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결산②] 천만 태운 '택시운전사'·범죄 액션물 '강세'
'범죄도시'·'청년경찰' 예상 밖 흥행
마블 히어로·'킹스맨' 여전한 인기
'범죄도시'·'청년경찰' 예상 밖 흥행
마블 히어로·'킹스맨' 여전한 인기
2017년 국내 영화시장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성적표를 받았다. 천만 관객 돌파 영화는 '택시운전사' 한 편뿐이며, 한국 영화의 다양성은 눈에 띄게 약화됐다. 흥행 20위 안에 든 국내 작품 10편 중 범죄·액션물이 6편에 이른다.
관객 수는 외화와 한국 영화가 비슷하다. 지난 17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점유율은 국내 작품이 49.2%(1억3만명), 해외 작품이 50.8%(1억300만명)를 각각 기록했다. 6년 연속 관객 1억명 돌파다.
'택시운전사' 외에 올해 관객들의 사랑을 받은 작품들을 국내·외 작품별로 살펴보자.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박스오피스 20위 내 작품을 살펴보면 국내 작품과 해외 작품이 각각 10편씩 포진돼 있다.
천만 관객 태운 '택시운전사'
박스오피스 1위는 '택시운전사'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조명한 '택시운전사'는 지난 8월 20일 천만 관객을 실어날랐다. 우리 영화로는 15번째, 외화까지 합치면 19번째 천만 영화다. 누적 관객 수는 1200만명.
주연 배우 송강호는 '변호인'(2013년·1137만4871명), '괴물'(2006년·1091만7221명)에 이어 또 한 편의 천만 영화를 남기게 됐다. 주연작만으로 '트리플 천만' 기록을 세운 것은 송강호가 처음이다.
영화의 가장 큰 흥행 비결은 제3자의 시선으로 광주민주화운동을 풀어내 공감대를 넓힌 점이 꼽힌다. 관객들의 몰입도를 최대치로 끌어올리는 과정에선 '시대를 대변하는 배우' 송강호가 있었다.
2위는 현빈 주연의 '공조'다. 올 초 개봉한 이 영화는 박스오피스 역주행을 이뤄내며 780만명을 동원했다. 손익분기점 250만명의 세 배에 가까운 수치다. '공조'는 현빈의 3년 만에 선보이는 스크린 복귀작으로 기대를 모았다. 현빈은 단단한 맨몸 액션으로 관객들을 휘어잡았다.
4위는 '마블리' 마동석의 '범죄도시'다. 영화는 지난 10월 3일 개봉 당시 3위로 출발했으나, 관객들의 '입소문'으로 역주행 흥행을 일궈내며 추석 극장가 최종 승자가 됐다. 청소년 관람불가 핸디캡을 딛고 680만명을 동원했다.
5위는 상반기 최고 기대작으로 꼽힌 '군함도'다. '베테랑'으로 천만 감독 반열에 오른 류승완 감독과 '태양의 후예'로 한류스타가 된 송중기의 만남으로 화제가 된 작품으로 제작비는 무려 220억원이다.
큰 기대를 안고 출발한 '군함도'는 개봉 첫날 97만명을 동원해 역대 최고의 흥행기록을 세우면서 초반 돌풍을 일으켰다. 하지만 스크린 독과점 논란과 역사 왜곡 논란 등 여러 악재가 겹치면서 초반 흥행세는 일주일 천하에 그쳤다. 누적 관객수는 650만명.
여름 시장에선 박서준, 강하늘의 버디물 '청년경찰'이 560만 관객을 모으며 선전했다. 박스오피스 순위는 6위다.
조인성, 정우성 주연의 '더 킹'은 530만명을 모으며 7위를 나타냈고, '공조'로 흥행한 현빈은 범죄 오락물 '꾼'으로 396만명(11위)을 모아 쌍끌이 흥행을 이뤄냈다.
이병헌 김윤석 주연의 사극 '남한산성'은 384만명을 모아 12위, 위안부 피해자들을 담담히 위로한 '아이 캔 스피크'는 320만명을 모아 17위, 한석규 김래원 주연의 범죄물 '프래즌'은 290만명을 모아 19위에 각각올랐다.
마블 히어로·돌아온 킹스맨
올해 가장 많은 관객을 동원한 외화는 마블 히어로 블록버스터 '스파이더맨: 홈 커밍'이다. 720만 관객을 모으며 '택시운전사'와 '공조'에 이어 전체 박스오피스 2위를 차지했다.
7월 개봉한 이 영화는 80%에 육박하는 예매율로 관심을 받았다. 소니 픽쳐스와 마블이 함께 선보이는 첫 스파이더맨 시리즈인 '스파이더맨: 홈 커밍'은 개봉 후 평단과 관객의 고른 호평을 얻었다. 10대 히어로의 활약을 재기발랄하게 담아 스파이더맨의 세대 교체가 성공적으로 이뤄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엠마 왓슨 주연의 '미녀와 야수'는 510만명을 모아 8위에 올랐다. 1991년 첫선을 보인 디즈니 애니메이션 '미녀와 야수'를 원작으로 한 실사
영화는 저주에 걸려 야수가 된 왕자가 벨(엠마 왓슨)을 만나 진정한 사랑에 눈뜨게 되는 이야기를 그렸다. 영화는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흥행했다. 주연 엠마 왓슨은 특유의 사랑스러운 존재감으로 전 세계 팬들을 사로잡았다.
국내에서 유독 인기가 많은 '킹스맨: 골든서클'은 전작(600만)에 못 미치는 성적(490만명·9위)을 거뒀다. 오락물로 손색없었지만 전편보다 못하다는 평가를 얻었다. 국내 개봉 전 주연 배우인 태런 에저튼, 콜린 퍼스, 마크 스트롱이 내한해 화제가 됐다.
마블 히어로물 '토르: 라그나로크'는 480만명을 모아 10위에 올랐다. 세상의 멸망 라그나로크를 막기 위해 마블 최초의 여성 빌런 헬라에 맞선 토르가 헐크와도 피할 수 없는 대결을 펼치게 되는 이야기를 유쾌하게 그려 호평을 얻었다. 마블 팬덤의 힘도 톡톡히 봤다.
톰 크루즈 주연의 '미이라'는 368만 관객을 모아 13위에 올랐고, '분노의 질주: 더 익스트림'은 365만명을 모아 그 뒤를 이었다.
일본 애니메이면 '너의 이름은.'은 363만명을 동원해 15위를 차지했다. 국내 개봉 일본 영화 중 최고 흥행 성적을 거둔 이 영화는 꿈에서 몸이 뒤바뀌는 경험을 하게 된 도시 소년과 시골 소녀가 만들어 가는 기적과 사랑에 관한 판타지물이다.
돌아온 캡틴 잭스패로우의 '캐리비안의 해적: 죽은 자는 말이 없다'는 300만명을 동원해 18위,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덩케르크'는 평단과 관객의 찬사를 얻고 270만명을 모아 20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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