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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인권상' 받은 위안부 할머니 "별로 안 반가워"


입력 2015.07.21 21:58 수정 2015.07.21 22:04        박진여 수습기자

일본 사과 이끌어내지 못하는 국회의원 향해 일침 "일본 공식 사죄할 수 있도록 힘 써달라"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는 21일 국회에서 열린 '2015 올해의 인권상'에서 "인권상 별로 안 반갑다"고 쓴 소리를 했다. ⓒ데일리안

"국회의원들이 지금부터라도 열심히 투쟁해서 일본이 공식적인 사죄하고 국제적 배상하게 해주세요. 너무 섭섭합니다. 오늘 상 주시는 것 별로 안 반가워요."

21일 아시아인권의원연맹과 국회인권포럼이 국회 귀빈식당에서 개최한 ‘2015 올해의 인권상’ 시상식에서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는 한이 섞인 울분을 토해냈다.

일본이 여전히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한 공식적인 사과를 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시상식을 준비한 국회의원들이 위안부 문제에 대해 제대로 된 조치를 취하고 있느냐는 지적이었다.

이용수 할머니는 이날 인권 보호 및 증진을 위해 기여한 활동가들에게 수여하는 '올해의 인권상'을 받는 48인의 위안부 생존자 가운데 한명으로 이 자리에 참석해 자신의 한스러운 심정을 밝혔다.

이 할머니는 "TV든 어디든 보면 국회의원들 굉장히 많던데 (여기 모인 국회의원은 얼마 안 돼) 이만큼 관심이 없다는 게 서럽다”면서 “미국의 마이크 혼다를 봐라. 외국 나가면 (한국 국회의원들이 아무 성과도 내지 못해) 정말 부끄럽다”고 토로했다.

이 할머니는 지난 2007년 연방의회 위안부 사죄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미국 정치인 마이크 혼다 의원과 우리나라 국회의원들을 비교하며 쓴 소리를 했다.

그러면서 이 할머니는 시상식에 참석한 국회의원들을 향해 “(위안부 문제) 해결도 못하는 우리나라 국회의원들이 국제적으로 손가락질 받고 있다”며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국회의원들이) 열심히 투쟁해서 일본이 공식적인 사죄하고 국제적 배상하게 해 달라”고 호소했다.

함께 인권상을 수상한 강일출 할머니는 “우리는 당해도 후세들이 안 당해야 되는데 가만히 있으면 한국이 또 바보처럼 당할 수 있다”며 “(국회의원들이) 이걸 기억해 힘써서 우리가 살아있을 때 원을 풀어줬으면 좋겠다”고 간곡히 청원했다.

이에 황우여 사회교육부총리는 “아베 총리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개인적으로 가슴이 아프다’ 한 마디 한 것 외에 할머니들께 제대로 사죄하지 않은 것은 대단히 유감스럽다”며 “일본은 범정부적으로 하루속히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주기를 강력히 요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함께 시상식에 참석한 권용현 여성가족부 차관은 “어르신들 한이 무엇인지 알고 있는데 정부에 몸담고 있는 사람으로서 아직까지 속 시원히 풀어드리지 못한 것이 굉장히 죄송하다”며 “이번 정부는 어느 때보다 이 (위안부) 문제에 확고한 생각을 갖고 있다. 그만큼 노력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아울러 아시아인권의원연맹에서 사무총장을 맡고 있는 홍일표 새누리당 의원은 “위안부피해자 할머니 238명중 현재 생존자는 48분밖에 계시지 않는다”며 “이제 더 이상 시간이 없는 만큼 일본 정부의 사과를 받을 수 있도록 국회인권포럼이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2015 올해의 인권상’은 일본군 위안부 생존자 48명이 수상했다. 시상식에는 이옥수, 강일출, 박옥선, 김원옥, 이옥선 씨가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대표해 자리했다.

박진여 기자 (parkjinye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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