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인 골종양, 김우진 비인두암
입대가 불법적 군 면제 보다 이득
유아인 골종양, 김우진 비인두암
입대가 불법적 군 면제 보다 이득
“순수하게 기쁜 마음으로 군대를 다녀올 남자는 없다.”
미국 CNN의 ‘토크 아시아’ 출연한 공유가 한 발언 가운데 일부다. 물론 공유는 바로 이어 “복무를 끝내고 나니 2년이 귀중한 시간이었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군 복무의 장점을 언급했다. 그렇지만 군 입대를 앞둔 20대 남성들의 정확한 속내를 솔직하게 언급한 표현이라 눈길이 간다.
굳이 연예인이 아닐 지라도 대다수의 남성들에게 군 입대는 순수하게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일 대상은 아니다.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의무감을 다하기 위해 군에 가는 것이다. 문제는 순수하게 기쁜 마음은 아닐 지라도 반드시 가야 하는 군대를 가지 않기 위해 온갖 편법을 악용하고 불법을 자행하는 이들이다. 몇몇 남자 연예인이 이런 병역 비리에 휘말리면서 연예인의 군 입대를 바라보는 시선 역시 곱지 않아졌다.
사실 90년대 까지만 해도 연예인의 병역 면제가 그리 화제가 되진 못했다. 병역 면제가 될 지라도 최대한 조용히 그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으며 병역 면제 사유가 공개되는 일도 흔치 않았다. 문제는 지난 2001년 병역법 개정으로 이중 국적자이던 연예인들이 국적을 정리해야 하는 상황이 연출되면서부터다. 이 과정에서 미국 국적을 버리고 한국 국적을 선택해 결과적으로 군에 입대한 스타들도 여럿이다. 당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던 아이돌 HOT의 토니 안이 대표적인 경우다. 반면 유승준은 미국 국적을 선택해 군 입대를 피했지만 지금까지 스티브 유라 불리며 한국 입국 조자 하지 못하고 있다.
유승준을 기폭제로 남자 연예인의 병역 면제에 관심이 집중되자 이미 병역 면제를 받은 남자 연예인의 병역 면제 사유가 화제가 됐다. 2000년대 초반은 PC통신에서 인터넷으로 IT의 기반이 막 옮겨 가던 때다. 정보의 바다인 인터넷을 통해 온갖 정보가 공유되기 시작한 시점이 이런 일이 불거진 것. 이로 인해 다양한 남자 연예인의 병역 면제 사실과 그 사유가 공개됐다. 엄청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남자 연예인에게 그런 육체적 정신적 결함이 있었다는 부분이 엄청난 충격이 됐다. 또 그 과정에서 병역 비리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다.
당시 인터넷에선 두 가지 연예계 정보가 폭발적으로 공유됐다. 하나는 병역 면제 남자 연예인과 그 사유를 둘러싼 정보이며 또 하나는 연예인들의 졸업앨범을 비롯한 학창시절 사진들이다. 이를 통해 수많은 연예인의 성형 의혹에 직면하게 됐다.
그 이후에도 잊힐 만하면 한 번씩 연예인 병역비리 사건이 불거졌다. 사구체신염을 비롯해 커피가루 등을 갈아서 마신 쥐 괄약근에 힘을 줘 순간적으로 혈압을 높이는 방식으로 군 면제를 받은 연예인도 있었다.
그렇지만 정상급 연예인의 병역 비리는 사구체신염 파동을 거친 뒤 크게 줄어들었다. 그 이유는 군 입대가 순수하게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일 사안은 못 되지만 연예인이라는 직업인으로서는 사업적으로 순작용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사실 군대는 당연히 가야하는 곳이다. 그렇지만 일부 스타들이 군 입대를 피하려 병역비리를 저지르다 보니 정상적으로 군대만 갈 지라도 팬들의 호응도가 높아졌다. 락커로 변신한 뒤 엄청난 안티 팬들의 공격을 받았던 문희준이 대표적이다. 무뇌충이라 불리며 비호감도가 상당히 높았던 문희준은 군 복무를 마친 뒤 이를 계기로 이미지가 급상승하는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이미지가 중요한 연예인 입장에선 군 복무가 이미지 상승을 위해 매우 적절한 카드로 급부상한 것. 이미지 상승을 위해선 현역 입대(가급적 최전방으로. 해병대 등으로 가면 추가적인 이미지 상승효과가 동반됨)가 좋지만 이제는 사라졌지만 연예사병도 나쁘지 않았으며 공익근무요원도 크게 문제되진 않는다.
