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90% 몰살 음모론?…‘진격의 거인’ 신드롬 이유는
식인 거인과 인간의 사투 ‘현실 가능 스토리’
인간은 생체 컴퓨터다. 뇌는 중앙처리장치(CPU), 혈관은 전선, 각종 장기는 소프트웨어에 해당한다.
소프트웨어(장기)에 따라 사람의 행동양식이 변한다. 실제로 장기 기증자의 성질이 장기 수혜자에게 전이된다. 미술가의 심장을 이식받은 환자가 갑자기 그림에 재능을 보이거나, 자살자의 장기를 이식받은 환자가 훗날 자살자와 똑같은 방법으로 자살하기도 했다.
이를 ‘셀룰러 메모리(세포 기억)’이라 부르는데 미국 심리학 교수 게리 슈왈츠에 의해 처음 명명됐다.
따라서 인간의 본성은 허상일 뿐,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 특정 바이러스가 뇌에 침투하면 성격이 180도 변하거나 기억상실증(포맷), 알츠하이머를 일으킨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또 임산부에게 유전자 조작 병원체를 주사하면 돌연변이가 태어날 수도 있다.
최근 화제를 모으고 있는 애니메이션 ‘진격의 거인(이사야마 하지메 원작)’도 이러한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다. ‘진격의 거인’은 식인 거인과 인간의 사투를 그린 작품이다. 2009년 일본 월간 소년 매거진에서 연재를 시작한 만화 원작은 9권 발행 기준 1000만 부를 돌파했다.
선풍적 인기를 끈 비결은 제목 그대로 거인의 극악무도한 진격이다. 거인의 주식은 오로지 인간이다. 다른 종 생명체엔 일절 관심이 없다. 또 생식기가 없어 의도된 ‘유전자 조작 괴물’로 비춰진다.
실제로 원작에서 거인의 유전자는 인간과 거의 동일했다. 누군가의 실험에 의한 돌연변이로 유추해볼 수 있다. 세계를 이끄는 권력자가 지구 인구를 줄이기 위해 살육 거인병기를 만든 것으로 예상된다. 살육이 목적이기 때문에 거인에게 번식은 곁가지다. 통제 불가능한 번식을 미리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생식기는 불필요하다.
‘진격의 거인’과 비슷한 세계관을 지닌 작품이 있다. 미국드라마 ‘워킹데드 시리즈’다.
극중 신세계질서(new world order)를 꿈꾸는 권력자들이 70억 인구 감소를 위해 좀비 바이러스를 퍼트렸고, 지구는 곧 좀비 천국이 됐다. 살아남은 소수 인간은 ‘진격의 거인’ 속 사람들처럼 보호벽을 치고 한데 뭉치거나 죽는 날까지 도피행각을 벌인다.
인육을 탐닉하는 좀비는 뇌가 깨어있음에도 생전 삶을 기억하지 못한다. 살아남은 가족마저 먹이로 판단할 뿐이다. 인간이 ‘양산품 생체컴퓨터’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 마디로 나약한 존재다. 바이러스에 걸린 컴퓨터처럼, 육안으로 볼 수 없는 초미세 병원균 하나에 쓰러진다.
좀비는 가상의 괴물이 아니다. 충분히 현실 가능한 스토리다. 병원체가 뇌를 점령하면 인간은 삽시간 병원체의 숙주가 될 수 있다.
최근 미국과 중국에서도 사람의 신체를 뜯어 먹는 ‘좀비 사건’이 잇따라 발생해 충격을 줬다. 마이애미에선 나체의 남성이 노숙자에게 다가가 얼굴 일부를 뜯어 먹었다. 메릴랜드에서도 대학생이 동급생을 살해하고 그 자리에서 심장과 뇌를 파먹었다. 중국 저장성 원저우시에서도 술에 취한 남성이 길 가던 여성을 넘어뜨린 뒤 얼굴을 마구 뜯어먹었다. 이 밖에 캐나다와 이탈리아 등 지구촌 전역에서 유사한 사건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
이와 관련, 미 연방 질병통제센터는 배스 솔트나 클라우드 나인으로 불리는 신종 마약혼합체 복용을 의심했지만 신빙성이 낮다. 그보다 공기 중에 떠도는 특정 바이러스에 감염됐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실제로 사건 현장 목격자들은 “마스크를 쓴 남성이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내 공기 중에 분사하고 사라졌다”면서 “이후 근처에 있던 사람이 갑자기 광폭하게 돌변, 길 가던 시민을 물어뜯었다”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인육을 먹은 사람들은 모두 범죄 직후 단기 기억상실증에 걸렸다.
이처럼 인간의 유전자 방어막은 허술하고 나약하다. 세계 인구를 줄이려 갖가지 방법이 동원되는 지금, 인간말살 방법을 자세히 다룬 ‘진격의 거인’과 ‘워킹데드’ 시리즈가 주목받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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