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이 선물한 판다, 돈 먹는 판다?
지난 3일 방한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한국에 판다 한 쌍을 선물하기로 했다. 한 쌍 당 연간 100만달러(10억 970만원)정도의 임대료를 받고 한국에 빌려주는 ‘임대 형식’이지만 판다의 의미를 되새겨볼 때 귀한 선물임은 분명하다.
현재 중국을 벗어나 외지 생활을 하는 판다는 미국·영국·프랑스 등 13개국 18개 동물원 47마리(자이언트판다닷컴)에 불과하다. 중국은 1972년 미국과 수교할 때를 비롯해 일본·영국·프랑스 등과 국교를 맺을 때마다 판다를 선물했고 중국의 ‘판단 외교’란 말까지 생겼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번에 시 주석의 판다 선물에 대해 "(판다는) 양국 간 우호의 상징으로 한국인들의 많은 사랑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사랑스러운 판다를 바로 한국에서는 볼 수 없고 1~3년 정도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김종률 환경부 생물다양성 과장은 “중국 당국이나 해당 기관에서 우리 동물원이나 방역 당국 등과 실무 논의하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일러야 내년 이후에나 판다가 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한국에 판다가 오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994년에도 한·중 수교를 기념해 판다 한 쌍이 임대돼 경기도 용인 삼성 에버랜드 동물원에 보금자리를 튼 적이 있다. 그러나 막대한 유지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판다 한 쌍이 1998년 중국에 조기 반환됐다.
임대료 뿐 아니라 먹이 값을 포함해 여타 비용이 많이 든다. 지난번 에버랜드에서 판다를 키울 땐 죽순에 소고기, 콩가루, 쌀을 섞어 죽이나 빵 형태로 만든 '메인 요리'를 주고, '간식' 삼아 먹으라고 신선한 대나무 죽순 40㎏을 매일 우리에 제공했다. 더구나 중국에서 판다를 빌려줄 땐 사육사 2명과 수의사 1명이 마치 '패키지'처럼 함께 온다. 이들에게 월급도 주고, 숙식도 제공해야 한다. 여기에 판다 전용 전시관까지 지어 관리하려면 계속 추가비용이 든다.
아직 구체적 논의는 더 필요하지만 이번에도 우선은 에버랜드가 다시 한 번 판다의 보금자리로 정해질 가능성이 크다. 에버랜드 측은 “만약 판다가 온다면 ‘기쁜 마음’으로 잘 기르겠다”고 밝혔다. 판단 사육에 많은 비용이 들기는 하지만 이로 인한 유발 효과가 클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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