 왔다"고 했다.


초등학교 2학년이라는 B씨의 자녀는 "우리나라 대통령을 뽑는 과정을 보게 돼 무척 신기하다"고 소감을 말했다.


경기도 화성에서 요양원을 운영한다는 이경심(60대·여)씨는 "김동연 후보를 응원하기 위해 울산에 왔다"며 "세계적으로 경제가 어려운데, 우리 경제를 살릴 사람은 김동연 후보 뿐"이라고 했다.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가 20일 오후 영남권 순회경선이 열린 경북 울산 전시컨벤션센터에 입장하고 있다. ⓒ김동연 캠프

이날 영남권 득표율에 대해 세 후보는 어떤 분석을 내놓았을까. 행사를 마친 뒤 가장 먼저 기자들과 만난 김동연 후보는 전날 충청권과 달리 영남권에서 3위를 기록한 것에 대해 "아무래도 김경수 후보가 이쪽 출신이고 배경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착한 2등을 하려고 나오지 않았다. 앞으로 우리 당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호남과 가장 많은 당원과 대의원을 갖고 있는 수도권에서 최선을 다해서 좋은 결과가 나오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김경수 후보는 "지지해 준 영남지역 당원 대의원께 감사드리고, 내게 보낸 지지 속엔 영남지역에서 어렵게 어렵게 힘들게 힘들게 민주당 당원으로서 걸어왔던 그분들의 땀과 눈물 배어있는 표라고 생각한다"며 "그 표를 기반으로 남은 경선은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남은 경선기간에서 더 좋은 성적 거둘수 있게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재명 후보는 충청권보다 영남권에서 득표율이 더 많이 나온 것에 대해 "88%나 90%나 큰 차이가 있는 것 같지는 않다"며 "우리 당원 여러분께서 제게 많은 기대를 갖는다는 의미일 것이고, 저로서도 큰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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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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