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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방북 불허 이후 비난 비난 비난...북한 왜?


입력 2015.05.21 16:43 수정 2015.05.21 16:53        목용재 기자

전문가들 "현영철 숙청 등으로 김정은 권력의 안정화 필요"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대동강 자라공장을 찾아가 격분했다고 노동신문이 지난 19일 보도했다.(자료사진) 노동신문 캡처

북한이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개성공단 방문을 불허한 직후, 외교·국방·인도지원 분야와 관련된 비난 성명 및 담화를 연이어 발표하면서 남한과 미국을 비롯해 대외적인 대립각을 날카롭게 세우고 있다.

북한은 20일과 21일 이틀 간 국방위원회 정책국 대변인 성명, 외무성 대변인 담화, 적십자회중앙위원회 대변인 담화 등을 연이어 내놓고 남한과 미국을 비롯, 국제사회에서 가하고 있는 대북 제재의 부당성을 ‘억지주장’하고 있는 모양새다.

현재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이 이틀간 연이어 세 차례 성명 및 담화를 내놓은 것에 대해 이례적으로 평가하지는 않고 있다. 하지만 방북 승인이 났었던 반 총장의 '급작스런' 방북 불허 이후 연이어 나온 성명·담화이기 때문에 현재 북한의 의중이 강하게 드러나 있다는 평가다.

김광진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연구위원은 21일 ‘데일리안’에 “반기문 총장이 현재 서울에 와있고, 반 총장 취임 이후 처음으로 개성공단 방문을 추진하면서 세계 이목이 쏠렸었다”면서 “이를 이용해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면서 공세를 펼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연구위원은 “세계 이목이 집중되는 계기를 활용한다는 것은 어찌보면 노이즈마케팅이라고 볼 수 있다”면서 “연이어 발표한 성명 및 담화문을 보면 현재 김정은이 어떤 말을 하고 싶어하는지가 반영돼 있다”고 말했다.

오경섭 세종연구소 연귀위원은 “북한이 대외정책에서 핵무기 보유를 기정사실화하고 국제사회로부터의 이에 대한 제재는 부당하다는 어필을 하고 있다”면서 “국제사회가 북한의 핵보유를 인정하고 제재를 풀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북한은 이틀간 내놓은 성명 및 담화를 통해 현재 북한이 당면하고 있는 대외적 요구사항을 각 분야로 나누어 주장하고 있다.

21일 적십자회중앙위 대변인이 내놓은 담화는 남북간 활발한 교류협력을 위해 남한 당국의 대북 제재를 풀어야 한다는 취지다.

적십자회중앙위 대변인은 이날 담화를 통해 “인도주의라는 말을 염불처럼 외우기만 할 것이 아니라 동족끼리 오갈 수 있는 길부터 터놓는 것이 박근혜 패당이 해야 할 일”이라면서 “박근혜 패당이 인도주의 냄새라도 피워 북남관계를 파국에로 몰아넣은 책임을 모면하며 정권위기를 수습해보려는데 그 불순한 기도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괴뢰패당은 우리의 선의와 아량, 성의 있는 노력에 반공화국 대결과 전쟁 책동으로 도전하면서 북남관계를 파국상태로 몰아넣었다”면서 “가족, 친척상봉을 비롯한 인도주의 협력을 실현할 수 있는 조건과 가능성을 모조리 박살냈다”고 남북관계 파탄의 책임을 남한으로 돌렸다.

외무성 대변인도 앞선 20일 담화를 통해 미국의 대북 적대 정책을 폐지하라며 기존의 주장을 되풀이했다.

외무성 대변인은 “(미국과의) 대결과 긴장격화의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는 지금 흐름을 달라지게 하려면 미국이 우리에 대한 관점부터 근본적으로 뜯어 고쳐야 한다”면서 “우리는 미국에 지난 1월에만 해도 합동군사연습을 임시중지하면 우리도 핵시험을 임시중지할 수 있다는 용의를 보여줬으나 미국은 이를 거부하면서 핵문제 해결의 마지막 기회를 놓쳤다”고 억지주장을 펼쳤다.

대변인은 “미국은 대조선적대시정책의 전면적인 파산으로 궁지에 몰린 비참한 처지에 헤어나보려고 남을 물어뜯는데 광분하고 있다”면서 “케리는 최고수뇌부까지 걸고들며 존업높은 우리 공화국의 영상에 먹칠을 하고 다 거덜이 난 우리에 대한 인권압력 소동을 정당화해보려고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국방위 정책국 대변인도 같은날 성명을 통해 “유엔 안보리의 ‘결의’라는 것을 기준으로 우리 전략잠수함의 탄도탄수중시험발사를 도발로 지역 평화에 대한 위협으로 몰아붙이는 미국과 그 추종세력들의 처사에 대해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라면서 “유엔 안보리가 미국의 독단과 전횡에 따라 움직이는 기구, 공정성과 형평성을 줴버리고 주권존중의 원칙, 내정불간섭의 원칙들을 스스로 포기한 기구로 전락했다”고 비난했다.

이와 관련 오경섭 연구위원은 “최근 북한이 강경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은 현영철 숙청 등의 사건으로 내부적으로 김정은 권력의 안정화가 필요하기 때문”이라면서 “현재 내고 있는 성명 및 담화들은 현영철 숙청 이후 이러한 김정은의 강경기조를 명확하게 표현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목용재 기자 (morkk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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