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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원 싹쓸이? 그래도 무한도전은 사재기는 안한다


입력 2015.09.23 11:06 수정 2015.09.23 11:08        김헌식 문화평론가

<김헌식의 문화 꼬기>연예기획사의 소통방식이 달라져야

MBC 인기 예능 프로그램 ‘무도’ 영동고속도로 가요제편 동영상 화면 캡처.

한동안 '무한도전'과 '쇼미더머니'가 내놓은 음원들이 음원시장을 휩쓸었다. 요즘에는 방송예능 프로그램이 음원시장을 좌지우지하는 일도 많다. 이 때문에 방송예능을 포함하여 방송국이 음원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지적이 나온다. 이러한 지적은 일견 맞아 보이지만, 자연스러운 수요공급의 원리에 따른 것이라서 문제가 될 게 없다는 주장도 많다. 더구나 사재기 같은 것을 통해 불공적한 음원 시장환경을 만들어내지는 않는다.

최근에 음원사재기가 본격적으로 문제제기 되었다. 특정 광팬들이 몰려들어 어뷰징을 하는 것에서 벗어나서 기획제작사가 조직적으로 개입하거나 주도한 증거들이라 충격적으로 받아들여졌다. 물론 이같은 사재기는 업계예서는 공공연한 비밀에 속했다. 수많은 아이디를 통해 동시에 접속 순위를 올리는 방식과 브로커를 고용해 음원을 구입하도록 만드는 방식이 있다. 음반홍보대행사나 팬클럽들도 이러한 사재기를 통한 몰아주기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전화기 수백배로 음원 순위를 조작하는 것은 스마트모바일 시대의 어두운 면이기도 했다.

물론 해당 음원사이트로 지목된 멜론은 이에 대해서 사실 상 불가능한 이야기라고 말한다. 추천제가 문제될 리 없다고 한다. 하지만 항상 운영자들은 절대아니라고 부정할 수 밖에 없고, 브로커나 대행사는 어떻게든 방법을 만들어내는 상황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사재기 정황이나 증거나 신빙성과 설득력이 있다는 사실이다. 단순히 선호도만 누르는 것이 아니라 구매를 다양한 방식으로 추구할 수 있으니 말이다.

근본적으로 디지털미디어콘텐츠 환경이 직접성이 아니라 간접적 비대면적인 상황에서 음악을 구매하는 일이 빚어지면서 이러한 사재기는 더욱 은밀하거나 가공할 물량 공세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그렇기 때문에 음원을 발표했다하면 너도나도 1위 타이틀을 갖는 상황이 그 1등을 가치 없게 만들뿐더러 조작의 혐의가 일찍부터 제기되어 왔다. 음원사이트 1위가 권위를 잃은 것은 이미 오래전 일이다.

이러한 면은 텔레비전 예능프로그램의 노래들이 1위를 차지하는 상황에 대해서 할 말이 없게 되었다. 적어도 '무한도전'이나 '쇼미더머니' 그리고 '슈스케' 같은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손을 보인 노래들은 사재기의 의혹이 덜할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이러한 현상은 단지 방송 채널 파워 때문에 그들의 노래가 상위권을 지배하는 것과는 달리 봐야 하는 점이 있다.

특히 가장 많은 비판을 받고 있는 '무한도전'의 경우 아무리 영향력이 있어도 무도가요제가 열리는 2년에 한 번이다. 그리고 길어야 한 달 정도이다. 무엇보다 그들의 노래들은 개방과 소통성을 갖고 있는 점이다. 노래를 만드는 과정이 전부 공개된다. 그것을 통해 자연스럽게 지켜보는 시청자나 팬들은 간접적으로라도 참여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된다.

그러나 기획제작사의 노래들은 이러한 과정이 없다. 어느 날 갑자기 노래를 출시하고 그것을 팬들이 사야하는 입장이 된다. 따라서 처음부터 음원사이트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보인다거나 그것이 갑자기 팬의 외연을 확장하는 것은 타당해 보이지도 않는다. 이러한 점은 인터넷 시대에 연예기획사의 홍보채널이나 소통방식이 달라져야 함을 말한다.

미스틱이 아프리카TV와 손을 잡고, 포털 V앱에 적극적으로 가수들이 등장하고 있는 것은 바로 이러한 변화의 단초를 함의하고 있다. 단지 가수들이 자신들의 신변잡기적인 수다를 떠는 방송예능을 벗어나 스스로 음악을 말할수 있는 통로가 생겼기 때문이다. 그러한 소통방식을 취하는 것만이 음원시장의 취약성을 극복하는 것이다. 결국 사재기는 음원시장을 왜곡하여 본인들에게 해가 되는 악순환을 반복할 것이기 때문이다.

한번 시작한 사재기는 다른 이들의 사재기를 불러일으키기 때문에 일정한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손쉬운 방법을 선택하게 되고 그것은 지속적인 뮤지션 역량을 해치게 될 뿐이다. 또한 음원시장에 의존하기보다는 공연장을 통해서 팬과의 소통성을 강화하고 그것을 ICT와 연결시키는 것이 오히려 음원의 불안정한 수입구조에서 벗어나는 일이다. 그럴 때 방송예능과 경쟁하는 일도 없을 것이다.

글/김헌식 문화평론가

김헌식 기자 (codesss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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