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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인터뷰] 강혜정 "배우 강혜정의 삶? '희망'적"


입력 2017.02.28 08:47 수정 2017.02.28 09:15        김명신 기자

영화 '루시드드림'으로 2년 만에 복귀

"배우이자, 엄마의 삶 앞으로 더 기대"

영화 '루시드드림'으로 2년 만에 복귀
"배우이자, 엄마의 삶 앞으로 더 기대"

배우 강혜정이 영화 ‘개를 훔치는 방법’ 이후 ‘루시드 드림’으로 2년여 만에 스크린에 복귀했다.ⓒ NEW

여전히 영화 ‘올드보이’를 떠올리면 배우 강혜정이 연상된다. 그의 필모그래피를 보면 선굵은 영화들이 주를 이루고 있고, 그에 따른 충무로 업계에서의 ‘선입견’은 어쩌면 그의 연기 인생에 발목을 잡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혜정은 “양보다는 질, 작품 선정에 ‘주인공’은 전혀 중요한 요소가 아니다”라고 손사레를 친다. 그러면서 자신을 향한 ‘큰 그릇’의 선입견은 다작(多作)을 할 수 없는 부정적 요소로 작용한다고 털어놨다.

배우 강혜정이 영화 ‘개를 훔치는 방법’ 이후 ‘루시드 드림’으로 2년여 만에 스크린에 복귀했다. 이번에는 그 어떤 작품에서도 보다 전문직인 ‘정신과 의사 수현’ 역으로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서울 삼청동 모처에서 만난 강혜정은 개봉을 하루 앞둔 긴장감 보다는 역할을 다 해낸 여유로운 모습으로 취재진을 반겼다. 그러면서 배우로서의 삶, 최고의 화려한 시절을 보낸 20대, 그리고 엄마와 아내 강혜정, 앞으로의 배우 강혜정 등을 언급했다.

“편안하게 하루(타블로 강혜정 딸) 키우면서 지냈어요. 요리를 잘 하는 편이지만 좋아하지는 않아요. 설거지를 정말 싫어하거든요. 하하하. 이 작품을 접하고 나서 주인공이냐 아니냐 여부는 전혀 중요하지 않았어요. 시나리오와 감독의 확고한 플랜, 그리고 관객들을 설득할 수 있는 캐릭터라는 점이 중요했죠.”

강혜정은 극중 권위 있는 정신과 의사 역으로, 친구인 대호(고수)가 계획적인 납치로 아들을 잃은 사실을 접하게 된 후 루시드 드림을 이용, 과거의 기억으로 범인의 단서를 찾게 해주는 캐릭터를 연기했다.

단서도 목격자도 없어 3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면서 미제로 남게 되는 절박한 상황에서 범인을 추적하는 대호에게 결정적으로 도움을 주는 인물로, 임팩트 있는 연기가 답보돼야 하는 캐릭터이기도 하다.

배우 강혜정이 영화 ‘개를 훔치는 방법’ 이후 ‘루시드 드림’으로 2년여 만에 스크린에 복귀했다.ⓒ NEW

강혜정은 “소현이라는 캐릭터 자체가 시나리오 내에서 상징적이거나 성격적이거나 부각되어진 인물이 아니다”면서 “루시드 드림을 사용할 수 있는 설명서 같은 캐릭터라고 해야 할까. 관객들에게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영화 내적으로 관객들에게 상황을 전달해줘야 하는 설명적인 쓰임이 있는 캐릭터”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나와의 공통점을 찾기 보다는 독립적인 면에서 해야 할 역할에 대해 고민한 인물이었다”고 소회를 덧붙였다.

그러면서 대호와 소현의 관계 설정과 관련해 ‘개연성 부족’ 지적에 대해서는 “친구 관계이고, 루시드 드림 시도 이전에 여러 신들이 있었지만 영화에 반영되지 않았다”면서 “그러나 어느 정도 대호의 상황과 입장에 대해 알고 있는 충분히 알고 있었고, 영화적 주축이 나와 대호가 아닌, 아들을 잃은 아버지의 범인 찾기였기에 방해적 요소가 되지 않을까 했던 부분이었다”고 편집과 관련해 쿨하게 대처했다.

“과거, 20대? 당시에는 독창적인 캐릭터들이 매력이 있다고 생각했던 거 같아요. 나는 평범한데 주변이 이상한 거야 하는 느낌이랄까요. 그렇게 특이한 인물들이 살아 숨 쉬는 캐릭터라고 인식할 시기였고, 지금은 캐릭터의 매력 보다는 작품에 어떻게 스며든 캐릭터인가가 더 고민하는 편이에요. 장치적이든 주인공이든 영화에 ‘쓰임’이 있는 캐릭터랄까요?.”

