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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도시 봉쇄’ 수준의 3단계 격상 논의, 방송·공연·영화계도 비상


입력 2020.12.15 04:21 수정 2020.12.15 04:23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뉴시스

문화예술계에 또 한 번 긴장감이 돌고 있다. 현재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되고 있는 와중에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유행이 이어지면서 3단계 격상이 논의되면서 그간 우려하던 ‘올스탑’ 사태가 벌어질 위기에 처했다.


코로나19 ‘3차 대유행’의 기세가 갈수록 거세지면서 정부가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이 불가피할 수도 있다고 보고 전문가 의견 수렴 등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이번 유행은 규모나 범위 면에서 이미 8∼9월 수도권 중심의 ‘2차 유행’은 물론이고 지난 2∼3월 대구·경북 위주의 ‘1차 대유행’을 넘어선 뒤 연일 새로운 기록을 써가고 있다.


지난 13일에는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는 1000명을 돌파했고, 14일 전날보다 312명 줄어든 718명이었지만 주말에 검사건수가 1만 건 이상 감소한 것을 감안하면 확산세는 여전한 것으로 방역 당국은 분석하고 있다. 3단계 격상 기준을 충족하진 못했지만 전문가들은 선제적 단계 격상이 필요하다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현재 공연예술계의 경우 2.5단계 거리두기가 끝나는 이달 28일과 29일을 기점으로 공연 재개를 준비하고 있다. 일부는 그보다 먼저 방역 지침에 따라 두 칸 띄어앉기를 시행하면서도 공연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3단계로 격상하게 되면 공연장 자체가 문을 닫아야 하는 처지라 사실상 모든 공연은 의지와 무관하게 전부 쉬어갈 수밖에 없다.


2.5단계가 시행된 지난 8일 다수의 뮤지컬, 연극은 ‘잠시 멈춤’에 동참했다. ‘작은 아씨들’ ‘고스트’ ‘노트르담 드 파리’ ‘그날들’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세자전’ ‘아마데우스’ ‘스모크’ ‘비프’ ‘젠틀맨스 가이드’ 등 크고 작은 규모의 뮤지컬과 연극이 일제히 공연을 잠정 중단했다. 또 ‘베르다르다 알바’ ‘맨 오브 라만차’ 등 개막을 앞둔 뮤지컬도 티켓 오픈을 보류하고, 개막을 연기하는 등의 결정을 내렸다.


공연 중에서도 대중음악 콘서트의 경우는 이미 연말 공연이 모두 취소됐다. 연말엔 가수들의 투어 콘서트가 각 지역에서 이어지기 마련이지만 올해는 콘서트 없는 연말을 맞게 됐다. 나훈아와 백지영, 미스터트롯, 이승철, 노을 등은 전국 투어 콘서트를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모두 취소했고 자우림과 양준일·김원준, 윤하, 딕펑스, 짙은, 노리플라이, 김나영, 솔지, 거미, 박혜원 등도 콘서트를 취소했다.


공연 관계자들은 “이미 1.5단계와 2단계 시행부터 콘서트는 사실상 개최가 불가능하다는 걸 직감하고 있었지만 막상 현실이 되니 답답한 마음뿐이다. 더구나 보통 1월과 2월로 연기 날짜를 보고 있는 공연들이 대부분인데, 3단계로 격상되면 추후 연기 일정을 잡는 것에도 연쇄적으로 영향이 미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당연히 정부의 발표에 따라 방역지침을 지키겠지만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현실에 무력감을 느낀다. 올해 초부터 이어진 최악의 상황 속에서도 끝까지 버티겠다고 말하던 관계자들이 하나, 둘 무너지는 걸 옆에서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상실감이 크다”고 푸념했다.


영화계도 최악의 보릿고개를 지나는 중이다. 2020년 11월까지의 극장 매출액은 전년도 동월 기간 매출액인 1조 7273억 원 대비 71.2%(↓1조 2294억 원) 감소한 4980억 원이었다. 여기에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되면서 12월 전망도 밝지 않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전년 동월 대비 가장 큰 감소율인 4월의 93.4%를 2019년 12월 극장 매출액에 적용한 2020년 12월 매출액 추정치는 123억 원이다. 이 값을 더한 2020년 극장 총매출액은 전년 대비 73.3%(↓1조 4037억 원) 감소한 5103억 원 정도일 것으로 추정된다. 거리두기 3단계로 격상될 경우 영화관도 운영금지 대상 시설로 지정돼 있기 때문에 그나마도 매출을 올릴 수 없는 상황이다.


방송계도 정부의 발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예능프로그램 녹화, 드라마 촬영 등에 출연진과 촬영 스태프, 외부 인력 등 기본적으로 필요한 인력들이 있는데, 3단계로 격상할 경우 10인 이상의 모임이 금지되기 때문에 사실상 촬영 자체가 불가능하다. 각 방송국은 현재 3단계 격상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긴급 대응책 논의에 돌입했다.


KBS는 “뉴스특보와 특집 프로그램, 스폿과 캠페인 등을 보다 적극적으로 편성할 예정”이라며 “사회적 거리두기가 3단계에 돌입하면 10인 이상의 집합이 금지돼 프로그램 제작에도 막대한 차질이 불가피한 만큼 각 프로그램별로 정상방송 가능 여부 등을 검토한 뒤 필요할 경우 대체 편성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상파 방송은 물론 케이블, 종합편성 채널 등도 정부의 발표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스페셜 방송, 대체 방송 등의 대안을 마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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