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장 드라마 자극 전개 불구 시청률 1위
주연 중도 하차 논란 속 26회 종기 종영
SBS와 MBC가 같은 시간대 방송한 주말 드라마로 희비가 엇갈렸다.
13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방송한 '장미빛 연인들'은 시청률 26.4%, '내 마음 반짝반짝'은 5.2%를 각각 나타냈다. 같은 날 나란히 종영한 두 드라마의 시청률 차이는 무려 21.2%포인트다.
이날 '장미빛 연인들'에선 백장미(한선화)와 박차돌(이장우)이 결혼하는 장면이 그려졌다. 췌장암을 앓던 차돌의 친모 백연화(장미희)는 세상을 떠났고, 장미의 아빠 백만종(정보석)은 자신의 죄를 뉘우치며 속죄했다. 주변 인물들도 행복한 결말을 맞았다.
지난해 10월 국민적인 인기를 끈 '왔다! 장보리' 후속작으로 방송된 '장미빛 인생들'은 1회에서 13.3%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고정 시청자층을 확보했다. 지난 5일에는 28.9%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 주말극 강자인 KBS2 '파랑새의 집'을 따돌렸다.
힐링 가족 로맨스를 표방한 '장미빛 인생'들은 기획 의도와는 달리 막장 요소가 다분한 드라마였다. 재벌, 불륜, 출생의 비밀 등이 곳곳에 배치돼 있다. 한국 드라마 특성상 막장 양념이 뿌려질수록 시청률은 치솟았다. 아이를 버린 장미와 차돌이 다시 만나는 장면에선 시청자들이 답답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천하의 나쁜 여자가 이제 와서 아이를 키우겠다고 나서니. 뻔뻔하기 그지없었지만 극 전개상 어쩔 수 없다. 두 사람이 만나는 과정에서 드러난 장미의 아빠 백만종(정보석)의 악행은 끔찍하다는 반응이 많았다. 아이까지 있고 두 사람이 좋다는데 해도 너무 한다는 비판이 자연스레 나왔다.
차돌이 연화의 아들이라는 진부한 '출생의 비밀'이 공개되면서 드라마는 통속극의 정점을 찍었다. 여기에 '가짜 아들'까지 등장했으니. 두 사람의 만남은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극적 상봉'이 됐다. 이후 차돌이 부잣집 아들이었다는 사실을 안 만종은 딸과의 결혼을 허락한다. 누가 봐도 술술 풀어낼 수 있는 이야기다.
그런데도 인기를 끈 건 이런 막장 드라마와 권선징악 이야기를 좋아하는 시청자들이 아직도 많기 때문이다. 욕하면서 안 보려고 해도, 뻔히 보이는 전개인데도 눈을 뗄 수 없는 이유다.
주연 한선화와 이장우의 연기 호흡도 나무랄 데 없었지만 이미숙 장미희 정보석 등 중견 배우들이 젊은 배우들을 뒷받침해준 것도 극을 안정적으로 이끈 성공 요인이다. 특히 백만종 역을 맡은 정보석의 연기는 혀를 내두를 정도.
반면 '내 마음 반짝반짝'은 어떤가. 이 드라마는 방영 전부터 배우들의 갑작스러운 교체로 잡음을 빚었다. 제작사는 배우들을 향해 대놓고 섭섭함을 드러냈고, 배우들은 보도자료를 내고 해명했다.
우여곡절 끝에 시작한 드라마는 한 서민의 딸이 집안의 복수와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치킨을 만들어가는 성공담을 그렸다. 반응은 미적지근했다. 밋밋한 전개와 헐거운 스토리는 시청자들을 끌어들이는 데 실패했다.
결국 방송 내내 2%대라는 충격적인 시청률로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평일 드라마보다 우위를 선점한 주말극에서 이러한 성적은 처참하다는 지적이 일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주연 이태임이 타 방송에서 욕설 논란에 휘말려 중도 하차하는 악재를 겪었다. 결국 방송사는 애초 기획한 50회의 반토막인 26회로 조기 종영을 결정했다.
제작사는 "그간 제작진의 의도와는 달리 다소 혼란스러운 일들이 불거졌던 점, 이로 인해 심려 끼쳐 드린 점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드라마 게시판에는 조기 종영을 반대하는 글들이 많다. 특히 시청자들은 50회까지는 아니더라도 드라마를 보는 한 명의 애청자를 위해서라도 30회 이상은 방송해야 했다고 안타까워했다. 시청률도 중요하지만 최소한 시청자와의 약속은 지켜야 한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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