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동생 야동같은 오디션? 스타디션이 주목받는 이유
<김헌식의 문화 꼬기>다양성을 계속 유지되는 것만이 오로지 가야할 길
MBC '무한도전' 가요제는 2007년 7월 7일 방송되었던 ‘강변북로 가요제’를 시작으로 매년 2년마다 열었다. 1회 '강변북로 가요제', 2회 '올림픽대로 듀엣가요제', 3회 '서해안고속도로 가요제', 4회 '자유로 가요제', 5회 '영동고속도로 가요제'가 열릴 때마다 내용과 화제성은 달랐지만, 그 형식은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 포맷의 일관성은 바로 전문 뮤지션과 뮤지션이 아닌 무도 멤버들이 같이 작업을 하고 공연무대에서 경연을 하고, 그 내용을 방송한다는 사실이다. 무도 멤버들이 동일시를 할 수 있는 시청자들의 대리자라는 점에서 보았을 때, 대리만족감을 줄 수 있는 여지가 충분했다. 만약 이 무도가요제에 일반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다면 어떨까. 팬들은 가요제의 노래의 선정에 참여하는 수준이었다.
일반인을 상대로 하는 오디션 프로그램은 물론 그동안 주목을 받아 온 것이 사실이고 최근에는 변화의 모색을 통해서 색다른 이목집중 결과 도출에 성공해왔다. ‘슈퍼스타K’가 일반인 가운데 최종 승자를 전문가수로 만들어주는 포맷을 한국화 한데 이어서 비슷한 프로그램들이 많이 생기기도 했다.
심지어는 ‘나가수’처럼 가수들을 마치 아마추어들의 경연처럼 승부를 갈라 보이는 형식까지 선보였다. 이것은 감각적인 호기심을 자극하는 방식이었다. 마치 어린 아이들이 슈퍼맨과 배트맨이 싸우면 어떻게 될까 궁금증을 갖게 되는 그런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맥락과 같았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이는 단기적은 흥미 충족에 불과했다. 만약 슈퍼맨이 배트맨이 이긴다면, 배트맨 팬들을 등을 돌릴 것이다. 최고의 가수들이 맞붙었을 때도 마찬가지다. 방송은 특히 시간이 지날수록 더 많은 시청자를 유지해야 하지만 갈수록 이탈하는 현상이 일어나게 된다.
더구나 한 명의 가수가 아니라 여러 명의 가수를 동시에 좋아하는 것이 시청자들의 현실이기 때문이다. 인기 스타 가수로 초반에는 눈길을 끌겠지만, 더 이상 주목을 끌 수 없게 된다. 문화적 다양성 측면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각 가수들은 다양한 음악을 사람들에게 향유할 수 있도록 하는 예술인지 1, 2등을 다퉈야 하는 사람은 아닐 것이다.
‘케이 팝 스타’의 경우에는 현실적인 시청률 확보 전략을 더욱 강화했다. 대형 연예 기획사와 바로 연결시켜주는 것을 참가 인센티브로 내세웠다. 마치 기획사 오디션 현장을 방송이 중개해주고 있는 모양새였다. 당연히 폭발적인 참여가 있었다.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이 안정적인 활동을 입상자에게 제공해주지 못하는 한계를 익히 참가자들이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제는 대국민 오디션 지향은 사라지게 된 것이다. 실력 있는 누구나 참여하고 뒤늦게 재발견하며 성공적인 활동을 할 수 있게 만든다는 취지가 무색해진 것이다. 즉 기획사들이 좋아할만한 응시자들이 모여들 수밖에 없다. 더구나 대표가 기획사 전체를 좌지우지 하는 경우에는 그들의 취향이 합격자의 당락을 좌우하기 때문에 더욱 그럴 수밖에 없다.
여기에 ‘프로듀스 101’은 연습생들을 대상으로 삼아 기획사들을 대상으로 경쟁을 격화 시켰다. 어떻게 보면 참여자들의 범위를 더 좁힌 것이라고 할 수가 있었다. 화제성 면에서는 단연 최고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이미 실력 있는 연습생들이 경쟁을 벌이는 것이기 때문에 스타발굴의 성격이 더 강화되기 때문이다. 대리만족이라는 점은 충분히 생각할 수 있지만 일반인들의 직접적인 참여도와는 성격이 다르다. 반응 때문인지 앞으로 ‘케이 팝 스타 시즌 6’에서도 이러한 연습생들을 포함시켜 이른바 프로와 아마추어가 계급장 떼고 경쟁을 벌이도록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최근에 음악 예능은 다른 융합을 보여주고 있다. 이른바 스타와 오디션의 결합인 ‘스타디션’이다. 예컨대, ‘판타스틱 듀오’는 스타와 일반 참가자들을 결합시키고 있다. 이런 점은 ‘나가수’의 한계점을 극복하는 것이며, 오디션 프로가 갖고 있는 복잡성과 피로감을 덜하게 만든다.
기존의 스타 가수들은 자신과 함께 공연할 수 있는 멤버들은 직접 선택한다. 이러한 점은 참가자 입장에서는 인정을 받고 선택받은 것을 의미한다. 참여자들에게 접근성을 용이하게 만들어준 것이다. 일반 오디션 프로그램은 절차가 복잡하고 방송에 노출되는 기간이 피로도를 증가시킨다.
이 과정에 제대로 자신의 알리지도 못하고 만다. 물론 대결 결과에 따라 활동의 기간은 늘어나는 단계를 밟게 된다. 일단 유명 가수들은 대중적인 인기를 얻어 왔기 때문에 대중음악 뮤지션으로 인정받아야 한다. 아울러 자신들의 정체성과 색깔에 맞게 지원자들을 발굴 육성하면서 활동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것이다. 이러한 점들을 요즘 음악 예능 프로그램들이 채워주고 있는 것이다.
‘복면가왕’은 결국 연예인들을 알아맞히는 게임이 된지 오래다. 시청자들이나 일반인들은 그들의 노래를 들으면서 누구일지 맞추어야 한다. 물론 그들에 대한 편견이라는 것은 결국 미디어가 만들어낼 뿐인데 말이다. 미디어가 만들어낸 편견을 걷어내는 작업에 시청자들이 거수기로 남아 있기 보다는 누구나 더 참여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앞으로 오히려 탈락되었던 참가자들을 다시금 재발견 시켜 그들의 역량에 맞게 활동의 영역을 찾아주는 것이 오히려 방송의 공공적 가치를 높여주는 것이다. 이는 또한 단지 기획사 취향의 음악들을 양산하는 것보다 더 나은 방향이라고 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무한도전' 가요제는 스타성의 가수와 이미 스타인 모두 멤버들이 프로와 아마추어의 코드를 결합하여 새로운 음악들을 선보여 왔다. 최근 음악 예능들은 프로 뮤지션들의 정체성과 그 가치를 인정하고 그 바탕위에 일반들의 참여를 확대하고 있는 셈이다. 문화에 정답이 없듯이 음악에도 마찬가지다. 정답이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기획사의 대규모 마케팅뿐이다. 케이 팝 한류 때문에 정답으로 보일 뿐이기도 하다. 다양성을 계속 유지되는 것만이 오로지 가야할 길일 것이다.
글/김헌식 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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