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 통제하고 난민 수 제한하고, 그리스 퇴출까지 고려
국경 없는 유럽이 몰려드는 난민으로 인해 위기에 처했다. 유럽 국가간 자유 왕래를 보장하는 솅겐 조약을 사실상 중단하자는 요구 때문이다.
25일(현지시각)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유럽연합(EU) 내무장관 회의를 마치고 나온 오스트리아 내무장관 요한나 미클라이트너는 “솅겐 조약이 붕괴 일보 직전이다”라고 말했다.
올해 들어서도 줄어들지 않고 있는 난민에 유럽 장관들이 EU 집행위원회에 “국경을 2년까지 통제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했기 때문이다. 긴급한 경우 6개월까지만 국경을 통제할 수 있게 해둔 현 솅겐조약을 사실상 중단하자는 요구다.
유럽은 하루 평균 2000명 수준의 난민이 유입되고 있으며, 2017년까지 26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여 EU 국가들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소리를 높이고 있다.
영국 현지 언론은 스웨덴 덴마크 독일 오스트리아 노르웨이 슬로베니아 네덜란드 헝가리 프랑스가 6개월 동안 국경을 통제하고 있으며 이 조치는 2016년 봄에 대부분 기한이 끝난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국경 통제 기간을 늘리자는 주장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
오스트리아나 세르비아 등 일부 국가는 난민 수를 제한하기로 했다. 2015년 9만여 명의 난민을 받아들인 오스트리아는 “2019년까지 매년 유입되는 난민을 3만7500명 이하로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세르비아는 자국을 통해 독일 오스트리아로 넘어가는 난민의 수를 조절하겠다고 밝혔다. 독일 대통령 요하임 기우크 역시 “난민 수 할당을 도덕적 정치적으로 피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한 바 있다.
또한, 그리스를 솅겐 조약에서 일정 기간 퇴출하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난민 대다수가 그리스를 통해 유럽으로 유입되고 있으므로, 그리스 루트를 차단해 유럽을 지키는 ‘꼬리 자르기’ 방안을 내놓은 것이다.
그리스는 “다른 나라가 우리를 희생양으로 삼으려고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오스트리아 등 일부 국가는 “그리스가 난민과 관련된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독일 오스트리아 벨기에 등은 “그리스가 향후 6주 이내에 난민차단을 위한 방안을 내놓지 않는다면 퇴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스가 퇴출당한다면 EU 국가 간 분열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일고 있다. 수십만 명의 난민이 그리스에 오도 가도 못하고 갇힌다면 인도주의적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이탈리아와 룩셈부르크 등이 “유럽은 하나라는 이념에 맞지 않는다”며 반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상황이 심각해질 경우 그리스가 솅겐 조약 뿐 아니라 유로존에서도 방출되거나, 유로화까지 흔들릴 수도 있다고 예상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한편, 솅겐 조약은 EU 회원국 간에 입국 심사를 하지 않고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하는 조약으로 유로화와 함께 EU를 지탱하는 양대 중심축이다. 1985년 룩셈부르크에서 독일 프랑스 등 5개국이 서명한 후 1995년 발효되었으며, 현재 26개 유럽국가가 가입해 있다.
솅겐 조약은 한번 중단하면 다시는 되돌릴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EU 집행위원회 관계자는 “2년 동안 국경을 통제하고 나면, 그 이후에 국경 통제를 중단하는 곳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