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모차르트!'서 요제파 역 연기
"음악의 힘 어마어마한 작품" 자부심
무용수가 꿈이었던 전선진의 운명을 바꾼 건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였다. "가슴을 망치로 때리는 두근거림과 설렘을 느꼈다"는 전선진은 그렇게 뮤지컬배우의 길을 선택했고 10년이 훌쩍 지난 지금까지도 여전히 공연장을 누비고 있다.
전선진은 오는 16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개막하는 뮤지컬 '모차르트!'를 통해 관객들을 찾아간다. 여주인공 콘스탄체의 언니 요제파를 연기하게 된 전선진은 "'모차르트!'는 음악의 힘이 어마어마한 작품"이라며 "벌써 관객들 반응이 어떨지 엄청 설렌다"며 기대감을 전했다.
"앙상블은 그림자나 뒷배경이 아니다. 엄청난 실력을 갖추고 있다"고 당당히 말하는 '믿고 보는 배우' 전선진이 연기하는 요제파 역을 주목해본다면 '모차르트!'의 색다른 묘미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데뷔한 지 10년이 훌쩍 넘었다고 들었습니다. 지난 시간들을 돌아볼 때 특별히 기억에 남는 건 무엇인가요?
열심히 하다 보니 벌써 10년이나 되었네요. 아직도 부족하지만 뒤돌아보니 많은 성장을 했네요. 앞으로 나아갈 길이 멀지만 이만큼 버티고 지켜온 자신을 칭찬해주고 싶어요. 데뷔작은 국립극장에서 공연한 '신행진 와이키키'예요. 오디션 합격하고 집에서 케이크에 초 올려서 축하파티 했던 게 생각나네요.
'엘리자벳'은 공연이 가장 재밌기도 하고 고민도 많았던 작품이라 특별히 기억에 남아요. 그때 정신병원에 갇혀 있는 빈디쉬 부인 역을 맡았는데 미친 여인 연기를 하며 노래를 해야 했죠. 엘리자벳 역을 했던 옥주현 언니에게 지지 않으려고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썼는지, 물론 역할 속에서요. 매 공연 힘들었지만 한 단계 성장할 수 있었던 작품이었습니다.
- 뮤지컬배우를 꿈꾸게 된 계기를 들려주세요.
제가 어려서부터 얼굴이 하얘질 때까지 춤만 추고 감정 실린 슬픈 노래만 엄청 불렀어요. 초등학교 고학년일 때 엄마가 뮤지컬을 해보는 건 어떠냐고 하셨는데 그땐 뮤지컬이 뭔지도 몰랐어요. 전 무용수가 꿈이었고 현대무용을 전공했거든요. 그런데 대학 때 우연히 '지저스크라이스트수퍼스타' 내한공연을 보고 가슴을 망치로 때리는 두근거림과 설렘을 느꼈죠. 그 기억을 잊을 수 없었고 뮤지컬배우를 꿈꾸게 되었습니다.
- 혹시 슬럼프나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있었나요? 있었다면 어떻게 극복했나요.
물론 있었죠. 작품 사이 1~2개월 쉴 때나 오디션에 연달아 떨어졌을 때 자존감도 바닥을 치고 너무 힘들었어요. 제가 그 어디에도 필요 없고 쓸모없는 배우처럼 느껴졌거든요. 슬럼프가 왔을 땐 한걸음 물러서서 자만했던 저를 다시 돌아봤어요. 마음의 여유를 찾고 제가 부족했던 부분과 나의 무기는 무엇이었는지 또 나만의 캐릭터를 만들려고 노력했습니다.
- '모차르트!'와 맡은 역할에 대해서도 궁금합니다.
뮤지컬 '모차르트!'는 음악의 힘이 어마어마한 작품입니다. 거기에 안무 감독님이 머리가 터질 정도로 고민해 만든 안무와 연기까지 더해졌으니 더 기대돼요. 관객들 반응이 어떨지 엄청 설렙니다. 이번 공연에서 저는 여주인공 콘스탄체 베버의 가족, 둘째딸 요제파 역을 맡았습니다.
- 막바지 연습에 한창일 것 같은데요. 어떤 부분을 염두에 두고 연습에 임하고 있나요.
합창이 많은데 반복되는 가사들이 많아서 암기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고, 요즘은 아무래도 개인위생에 엄청 신경 쓰고 있습니다.
- '모차르트!' 하면 유독 화려한 캐스팅이 눈길을 끕니다. 주연 배우들과의 호흡은 어떤지요. 그리고 이 작품에 함께 하는 배우들 중 가장 인상 깊거나 배울 점이 많다고 느끼는 배우가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체칠리아 베버 역의 김영주 선배님, 주아 선배님이요. 이 두 분은 식상하지 않은 새로운 것들을 찾으려 고민하고 그것들을 표현하는데 거리낌이 없어요. 언제나 당차고 멋지죠. 후배들을 아끼고 사랑하는 모습을 보며 배울 점이 참 많은 좋은 선배님들이라 생각했습니다.
- 앙상블 배우가 뮤지컬에서 어떤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극의 분위기나 색깔, 주연배우의 감정을 노래, 연기, 춤으로 표현하며 작품의 이해도를 높여주거나 작품의 퀄리티를 좌지우지하는 중요한 역할이죠
- 앙상블은 원캐스트로 진행되기 때문에 체력적으로 힘든 부분이 많을 것 같습니다. 실제로 앙상블 배우로서 느끼는 고충이 있나요?
퀵체인지를 하며 쉴새 없이 많은 장면에 출연하는 작품들은 정말 탈진할 정도로 힘이 듭니다. 기초체력을 올리기 위해 개인적인 체력관리와 운동, 식단까지 신경을 써야 하는데 이것 또한 쉽지 않은 일입니다.
- 앙상블 배우에 대한 편견이 있다고 보시나요? 인식의 변화와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 있다면요?
앙상블 배우들은 그림자나 뒷배경이 아닙니다. 다들 엄청난 실력이 있고 무대 위에서 같이 호흡하고 연기하는 배우입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로 공연계도 큰 타격을 받았습니다. 배우로서 느끼는 감정도 남다를 것 같습니다.
당연하다고 생각하던 것들이 결코 당연한 게 아니라는 걸 느끼게 되었습니다. 무대 위에 설 수 있음에 감사하며 우리가 사랑하는 이 일을 얼마나 좋은 환경에서 연습하고 공연했었는지를 알 수 있었습니다.
- 향후 결정된 작품이나 계획하고 있는 것들이 있나요.
하반기엔 '몬테크리스토'가 예정돼 있는데, 코로나19를 이겨내고 무사히 안전하게 공연했으면 좋겠습니다.
- 10년 후 자신의 모습을 그려본다면? 혹은 목표가 있다면 듣고 싶습니다.
10년 후에도 제가 배우를 하고 있다면 너무나 감사하겠죠. 10년 후, 20년 후에도 가능하다면 계속 무대에서 동료들과 호흡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