20대 초반과 후반, 그리고 30대 중반의 강혜정은 분명 달라져 있었다. 그는 ‘변하는 세상에 따른 자신의 변화’를 꼽았다. 그러면서 굵직한 연기 이후의 달라진 업계의 시선들, 그리고 공백기, 새로운 작품을 향한 희망적 시선 등을 고백했다.

강혜정은 “발전이라 함은 쉬어야 할 때 쉬고, 하고 싶을 때는 해야 하는, 그런 거 같다”면서 “야망이나 자존심을 앞세워 중요한 타이밍을 놓치면 그 보다 미련한 일은 없다”고 피력했다.

“‘올드보이’라는 작품을 통해 소위 많은 분들의 관심을 받게 됐죠. 지금 어떠한 작품을 통해 그때의 그 경험(인기)을 다시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차이는 있다고 생각해요. ‘루시드 드림’이, 혹은 다음 작품이 그러지(흥행이 되지) 않더라도 더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과거에는 배워야 할 것에만 얽매인 순간들이었어요. 주변을 여유 있게 관찰하지 못했던 시기였죠. 지금은 그때랑 달라진 게 정서를 보게 되더라구요. 감독과 상대배우의 정서, 캐릭터를 끌어내기 위해 지속적인 에너지를 표출 등의 정서말이에요.”

배우 강혜정이 영화 ‘개를 훔치는 방법’ 이후 ‘루시드 드림’으로 2년여 만에 스크린에 복귀했다.ⓒ NEW

작품을 대하는 태도의 변화는 캐릭터를 이해함에 있어도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3년 만의 촬영장이 낯설었지만 연기를 100% 발휘하기 위해 부던히 노력했다. 또한 자신의 촬영분을 확인하고 또 확인하며 감독과 대화로 캐릭터를 만들어나갔고, 감독을 향한 믿음과 냉정한 평가는 또 다른 ‘수현’이라는 인물을 탄생시켰다.

“첫 촬영분 부터 편집됐어요. 전혀 섭섭하지는 않아요. 이 영화는 법을 지켰느냐 여부 보다는 잃은 아들을 3년 동안 ‘믿음’ 하나로 찾고 있는 남자의 이야기거든요. 그 남자 대호와 관계설정에서 소현이 설득력을 얻는 캐릭터로 표현이 됐다면 그걸로 만족해요. 영화적 장치로서의 캐릭터이기에 충분히 만족해요. 비중이나 타이틀 보다 좋은 에너지를 가진 캐릭터, 꼭 필요한 캐릭터를 해내는 것이 더 행복하고 뿌듯해요.”

강혜정은 꾸준히 다양한 캐릭터에 도전하고 있다. 앞으로도 그의 도전은 계속될 거라고 덧붙였다. 그 도전의 힘은 바로 “희망”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희망을 향한 “용기”를 언급하면서 “용기는 삶이 팍팍할 때 생동감을 얻게 되는 거 같다. 선택의 기로에 놓였을 때, 용기를 내거나 타협하거나. 그렇기에 난 ‘희망’이라는 단어 하에 도전을 하고, 배우 강혜정의 미래 역시 희망적이다”라고 밝은 웃음을 지었다.

“오랜만에 촬영장을 오면 낯설고, 그에 따른 최상의 연기가 나오지 않는 것도 사실이죠. 경계하는 부분이기도 해요. 하지만 며칠이 지나면 금세 적응이 되죠. 체코로 신혼여행을 갔는데 처음에는 신기하고 낯설었는데 이틀되니 편하고, 일주일 지나니 눈감고 다니겠더라구요. 하하하. 촬영장이 그런 거 같아요. 낯섬이 주는 긍정적인 요소, 그리고 그 이상의 부담은 극복해야 할 제 몫이죠.”

다작을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대중의 이미지가 아닌 충무로에서의 선입견”이라고 털어놨다. 사실 그동안 강혜정이 해온 작품들이 굵직굵직 한데다 강혜정의 연기 역시 선 굵고 강렬한 캐릭터가 주를 이루다 보니 그를 향한 ‘기대’ 역시 적지 않다는 것.

“난 공교롭게는 20대부터 선명한 작품들을 해왔다. 그러면서 당시의 이미지들이 박혀 버렸다. 하지만 나는 자유롭고, 해탈하고 싶다. 다양한 캐릭터를 도전하고 싶고, 연기하고 싶다. 그러나 관계자들은 ‘그 그릇(캐릭터)이 강혜정이 하기에는 작고 초라하지 않나’라고 한다. 그 틀이 너무 아쉽다. 물론 내가 깨야 할 선입견이고 틀이다. 그렇기에 나의 40대, 50대 배우 인생 역시 희망적이다. 해야 할 것들이 많으므로.”

김명신 기자 (sini@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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