이왕 가는 군대라면 잘 가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공유의 군 입대는 두고두고 회자되는 군대를 잘 간 케이스다. 공유는 2001년에 데뷔해 2003년부터 주연급이 됐지만 그리 인기가 높은 편은 아니았다. 안정된 연기력에 어느 정도의 스타성이 보장돼 주연급으로 활동했지만 뭔가 폭발력이 부족한 기대주였다. 만년 기대주로 끝나는 스타들도 많다는 점을 감안할 때 2007년에 출연한 드라마 ‘커피 프린세스 1호점’은 공유에게 엄청난 기회가 됐다. 말 그대로 만년 기대주에게 한 방이 제대로 터진 것. 이를 계기로 보다 본격적인 활동을 이어갈 수도 있었지만 공유는 대신 군 입대를 선택한다. 이미 엄청난 스타성을 확보한 상황에서의 군 입대는 이미지 상승효과를 더욱 배가 시켰으며 나름의 신비주의적인 전략까지 더해지는 신의 한 수가 됐다.
이후 연예계에선 공유처럼 한 방 제대로 터트린 직후 군 입대를 하고자 하는 남자 연예인이 많아졌다. 공유의 업그레이드 버전이 바로 현빈이다. 현빈은 드라마 ‘시크릿가든’으로 엄청난 대박을 낸 직후 군에 입대했다. 그것도 해병대였다. 당연히 이미지 상승효과는 엄청났다. 게다가 현빈은 드라마 촬영 틈틈이, 그리고 드라마 종용이후 군 입대까지의 짧은 기간을 CF 촬영에 올인했다. 그러다 보니 현빈이 군에 입대한 뒤에도 그가 미리 찍어 놓은 CF가 계속 방송됐다. 군 입대 이후에도 꾸준한 수입이 보장된 데다 거듭된 CF 출연을 통해 대중의 눈에서 멀어지지 않는 효과까지 누리게 된 것.
최근 두 명의 남자 톱스타가 군 입대를 두고 논란에 휘말렸다. 골종양으로 힘겨워 하는 유아인과 비인두암 투병 중인 김우빈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87년생으로 더 이상 군 입대를 늦출 수 없는 유아인은 촬영 현장에서 어깨를 다쳐 거듭 재검을 받았다. 이런 과정에서 군 입대를 피하기 위한 꼼수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고 결국 병명이 골종양으로 밝혀졌다. 이 와중에서 유아인 측은 “더 심해지지 않는다면 군 입대가 충분히 가능하다”며 군 입대 의지를 밝히고 있다. 그렇지만 여전히 유아인의 골종양을 색안경 끼고 바라보는 시선이 존재한다.
최근 김우빈은 비인두암에 걸렸다는 사실이 공개됐다. 김우빈은 89년생으로 아직 군 입대를 몇 년 더 미룰 수 있다. 그렇지만 그의 충격적인 암 투병 소식이 알려지자 일부 네티즌을 중심으로 군 면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기본적으로 ‘순수하게 기쁜 마음으로 군대를 다녀올 남자는 없다.’ 그렇다고 군에 가지 않으려 암에 걸리려고 하는 남자도 없다. 군 입대와 암 투병은 동일선상에 두고 비교할 사안도 되지 않기 때문이다. 유아인과 김우빈이 결국 군에 입대할 지 면제 판정을 받을 지는 아직 불분명하지만 이 두 가지 사안을 동일선상에 두고 시시비비를 논할 수는 없다는 의미다.
게다가 개인적인 입장에선 군 입대가 ‘순수하게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이기 힘든’ 문제일 수 있지만 연예인 입장에선 다르다. 정상적인 절차를 통해 군 면제를 받을 지라도 거듭되는 관련 의혹을 달고 지내는 것 보다는 군 입대를 통해 이미지를 상승 시키며 2년여의 공백기를 가지며 연예계 활동에도 뭔가 변화를 주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또한 군 전역 이후 첫 컴백 작품이 상당한 프리미엄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된다는 부분 역시 연예인 입장에선 상당한 플러스다. 결과적으로 군 입대와 군 면제의 효과를 연예인 입장에선 비교할 경우 군 면제보다 군 입대가 훨씬 긍정적이다. 굳이 비리를 저지르면서까지 군 면제를 받을 필요성이 크게 떨어지는 환경이 조성됐다는 의미다. 이런 까닭에 톱스타들의 병역 비리 관련 뉴스도 뚝 끊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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