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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식 보고" vs 조영곤 "맥주마시다가..."


입력 2013.10.21 16:44 수정 2013.10.21 16:53        김수정 기자

<법사위 국감>국정원 댓글 사건 공소장 변경 관련 진실공방

국가정보원 댓글사건 특별수사팀장이었던 윤석열 여주지청장(사진 왼쪽)과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15일 밤 조 지검장 집을 찾아가 공소장 변경 신청과 관련해 보고했다."
"윤 지청장이 집에 찾아와 자정까지 다과와 맥주를 마시며 사적인 애기를 나누다 갑자기 보고서를 내놓았다."

국가정보원 댓글사건 특별수사팀장의 수사 배제에 따른 내부 갈등이 거세지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21일 서울고등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정원 심리전단 직원에 대한 공소장 변경신청의 적정성 여부 등을 둘러싸고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과 수사팀장이었던 윤석열 여주지청장의 폭로전이 벌어졌다.

이들은 앞서 15일 밤 두 사람 사이 보고가 정상적으로 이뤄졌는지, 결재·승인이 있었는지, 수사에 외압이 있었는지 등과 관련해 상반된 주장을 펼치며 정면으로 충돌했다.

특히 논란의 중앙에 있는 윤 지청장은 이날 국정감사에서 작심이라도 한 듯 15일 날 밤 조 지검장과 자신의 대화내용을 쉴 새 없이 폭로했다. 그러자 이날 국정감사 초반까지만 해도 의원들의 질문에 “진상조사 중이니 답할 수 없다”고 일관했던 조 지검장도 적극적으로 윤 지청장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하면서 두 사람의 진실공방에 불이 붙었다.

공방의 포문을 연 것은 윤 지청장이었다. 그는 국정원 직원에 대한 체포 등에 대한 보고가 있었는지와 관련, “수사보고서를 들고 지난 15일 밤 조 지검장 집을 찾아가 보고했다”며 “공소장 변경 신청을 위해서도 4차례 검사장의 재가를 받았다. 부팀장이 검사장에게 2차례 승인을 받았다. 법률상으로나 검찰 내부 규정상으로나 전혀 하자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조 지검장은 “15일 밤에 (윤 지청장이 우리 집에) 찾아와 자정까지 다과와 맥주를 마시며 사적인 애기를 나누다 갑자기 보고서를 내놓았다”며 “당시 보고서를 그 자리에서 한 눈에 파악하고 결정한 내용이 못돼 ‘깊이 검토하자’고 돌려보낸 것이 전부”라고 반박했다.

윤석열 여주지청장이 21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검찰청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의 질의에 답변한 뒤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 뒤를지나 자리로 들어가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그러자 윤 지청장은 “(15일 밤) 처음부터 조 지검장에게 (보고 안건에 대해) 얘기를 했다”며 “이렇게 된 마당에 사실대로 말씀을 드리겠다”고 당시 두 사람의 대화 내용을 소개했다.

그는 “당시 조 지검장님은 격노하며 ‘야당 도와줄 일 있느냐’ ‘정 하려면 내가 사표를 내면 해라. 순수성을 의심받는다’고 말했다”며 “이런 상태에서 검사장을 모시고 사건을 더 끌고 가기는 어렵다고 생각했다”고 폭로해 잠시 주위를 술렁이게 했다.

윤 지청장은 또 “국정원 수사는 수사 초기부터 외압이 있었다”면서 “이번 사건에서 이진한 2차장검사가 지휘 라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조 지검장을 압박했다.

그러자 조 지검장은 다소 침통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지지 않고 응수했다.

조 지검장은 ‘윤 지청장이 주장한 대화 내용이 맞느냐’는 김화경 새누리당 의원의 질문에 “검찰은 검사 한 사람의 조직이 아니고 검찰을 위한 검찰도 아니다”며 “검찰이 국민 위해서 뭘해야 하는지 분별하고 가야한다고 생각”이라고 운을 뗐다.

그는 그러면서 “그런데 국민들 앞에 검찰이 이런 모습 보이는 것이 이게 과연 국민위한 길인지, 우리 검찰 위한 길이지 의문스럽다”며 “그래서 최대한 참고 있는데 이런 데에서 아끼는 후배와 이런 문제로 공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진상조사를 통해 밝히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조 지검장은 “윤 지청장이 보고라고 주장하는 것은 제대로 된 체계를 갖추지 않았다. 보고라는 건 윗사람에게 통보하기 위해서 하는 게 아니다. 나의 지휘에 문제가 있었다면 책임을 지겠다”면서도 “나는 이렇게 항명이라는 모습으로 가리라고 생각도 못했다”고 덧붙였다.

검사의 ‘소신’이냐 상부에 대한 ‘항명’이냐

한편, 이날 윤 지청장의 발언을 두고 법사위 여당 측 의원들은 ‘제2의 검란’ ‘항명’이라고 질타한 반면, 야당 의원들은 ‘진실을 밝히려는 소신’이라고 맞붙었다.

정갑윤 새누리당 의원은 윤 지청장을 겨냥해 “이런 검찰을 국민이 어떻게 믿고 지낼 수 있겠나. 조폭보다 못한 행태”라며 “이게 대한민국 검찰 조직이냐. 시정잡배보다 못한 일이다. 이건 항명이자 하극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박범계 민주당 의원이 “말이 좀 심하지 않느냐”고 꼬집자 정 의원은 “시끄럽다”며 아랑곳하지 않고 윤 지청장을 매섭게 질타했다.

이춘석 민주당 의원은 윤 지청장과 관련, “진실을 밝히려는 게 어떻게 항명이 될 수 있나. 이는 옳지 않다”며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김수정 기자 (hohoki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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