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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승우 발언이 아니꼽나? '소신'과 '싸가지'의 구분


입력 2015.05.07 10:23 수정 2015.05.07 10:44        김헌식 문화평론가

<김헌식의 문화 꼬기>조승우의 '지적질'이 불편하다면...

배우 조승우(자료사진) ⓒ데일리안
과거 아날로그 시대에서는 스타나 인기인들은 대중매체에 등장하는 자신의 루머에 대해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 자칫 그런 태도가 화를 불러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었다. 긁어 부스럼을 만드느니 차라리 묵과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결과는 반대로 흘러가기 일쑤였다. 이러한 루머는 집요하게 그들을 고통스럽게 만드는 칼날이었다. 그들의 활동기반은 물론 생존을 위협하기에 이르렀다.

인터넷 시대가 되면서 악플이라는 신종 칼날이 등장했다. 이 신종 칼날은 상상을 초월했다. 그 칼날은 전방위적으로 스타나 인기인들을 포위 공격했고, 순식간에 사람을 무차별적으로 피폐하게 만들었다.

특히 포털 시스템을 통해서 폭발하는 악플들은 집요하게 정신적 육체적으로 황폐화시켰다. 허황되고 근거도 없는 루머들이 얼마나 위험한 지 지적이 되어도 그들에 대해 적극적인 태도를 취하기 힘들었다. 자칫 그러한 태도가 어떤 결과를 낳을 지 우려되었기 때문이다.

결과는 역시 소망스럽지 않았다. 심지어 예전처럼 묵묵히 견디다가 홀로 스스로 세상을 떠나는 연예인들도 생겨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스타들의 태도는 변화하기 시작했다. 악플이나 루머에 대해서 법적인 조치를 취하기 시작했다. 인터넷의 루머 경우에는 마음만 먹으면 추적이 용이했다. 그러나 배우 김태희 등 연예인들의 이런 적극적인 조치는 반드시 사법적인 처리를 바란 것은 아니었다.

또한 청소년의 경우에는 더욱 각별한 주의를 기울였다. 처벌을 원하지 않는 행동이 오히려 방조 효과를 내자, 배우 박해진처럼 같이 자원봉사에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사례도 나왔다. 모두 소신있는 행동이었다. 처음에는 법적인 조치가 역풍이 불지 않을까 노심초사했지만 결과는 긍정적이었다. 이는 모두 성숙한 팬 문화가 있었기 때문이다.

나아가 이번에 조승우가 보인 팬 문화에 대한 발언은 이러한 소신 행보에서 진일보한 측면이 있다.

예전 같으면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 벌어졌다. 과거에 스타가 팬들에게 활동 여부에 대해서 말하는 것은 금기였다. 무조건 스타는 모든 팬들을 수용해야지 참견을 하거나 지적을 해서는 곤란했다. 그것이 거만하거나 잘난 체 한다는 인식을 줄 수 있기 때문이었다. 자칫 원래의 의도와는 관계없이 매장을 당할 수도 있었다. 비록 정당한 근거와 이유 때문에 언행을 보였어도 말이다.

조승우는 디시인사이드에서 활동하는 팬들에게 자신의 뜻을 밝혔고 그것이 관련 회원들에게 불쾌감을 주었지만, 한편으로는 조승우를 지지하는 팬들이 더 많았다. 이를 단지 다수와 소수의 관점으로 볼 필요는 없어 보였다. 소수의 팬들이 차별을 받았다는 견해를 넘어 전체적인 관점을 갖는 것이 중요했다.

조승우는 단지 인권을 훼손하는 디지털 공간의 일면을 지적한 것일 뿐이었다. 스타도 자신의 주장을 할 수 있어야 하고 팬이라면 스타의 발언이 정당한 경우 수용해야한다. 그렇지 않다면 팬이 아닐 것이다.

스타도 사회적 발언을 할 수 있어야 하고 그것이 자신의 팬과 관련한 일이라면 충분히 가능하다. 다만 그 발언이 보편적인 상식과 원칙에 어긋난다면, 그에 상응하는 평가를 받아야 할 것이다.

더구나 조승우의 이번 발언은 강요나 권위적인 태도로 팬들의 활동을 제한하려 한 것도 아니었다. 메시지가 아니라 태도가 더 중요할 때가 있는데 이와도 거리가 있었다. 태도면에서 충분했다.

만약 정치적인 성향이 있는 스타라면 디시에서 활동하는 팬들에 대해 하나하나 언급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자칫 부정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예 외면했을 것이다.

그렇지만 조승우는 그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나름의 견해를 밝혔고, 그렇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소신 발언이라고 평가한다. 오히려 다른 인기 연합의 연예인보다 용기가 있어 보였다.

무엇보다 이는 팬과 스타의 문화를 변화하게 만드는 계기가 될 수 있었다. 자신의 인기를 위해 무조건 잘못된 행태도 용인하는 스타가 아니라 좋은 방향의 팬 문화를 같이 만들어가는 수평적 관계 형성을 유도하는 스타 이미지가 조승우에게 형성되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조승우의 행보는 팬과 스타의 새로운 관계 형성의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조승우의 발언에 대해 소신발언이냐 지나친 간섭이냐 하는 논란은 소모적이다. 서로 피상적인 형식적인 말만 나누는 사이가 아니라 할말은 하면서 더욱 돈독한 진정한 팬과 스타의 관계형성으로 거듭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글/김헌식 문화평론가

김헌식 기자 (codesss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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