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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학당' 배슬기는 왜 '은교'가 되지 못했나


입력 2014.04.04 07:20 수정 2014.04.07 13:39        김명신 기자

스크린 데뷔부터 연이은 19금 작품 흥행 실패

노출 홍보에만 급급, 정작 대역 논란까지 불똥

가수에서 배우로 전향한 배슬기의 행보가 다소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 박수엔터테인먼트

파격 노출로 화제를 모은 영화 ‘은교’의 김고은은 각종 시상식 신인상을 휩쓸며 연이은 차기작에 캐스팅 됐다. 영화 ‘몬스터’까지 흥행가두를 달리며 그야말로 승승장구다.

과거 물의를 일으킨 스타나, 오랜기간 인지도를 얻지 못한 여배우 중 파격적인 변신으로 다시금 재기의 발판을 삼은 경우가 많았다. 일단 노출로 홍보하는 것에 대한 눈총은 샀지만 ‘벗는 것’만 있었던 것이 아니라 캐릭터가 있었고 그 안에서 재기를 노리는 뜨거운 욕망과 열정이 있었다. 그 연기는 고스란히 영화 속에 묻어나 “000의 재발견”이라는 타이틀 하에 연기자로 입지를 다지거나 명성을 얻었다.

반면 가수에서 배우로 전향한 배슬기의 행보가 다소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영화 ‘야관문 : 욕망의 꽃’을 통해 40살이 넘는 나이차를 뛰어넘는 배우 신성일과의 파격 멜로 변신으로 주목을 받는 듯했던 그는 흥행 참패를 맛보며 신작으로 재기를 꿈꿨다. 하지만 새롭게 선보인 영화 ‘청춘학당 : 풍기문란 보쌈 야사’ 역시 배슬기의 노출만 홍보되며 연기력 인정이나 흥행성에서 실패한 분위기다. 연이은 참패를 맛보고 있는 셈이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스크린 데뷔작인 ‘야관문:욕망의 꽃’은 누적관객 6천85명을 기록했다. ‘청춘학당’ 역시 누적관객 3천747명으로, 일주일 만에 유료 서비스를 시작했다.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의 영화라는 핸디캡이 물론 작용했을 수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영화에 대한 평점 자체가 낮았다. 물론 극장 수입보다 IPTV 등 부가판권을 겨냥한 작품이라지만 이 마저도 신통치 않다. 극장 개봉 하루만에 내려지는 19금 영화들과의 경쟁도 심할뿐더러, 대역, 과다 홍보 등 입방아에 오른 작품에 대한 시선 역시 낙관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달 27일 개봉에 앞서 공개된 예고편 등을 통해 배슬기의 노출 열연이 시선을 모으며 그의 또 다른 연기변신에 이목이 집중됐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연 관객들의 평가는 냉혹했고 더욱이 그렇게 홍보하던 노출은 함께 출연을 맡은 성은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일부 장면에서 배슬기가 대역까지 쓴 정황이 드러나 네티즌들의 뭇매를 맞고 있다.

흥행 성적이나 부가판권 등은 제작진의 고민일 테지만 심각한건 배슬기 본인에 따른 앞으로의 행보다.

가수들이나 배우들이나 ‘노출’ 카드의 경우, 대부분 마지막이나 재도약의 기회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한 번 ‘노출’로 각인되는 이미지 타격은 좀처럼 끌어올리기 힘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첫 작품 ‘야관문’부터 ‘청춘학당’까지 ‘배슬기 노출’ 홍보 문구로 팬들을 자극했다. 그러나 막상 영화를 본 관객들은 ‘과다 현혹’이라는 평을 내놓고 있다. 극장에서 하루 만에 영화를 내린 작품이 ‘극장 개봉작’이라는 타이틀 하에 유료 서비스에서 몇 배의 돈을 챙기는 것과 마찬가지로, 본인이 아닌 대역을 쓴 베드신이나 몇 장면 되지 않는 노출신을 ‘파격 노출’ ‘파격 정사’ 등으로 홍보해 관객들을 낚는 행위는 같다는 주장이다.

가수에서 배우로 전향한 배슬기의 행보가 다소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 박수엔터테인먼트

포스터나 예고편에서의 과다 낚시 역시 지적의 대상이다. 물론 배슬기는 억울할 수도 있겠지만 영화 관객들은 배슬기에게 불편한 시선을 보낼 수 밖에 없다. 그렇게 노출 마케팅의 희생양으로 전락하고 만 셈이다.

작품성에 대한 갑론을박이 한창이라고는 하지만 어쨌든 노출에 초점을 모은 작품들에 연거푸 출연했고, 실패하면서 차기작 행보에 그다지 좋은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19금 영화로 배우로서의 입지를 다진 김고은과는 분명 다른 결과다.

대중들에게 이름을 알리고, 배우로 인정을 받고 싶은 열정은 백번 이해가는 부분이지만 그에 앞서 완성도 높은 작품에서 자신의 높은 연기력을 피력하는 부분이 급선무다. 연기가 되지 않는 배우는 벗어도 빛을 발하지 않는다. 그저 옷고름을 푸는 에로배우일 뿐이다.

김명신 기자 (sini@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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