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건비 부담에 아르바이트 줄이고 근무시간 늘리는 점주들
100% 무인점포는 먼 얘기…직원 업무 부담 낮춰 고객 서비스 강화
#서울 영등포구에서 편의점을 운영 중인 점주 A씨는 평일 3명이었던 아르바이트 직원을 2명으로 줄이고 본인이 직접 근무하는 시간을 더 늘렸다. 주말엔 아르바이트 직원 한 명과 교대로 매장을 지킨다. 평소 직원들에게 매장을 맡기고 프리랜서로 디자인 일을 했지만 최근엔 매장 운영에 대부분의 시간을 쏟고 있다.
편의점 업계가 인건비 부담을 낮추기 위해 다양한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올해부터 큰 폭으로 인상된 최저임금에 갈수록 치솟는 임대료 부담으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어서다.
한 달이 지난 아직까지는 눈에 띌 만한 대안이 없는 상황이다. 한 때 무인점포가 대안으로 부상했지만 실제 상용화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올해 최저임금 인상을 앞두고 지난해부터 편의점 업계는 잇따라 대규모 가맹점주 지원방안을 내놨다. 매장 전기료 지원부터 반품 비용을 낮추는 등 가맹점주의 비용 부담을 낮춰 이탈을 막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편의점은 대부분 24시간 중단 없이 운영되는 곳이 많아 아르바이트 직원 고용 비중이 높은 업종이다. 최저임금 인상의 직격탄을 맞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최저임금 인상으로 전국 3만개가 넘는 편의점들이 추가로 부담하는 인건비만 1조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에 따르면 편의점 평균 하루 매출액을 180만원으로 산정했을 때 최저임금 인상으로 영업이익은 기존보다 98만원(233만원→135만원), 영업이익률은 1.8%포인트(4.3%→2.5%)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 현장의 체감도는 더 높다. 서울 영등포구에서 편의점을 운영 중인 점주 A씨는 “아르바이트 직원 인건비 부담을 낮추기 위해 주말엔 직원 1명과 맞교대로 근무를 하고 있다”며 “주말엔 12시간 가까이 일을 하는데 계산해보니 내 인건비는 최저임금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더라. 인건비가 오르는 만큼 매출이 늘지 않아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하지만 인건비 부담 때문에 폐점을 결정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최근엔 젊은 층 비중이 높아지고는 있지만 은퇴 후 편의점을 창업하는 중장년층 비중이 여전히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이 편의점을 그만 두고 다른 일을 시작하는 것도 쉽지 않다는 것이다.
또 요식업 등 진입 문턱이 낮은 업종의 경우 여전히 최저임금의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점도 폐점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아직 한 달째라 좀 더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면서도 “현재로서는 마땅한 대안이 없는 상황이다. 미래를 대비해 무인점포 개발에 나서고는 있지만 상용화까지는 아직 먼 얘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